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슬로모 민츠가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아바도)와 협연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을 갖고 있고, 이 음반을 통해서 주~ㄱ 멘델스존을 감상해왔습니다.

이 음반을 녹음한 것이 대략 1981년으로 추정됩니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지금 그의 연주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는 소식에

표 예매를 주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공연 포스터에 안경을 쓰고 머리도 제법 빠진 연로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는 민츠.

그 사이 그의 연주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무척 기대되는 공연이었습니다.

시작과 함께 곧바로 흘러나오는 1악장 바이올린 독주의 선율을 듣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절로 머금어졌습니다.

음반을 통해서 듣던 바로 그 소리였으니까요.

전반적으로 이 날 민츠의 연주는 음반을 통해서 들었던 물 흐르듯 흐르는 활 놀림이

여전히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음반에서 듣던 것과 분명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사실 음반에서 들은 멘델스존은

실을 뽑아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높고 가느다란 톤이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신경질적이라고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날 민츠의 연주는 자신의 매끈한 활놀림이라는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음반과 달리 따스한 톤과 깊이가 느껴졌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의 연륜이 묻어난 연주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어진 앵콜은 무슨 곡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 날 공연 팜플렛에 나와 있는 것처럼 "현란함의 극치"를 유감 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이 정도 쯤이야~'라고 마치 과시라도 하듯이 어려운 패시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유연하게 넘기는 모습은 실로 인상적이었습니다.

KBS교향악단의 뒷받침도 괜찮았습니다.

베토벤과 에그몬트 서곡과 교향곡 7번 연주에서 지휘자 모세 아츠몬은

템포면에서는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중용의 템포를 유지하면서

악단을 이끌어나갔습니다.

교향곡 7번에서 좀 더 단호한 악구 처리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결국 지휘자 본인의 색다른 해석의 일환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번이 두번째 KBS 교향악단 공연이었는데요,

정말 좋은 연주회였습니다.

베토벤 교항곡도 좋았고,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도 멋졌어요.

슬로모 민츠의 바이올린 연주가 빛났던 공연인 듯 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보러 가려고요~

에그몬트서곡과 베토벤 7번이 아주좋았어요.
사실 멘델스존을들으러 간 건데.. 솔리스트 분이 능숙하긴 했지만
살짝 제가 원하던 연주방향은 아니었던듯;
그래도 앵콜곡도 연주해주시고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