성웅 이순신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갔었습니다.
작품도 좋았고 무대도 좋았는데
한가지 아쉬운점은 음향이 계속 지지직 거리는 바람에 집중도가 떨어지는걸 느꼈습니다.
(제가 혼자 예민한걸지도...?)


2부는 더할나위없이 멋진 무대였구요.

전체적으로 만족한 공연이었습니다.

스토리 전개나 갈라쇼가 좀 지루하네요.

1부의 광주시립무용단의 ''성웅 이순신''은 정말 화가나는 무대였습니다.
음악과 맞지도 않고 무슨 동네 잔치보러간 것도 아닌데...
2부의 다른 무대들로 마음의 평안을 찾고 끝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작년 제1회 대한민국발레축제를 통해 광주시립무용단의 <명성황후>를 보고 나서 너무나 실망한 나머지
다시는 광주시립무용단의 공연에 갈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올해에는 스타갈라와 묶여 있는 바람에 다시 예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어느 부분도 만족스럽지 못한 공연이었습니다.
완성도 낮은 구성이나 안무 때문에 헛웃음이 나온 것도 한 두 부분이 아니었고요.
중심이나 연결성이 없는 줄거리에, 고등학교 무용시간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안무...
특히 창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안무에는 정말 화가 납니다.
여성 군무는 줄 맞추기와 줄 바꾸기만 반복하고 남성군무는 거의 양손으로 창 바꿔쥐기만 계속하는데,
웅장함도 우아함도 전혀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전투라는 소재가 같다고 해서 <왕자호동>이나 <스파르타쿠스>와 같은 작품을 기대하는 것이
잘못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주인공 이순신 장군은 제대로 된 턴이나 독무 한 번 없이 내내 무대를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니기만 했는데,
이게 과연 한 작품의 주역에게 주어지는 안무가 맞는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군무와 독무를 모두 포함해 역동성이나 난이도 있는 안무가 전무했는데
공연이 끝났을 때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춤춘 무용수가 한 명이라도 있기는 한지 궁금합니다.

음악도 오히려 중국민속음악과 국민체조음악을 반반씩 섞어 놓은 듯한 느낌에,
안무가 한참 남아있는데도 음악 길이가 맞지 않아 음악이 먼저 끊기는 일도 여러번 있었고,
짧은 공연인데도 억지로 겨우겨우 늘여 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관객들도 체조 같은 유치한 안무에 여기저기에서 계속 크득크득하는데다
공연이 끝났을 때에도 별도의 커튼콜 없이 무용수 인사 한 번만으로 박수가 끝나버리더군요.
그래도 공연이 끝났으니 마지못해 박수를 쳐주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사실 스타갈라를 위해 티켓가격을 지불한다고 생각하고 예매한 것이라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음에도
광주시립무용단의 공연이 끝났을 때엔 이미 화만 잔뜩 나있는 상태라
스타갈라로도 도저히 풀어지지가 않더군요.
스타갈라도 정말 좋아했던 <오네긴>이 공연 직전 변경되는 바람에 많이 아쉬웠지만,
리드미컬하고 깔끔했던 서울발레시어터의 <흑과 백>,
그리고 4월에 보면서 강렬한 인상이 남았던 국립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로 그래도 위안을 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