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환 연출의 뚝심과 섬세한 배우들의 힘.
무엇보다 고전의 힘!!!

마지막날 3시 공연을 보았다.

무대와 의상 모두 굉장히 잘 갖추어져 있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원작을 미리 읽어가서 느낌이 더 색달랐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동선이나 배우들이 동작이 어색한 경우도 종종 있었고,

대사가 길게 이어질 때는 유독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극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중간 중간 연출도 뚝뚝 끊긴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전반적으로 크게 나무랄데가 없는 공연이었지만,

그렇다고 연극에 푹 빠져 엉덩이 아픈지 모르겠을 정도는 아니었다.

아쉬움이 남는 연극이었다.

'산 것 같지도 않은데 인생이 훌쩍 지나가버렸네 등신 머저리 '


때로는 포기해야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손에서 놓기 쉽지 않은 것들이 있다
최적기에 손에서 사뿐히 놓을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적어도 더 늦기 전인 지금엔 포기해야하는데 , 놓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았다
한들 부질없어지는 지는 것을 알면서도, 눈앞에 붕괴되는 미래가 보이는데도,
갖가지 것들이 뒤엉킨 미련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것같다.

마치 뇌가 밥통이 되어버린 것 마냥 .

라네프스카야 부인이 그러했다.
어릴적 자신의 둥지 자신의 아들이 빠져 죽은 강이 있는 곳 벚꽃동산
벌목하지않겠다는 고집으로 동산을 보호하면 마치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고
믿고있는 것 처럼 보였다
약에 취한 것 마냥 빈번한 감정기복 틈새에서 가끔 무얼 해야하는 지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는 그녀를 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예전 드라마 사랑과야망에서 미자를 연기했던 한고은이 떠올랐다.
그 처량하고 끔찍했던 엔딩 .




관람 4년차 , 처음 겪어보는 불쾌한 말투의 기획사직원 더딘티켓팅 돼지우리같은 로비
수많은 학교의 수많은 무매너 연극영화과 학생들
그 유명한 자기배우가 주연이아니라며 소란스럽게 떠들던여인네들
그보다 더 끔찍할 수 없었던 공연전 소란스러움이 막이 오르고까지 이어질 것 같았는데
4막 동안 '메세지왔습니다' 두어번 액정불빛 두어번 벨소리 서너번
과자봉지부시럭대는소리까지 .
신뢰를 쌓아가고 있던 극단 수 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고, 그곳은 머리비고 허세에
가득한 인간우리였다


아무튼 나는 산 것 같지도 않았는데 지나가버린 내 시간들이 아까와서 커튼콜 내내 울었다

연기도 나무랄 데 없고 처음들어본 공연장치고는 무대도 공연장도 멋졌고
처음만나는 체홉치곤 두루 멋졌다 .
씹어먹다버린쓰레기같은 관객매너와 중재가 아닌 동조하여 같이 놀고있는
그 다를바없는 직원들을 제외하자면.

구태환연출의 어떤 인터뷰에서 보니 고전을 그대로 살리고자하는 목적으로
대사 한 줄 도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하며 연출했다던데
도서관에서 원작을 빌려봐야할 것 같다.
흐름이나 이해에 방해받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 고전인 탓에 빠르게 곱씹기에는
어려운 대사가 꽤 있었다

너무 좋은 연극

제일 마지막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고 감동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