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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노배우의 열연만으로도 무척이나 감동이나 공연이었습니다.
너무 무겁지 않지만 깊이를 간직한 작품 자체도 좋았구요.
변해가는 주변것들이 아쉽게 느껴지는 마음입니다.

5월 어느날 오영수 박혜진님 페어를 보았습니다.
감동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삶의 본질을 고민하게 하는 연극이었습니다.
작가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너무 젊어서 깜짝 놀랐고 한편의 짧은 연극에
두노인의 인생을 담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감동을 슬픔을 강요하지도 않는데 그게 더 슬펐습니다.

할머니의 정체를 안 후부터 할아버지가 가련해져서 대사 하나하나가 가슴아팠습니다.

할머니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우셨습니다.
정도 많고 축 처져 있는 남편에게 애교도 부리고 때로는 부끄러워도 하십니다.
그런 아내가 그런 할머니가 실제 있을까 싶을만큼 완벽하지만
사실 그 이유가 다 있었다는 걸 나중에 알고 나니 그 연기가 정말 대박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다정하고 곱디 고운 할머니가 황씨가 떠난 다음 집나간 아들 생각으로 슬퍼질 때
그 밝았던 모습때문에 더 슬펐습니다.

할머니랑 창호지 붙일 때는 너무 보기 좋아 흐뭇했고
할머니는 먼저 창호지 붙이자고 해놓구는 할아버지가 혼자 다하시고
할머니는 조곤조곤 이야기만 하시는데 참 정겹고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마지막 독백... 어디있어? 가버린게야? 만두 먹어봐~ 하실때는 통곡을 했네요

6월초 막공이 다가오자 장민호선생님 공연으로 또 보고 싶어 달려갔습니다.
장민호 선생님 연세가 있으시니 나중에 후회하게 될것 같아서...
역시 장민호 대배우님의 연기는 힘이 없으셔도 힘이 있으셨고
연기를 안하셔도 다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걸어나오시는 순간부터 눈을 뗄수 없을만큼 흡입력을 가지셨습니다.
게다가 큰소리를 내실때는 또 연세를 믿을수 없을만큼 힘이 있으셨습니다.

오영수 박혜진 페어도 잘 맞았지만 장민호 박혜진페어도 환상의 호흡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다르시니 할머니도 약간은 다르게 호흡을 맞추신건지
두 커플이 다 찰떡궁합이었습니다.

마지막에 빨강스웨터를 입고 떠나시던 그 뒷모습은 저를 며칠간 잠 못이루게 한 장면입니다.
아버지의 굽은 등만 보아도 눈물이 나는데
한쪽 팔 없는 스웨터... 즉 완성되지 않은 인생, 완벽하지 않은 인생으로 떠나는 뒷모습을 보고
그저 하염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누구나 저럴것이야...우리 부모님도, 나도.... 하면서.

제가 본 세분의 명배우들이 오래오래 무대에 서주셨으면 하고 기원합니다.
나와서 한참을 그 붉디붉은 극장을 보면서 붉은 스웨터랑 겹치면서
또 한번 울컥하고... 하여간 그 슬픔은 아주 깊고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나를 정화시켜주는 예술의 본질 말입니다.

국립극단, 연출님, 작가님, 배우님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덕분에 행복했던 봄이었습니다.

두번째 관람이었는데요 정말 선생님들의 연기는 과하지않게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켜주시는 듯 했습니다.
그리 슬프고 노골적 신파가 아닌데도 그리 눈물이 나고 따뜻해져오고 감동이 커서요..

정말 이런 기회 만들어주셔 너무 감사합니다.

너무 너무 감동적이였습니다.
보는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이런 감동을 선물해주신 장민호, 박혜진 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셔서 앞으로도 무대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