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45분정도 되는 시간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했을까? 주인공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려하지만 정말로 딱 다양하기만 하다. 그 다양하기만한 이야기들은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나 색과는 다소 다른 무거운 이야기들이며 그 무거운 이야기를 너무 가볍게 다루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배우들의 연기에서 심하게 걸리는 부분도 없었고, 연출은 약간 올드한 느낌과 예산을 많이 아낀 느낌이 있지만 연출자체는 오히려 여타 다른 연극에 비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더 좋았다. 그러나 스토리가 주는 지루함이 이 모든 장점들과 대립한다, 내용에 대해 자세히는 쓸 수 없으나, 시작부터 각 인물에게 다양한 사정과 어두운 상처가 있다고 말하지만 너무 평면적이고 도구처럼 등장해서 “굳이?”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그래도 관객들에게 “이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오세요!” 라고 말해주는게 느껴지는 인물이 있어 애써 몰입하고 따라가지만 어느새 그 인물은 한동안 이야기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여기저기 둥둥 떠다니기 시작한다.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지루함을 벗어나려는 노력인지 모르겠으나 개연성 없이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상황들과 급발진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그 지루함과 앉아 있기 힘든 마음에 박차를 가한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덜어내야 할지도 모르게 담아버렸다. 여주인공들의 연기와 연출이 아니었으면 눈도 감아버렸을거다.

배우들 연기 좋고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