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베스" (원작:셰익스피어 <맥베스> 연출,재구성:김선영 무대디자인:한기은 조명디자인:홍해현 출연:김도형, 채우일, 홍유리 주최:김선영 극장:나온씨어터 별점:★★★☆☆) 극장에 입장하면 ''포춘쿠키'' 를 나눠 준다. 왜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적힌 문구대로 나에게도 ''보상'' 이 오는 날이 있겠지... ''타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맥베스'' 라는 관점을 중심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의도가 충분히 전달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좋아하는 마녀 장면을 홍유리 배우님 혼자 소화 하신다. 홍유리 배우님의 연기와 움직임이 좋았다.

끝없는 인간의 욕망과 자멸의 과정을 담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마지막 작품인 맥베스를 각색하여 '당신의 삶의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삶의 주체성에 대한 고찰을 시사하는 연극 'Make-베스' 그 방대한 대 서사를 단 세명의 배우로 어찌 풀어낼까 너무 궁금했는데.. 한명의 배우와 두명의 연사가 그림자와 각종 소품들을 이용해 낭독극 형식으로 풀어내더라. 원작 맥베스를 읽지 않은 사람들이 봐도 내용이 파악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 피식~ 웃음이 절로 난다. 경이로울 만큼 참신하고 똑똑한 연출로 무장한 연극 'Make-베스' 참으로 다재다능하고 능청스런 세 배우의 연기에 감탄과 박수를 보낸다. ㅋㅋ

너무 재밌어요. 성대 갈아끼우는 배우분도 재밌고, 비닐봉지, 가면, 수염 등의 묘한 매력. 셰익스피어 맥베스를 초소형 극장에서 3명의 배우로? 쌉가능(ft. 재미)

젊은 창작자들이 모여 3인극으로 새롭게 시도해보고자 하는 열정을 보았어요. 마녀의 예언에 의해, 부인에 의해 몰리듯 수동적으로 만들어지는 맥베스의 삶이 그 종말로 치닫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MAKE-베스''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그리고 포춘쿠키가 연극이 끝난 뒤에 한 번 더 환기시켜주듯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으로 한때 국내에서도 저마다 공연 붐을 일으켰던 맥베스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맥베스가 권력욕에 빠져 점점 비극의 구렁텅이에 잠기는 이유를, 주체성의 부재라고 봤다. 게다가 ''말컴의 군대가 나뭇가지를 들어 위장을 하니 숲이 쳐들어온다'', 고 할 정도로 웅장한 장면이 있는 희곡을 단 세 명, 두 명이 코러스요, 한 명이 맥베스라, 맥베스를 둘러싼 모든 게 다 허상이요, 거짓이며, 그의 마음을 홀리는 번뇌라는 것이다.

찢어지고 낡아 흐늘거리는 깃발에 비치는 그림자 손놀이로 표현한 마녀는 물론, 춤으로 애무로 맥베스를 꼬드기는 아내 역시 다르지 않다. 알고 보면 실체가 없거나 허무하거나 본질이 없는 허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맥베스를 안심시켰던 예언 가운데 ''버남의 숲이 궁전 앞으로 오기 전까지는 결코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여인이 낳은 어떤 인간도 그대를 해칠 힘이 없으니 두려움 없이 용감히 싸우라''는 대목을 보면, 앞서 간단한 나뭇가지 위장술이나 아버지의 복수를 하러 온 맥더프가 "난 어머니가 낳기 전에 배를 찢고 나왔다"는 제왕절개술에 깨져 버릴 정도면 예언이 아니라 말장난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정신질환 말기에 다다른 맥베스가 충언은 흘려 듣고, 정신을 홀리는 간언, 혹은 주술에 빠진 결과라고 봐야 할 것이다. 아무려나 정신병동에 갇힌 듯 소극장 무대 위를 서성이는 맥베스는 외롭다. 마지막 그의 죽음까지 비극이라기 보다 슬랩스틱 코미디로 마감한다. 이 연극은 재구성과 연출을 맞은 김선영이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사업'' 선정작이다. 소품, 음향, 그림자연기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코러스가 좀 더 다양한 재주랄지, 맥베스를 홀렸으면 하나는 바람이 있지만 첫 작품에 각오를 다지며 시작하는 이상, 앞으로도 포춘쿠키에 적은 포부처럼 중심을 곧추세워 갈런지, 두고봐야 할 일이다. 첫 시작을 축하하고,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