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공연을 여기저기 알아봐서 찾아가보긴 처음이었어요.
그때 워낙 바쁘고 피곤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공연이었어요.

지휘자도 멋있었고 협연도 너무 좋았어요 ^^

썩 그리 자주 무대에 오르는 피아노 협주곡은 아닌 듯 하지만

매우 유쾌한 연주였다.

피아니스트 멜니코프가 들려주는 연주는 매우 명료하고 밝았다.

특히 연주 도중 자주 악단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단원들과 호흡하려 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인심도 후해서 앵콜을 한 곡 연주했는데, 제목을 알 수는 없었지만 평소 라디오에서 많이 듣던 곡.

1부에서 명쾌한 피아노 협주곡으로 입가심을 한 뒤 2부에서 맛보는 본 메뉴는 정반대의 묵직함으로 다가왔다.

작년 3월 이 악단이 무대에 올렸던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 연주를 기억한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발 디딜 틈도 없이 수많은 악기가 들어차 청중들을 압도했던 그 모습...

알프스 교향곡도 그렇고 영웅의 생애도 그렇고 규모의 방대함 때문에 그렇게 연주회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닌데,

KBS교향악단은 이런 대작을 과감하게 무대에 올리고 있어 칭찬할 만 하다.

지휘자 브렘웰 토비의 리드도 훌륭했다.

템포는 다소 느리게 잡은 듯 했지만 듣기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으며,

절제된 가운데서도 감정을 유감 없이 폭발시켜 큰 감동을 주었다.

2008년이 되면서,
한달에 한번은 좋은 공연을 보자라는 생각에,
이번 2월달은 KBS 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를 정했습니다.

평소에는 관심이 많지 않던 슈만과 슈트라우스였지만,
슈트라우스는 지난 1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신년연주회에서,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감상 후 각인이 많이 된 상태라,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을 봤습니다.

사실 평소에 좋아하던 작곡가가 아니라,
굉장히 난해하고 귀에 낯설것같아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미리 공연될 곡을 한번 감상한 후 가게 되어 그런 걱정은 사라졌습니다.

중학교시절 예술의 전당에서 어느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감상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감동이 또한번 밀려왔습니다.
슈만의 피아노협주곡은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었고,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는 힘이 있고 웅장하면서도 물흐르듯 흘러갔습니다.

특히나 노부부의 모습이나,
젊은 연인들의 관람모습을 보며,
클래식이란게 특정한 어느 사람들만 감상하는 장르가 아닌,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2월달에 좋은 공연을 선물해주신,
브램웰 토비 지휘자님과 피아니스트 알렉산터 멜니코프,
그리고 KBS 교향악단 단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또 이런 좋은 공연이 있으면 함께 하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