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  클래식
 
고전적인 2분법. 격렬하고 저돌적인 첫 번째 주제에 이어 얌전하고 내성적인 두 번째 주제가 나타난다. 그 둘이 서로 순환하는 과정을 통해 각 주제의 내적 지향의 감추어진 면들을 드러내고 각 지향의 극점이 형성되는 과정이 간명하게 전개된다.

 
이해식 -  술대굿
 
술대굿은 1984년에 이해식이 작곡한 거문고 독주곡으로, 이전까지의 전통적인 거문고 연주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연주방식을 제시하였던 획기적인 작품이다. 전체 3악장으로 되어있는데, 괘상청과 괘하청, 무현의 조율을 각기 달리 하여 거문고의 6줄을 모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음계에 있어서도 전통적인 음계를 벗어나면서 반음을 효과적을 사용하였다. 특히 3악장에서는 기존에 전혀 선보이지 않았던 술대의 주법이 사용되는데 작곡자는 이를 ＇놀이＇라 표현하며 ＇놀이＇는 곧 ＇굿＇과 서로 관계있는 것이라 하여 제목을 ＇술대굿＇이라 붙였다.

김대성 - 도솔천
 
불교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세계인 ＇도솔천＇을 거문고와 장구를 통하여 표현하고자 했다. 거문고의 일반적인 연주법을 바탕으로 하는 반면 선법과 장단 면에서 답습적인 작곡 기법을 피했다. 선법은 영산회상의 선법을 바탕으로 음의 영역을 확대하였고, 장단은 5박, 4박을 중심으로 기존의 장단에 얽매이지 않고 아프리카의 아카 피그미족의 리듬인 ＇양기사＇ 등을 사용하며 자유롭게 이끌어나간다.

 
 
I N T E R M I S S I O N

 
 
김병호류 산조병주 - 진양-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
 
김병호류 산조는 가야금 산조 중에서 대표적인 판소리 더늠의 산조로 완전 4도까지의 깊은 농현과 다양한 리듬 등 다이나믹한 표현으로 남성적인 느낌을 준다. 특히 김병호류 산조의 시김새는 매우 다양한데, 깊고 섬세한 농현이 애도를 띠면서도 한편으로는 호쾌한 맛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연주에서는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를 가야금과 거문고의 병주 형식으로 구성하여 김병호류 특유의 호쾌함과 유창함을 가야금과 거문고의 조화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

 
진도 씻김굿 -  길닦음
 
＇씻김＇은 전라도 지방의 굿 용어로 망자의 부정을 깨끗이 씻어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천도의식을 일컫는다. 진도 씻김굿 중에서 ＇길닦음＇은 망자의 넋이 극락으로 가는 길을 닦아주어 편히 저승으로 갈 수 있도록 염원함과 동시에 보낸 입장도 모두 안도를 하며 위안을 받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