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였어요
피터 비스펠베이는 천재였다고 한다
근데 1번 소나타 할 때 잤어요 죄송 ㅠㅜ
고작 베토벤의 유명한 교향곡 익숙한 구절 정도만 아는 나는 프로그램 북을 보고서야, 첼로소나타가 다섯곡 밖에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베토벤이 작곡한 첼로 소나타 전 곡을 듣는 자리였던 것이다. 그냥 합창 때문에 베토벤이 좋았고, 첼로 소리를 조아해서 선택했던 이 공연은 오성을 일깨워 주어 한 주를 정리하고, 위안을 주었다. 마차를 타고 영국 어딘가의 푸르른 풍경을 내다보는 느낌도 들고, 어두컴컴하고 썰렁한 방에서 이글이글 공기를 데우는 난로와 커피향기가 상상되기도 하고,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울다 웃다하는 장면도 떠오르고, 그런 이미지의 느낌들을 받았다. 여러모로 완벽했던 연주는 아마도 연주가가 베토벤을 우상으로 생각하고, 진지하게, 천천히, 수차례 고쳐생각하는 과정을 겪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피터 비스펠베이가 연주하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는 참 듣기 좋았다. 음악을 듣기 전에는 피터 비스펠베이의 이름만을 기억하며 연주회에 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등장할 때 두 사람이 나와 피아노와 첼로를 연주했다. 음악을 들으면서는 피터 비스펠베이도 좋았지만 그보다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비터맨에서 더 눈길이 갔다. 피아노 건반 위를 나르는 듯한 손길, 몸짓, 그의 표정이 좋은 음악에 흥을 돋워주었다. 금요일 저녁, 그들과 함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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