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디토 페스티벌을 가보고싶어서 요번에 가봤는데

처음 음악 듣고 깜짝 놀랐어요
클래식 하면 흔히 떠오르는 감미로운 곡들이 아니라
슈베르트가 말년에 작곡한 음울하고 기괴한 노래들이 익숙하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슈베르트에 대한 배경 지식을 공부해가서 그런지
저 당시에 슈베르트는 굉장히 힘들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들었어요

그 다음에 나온 곡은 어두웠지만 부드러운 노래였어요

장소도 소규모라 이층인데도 잘보이고 좋았어요
다음에도 또 갈게요! ㅎㅎ

존존의 첼로 곡은 오늘 공연장에서 처음 들어봤는데, 두 첼리스트의 협연은 꽤나 볼만했다.
조지크럼, 죽음의천사들은 예습?하면서 읽어봤던... 베트남 전쟁을 모티브로 한 곡이다. 정말 제대로... 이 곡은 듣는 내내 무섭다..라고만 하기엔 어려운 공포와 고독 등이 복잡 미묘하게 느껴진다. 현대 음악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현악기의 날카로운 소리와 징?의 옆 면을 활로 쓸어내 만드는 기괴하고 날카로운 소리 등은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어느 풀숲을 극도의 긴장감을 안고 헤쳐나가는 기분이다. 알포인트 찍는 느낌.....? 징의 소리, 찰찰찰 소리를 내는 퍼커션 등은 그 공포심을 더한다..아무도 없는 허허벌판인듯하지만 저 멀리 혹은 바로 옆에서 미지의 존재가 나를 압박해 오는 듯한 소리들. 그리고 중후반 쯤. 유리잔들을 활로 켜내는데. 멍......해지는 순간. 그리고 일렉트로닉스가 뭘까.했는데 ㅋㅋㅋ
바이올린을 쇠로된 골무를 끼고 피치카토도 아닌 신기한 주법으로 연주하는가 하면 트라이앵글 체?로 왼손을 대신해서 몽롱하면서 묘한 분위기를 내는것으로도 모자라서 연주자들은 뭐라고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검은천사들이다!!! 이건가봉가. 그리고 군인들이 작전을 짜듯 하나둘셋넷다섯여섯일곱..점점 작아지는 숫자 세는 소리. 물론 독일어랑 일본어 때문에 알아들음...다른 여러나라말로도 한다.
현대음악의 그 불편한 소리들과 베트남 전쟁의 죽음과 공포는 너무나 잘 어울려서 한 편의 영화를 본 기분이다. ㅠㅠ
시작은 심하게 크고 날카로운 소리로 시작했고 공포가 가득한 음악이지만 후반부 쯤 좀 부드라운...처연한 느낌도 들고 흥미로운 곡이다. 여러 악기?를 이용해서 보는 재미도.
인터미션 후엔 슈베르트의 죽음과 천사들.
그렇게 두 곡을 연달아 들어보니 꽤나 비슷한 느낌을 가진것 같다. 진짜 두 곡을 같이 하다니... 선곡 정말 잘한듯.
진짜 슈베르트는 다른 작곡가들보다 2악장 예술인듯... ㅠㅠㅠㅠㅠㅠㅠ하아 그나마 2악장은 좀 음색이 어울린듯하다.
제이캠밸의 힘있고 아름다운 첼로 소리도 너무 좋았..ㅠㅠ 아무래도 곡 자체가 첼로를 아름답게 담아놓긴했지만... 첼로의 깊은 울림이 정말 듣기 좋은 곡이다.

좀 난해했어요. 아직은 현대음악이 익숙치가 않네요.
2부는 좋았습니다.

현대음악을 프로그램에 넣는 도전정신이 일단 재밋었고
뉴페이스들도 좋았어요 ~
앵콜안해주신건 조금 아쉽지만 ^^
여전히 열정적으로 재밋는 연주였습니다 ~

정통 클래식도 보여 줬지만, 젊은 예술가들의 현존하는 작곡가들의 새로운 곡 연주와 해석도 흥미로웠습니다...
디토 페스티벌은 모두 다 ...넘 좋아요.... 이 패스티벌이 6월 말고, 가을, 겨울 시즌에 한 번 더 했으면 좋겠어요... 일년에 한 번은 넘 갈증이 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