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슈피협 흐루샤가 지휘하는 밤베르크심포니와 김선욱 피아니스트가 이루어낸 섬세하고 따뜻한 조화는 사랑, 신뢰, 수용 그 자체였다. 피아노와 오보, 클라, 바순 등의 관악기와 현악기들이 서로를 껴안고 서로에게 스며들며 나의 폭풍과도 같은 사랑의 감정이 행여 너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상하게 할까 절제하면서, 그러나 끊임없는 변주로 끈질기게 사랑을 고백하는데 그 절제된 절절함과 등짝부터 파고드는 아련함은 앞날이 아무리 험난하다 하여도 도저히 거부할 수 없을 것 같이 운명처럼 다가온 나의 사랑처럼 느껴졌다. (클라라 빙의;;) 숨이 멎을 것 같이 넘실넘실 밀려오던 사랑의 고백, 슈피협이 끝나고 앵콜곡으로 김선욱 피아니스트가 들려준 슈만 숲의 정경과 브람스 인터메조에서는 슈피협을 들으며 자제했던 감정선이 확 터져나왔다. 김선욱 피아니스트의 순수하게 아름다왔던 피아노... 너무나도 큰 사랑이 휩쓸고 간 자리를 다독이고 어루만져주는 느낌. 으아, 김선욱 피아니스트 최고! 2부 드교8번 평생 잊지 못할 보헤미안 봄밤을 만들어준 야쿱 흐루샤 지휘자님, 밤베르크심포니의 드보르작 8번 교향곡. 한마디로 봄밤에 터져나온 봄꽃들의 향연같았다. 겨울 내내 쌓이고 무거워졌던 모든 생각과 감정들이 다 풀어지는듯, 내 가슴도 뻥! 뚫렸다. 그리움, 따스함, 자유, 유머, 아름다움, 사랑, 섬세함, 호연지기, 익숙함, 새로움, 만남, 이별...8번에 그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조금 힘든 일을 만나도 맺히거나 연연해하지 말고 빙그르르 춤추듯 살아갈 용기를 주는 것 같았던 드교 8번 최고! 드보르작 사랑해요! 흐루샤 지휘자님, 밤베르크 심포니 사랑해요!!를 몇번이고 외쳤다.(속으로) 2023년 3월 밤베르크 심포니가 선물해준 보헤미안 봄밤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