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의 런웨이 같은 무대와 객석배치에 신선함을 느끼고, 무대벽을 활용한 스크린영상이 실험적으로 느껴지는 무대였습니다.
천사와 신이 나오는 판타지한 설정과 동화같은 분위기 속 코믹함이 무겁지 않아 즐거웠어요.


입장부터 일반공연 무대와 다른 모습에 놀랐어요.
패션쇼 런웨이같은 긴 무대와 양옆의 객석 그리고 한쪽에 음악밴드가 배치되어있었는데, 어디에 앉아야 잘 관람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기억이 나네요.
(건너편 관객과의 어색한 눈 마주침을 피하기위해서도 고민했습니다 ㅋㅋ)

연극인줄 알고있다가 갑자기 노래하는 배우분들에 또 놀랐습니다.
배경음악을 밴드가 연주해서 음악극인줄 알았는데, 뮤지컬과 형식이 비슷했어요.


스토리나 분위기는 제 예상과 달리 심플하고 코믹 발랄했습니다.

중2소녀가 부모님의 성적압박에 시달리다 살려달라 소원을 빌고,
이를 들은 신들과 친할머니 천사가 그 소녀를 위로하며 힐링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소녀의 힐링 과정에 ''신''이 중2소녀의 삶을 대신살아 주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들과 천상계에서의 중2소녀의 모험이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감성 코믹극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전 예상하기를, 중2병 걸린 청소년 특유의 심오(?)한 대사와 생각이 성인들에 의해서 해석되는 무거운 연극을 생각했는데
귀엽고 코믹한 음악극이어서 허를 찔렸습니다.


대학로를 꽤 벗어나는 장소와 독특한 무대모습 그리고 종이로만든 ''차이나심벌''을 치는 밴드의 모습에서 소극장 공연의 실험정신같은게 느껴졌던 공연이었습니다. 종이로만든 차이나심벌은 아마도...주택가에서 하는 공연이 너무 시끄러운걸 방지하기 위한 기발한 장치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ㅋㅋ

좌우로 긴 무대위 배우들이 나뉘면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보게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발랄한 배우들의 표정과 안무, 음악이 즐거운 뮤지컬이었습니다. 특별한 무대 장치나 아이템이 없는 대신, 무대벽 전체를 활용한 우주영상이 독특했어요.

끝으로...
독특한 무대와 연출이 있고, 감성적이면서 코믹한 뮤지컬을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서울의 착한 중이" (작,작곡:김은정 연출:박상준, 김은정 음악감독:박이현 영상:김장연 출연:이랑, 홍기주, 정회권, 전중용, 김은희, 선명균, 정수영, 정인혜, 이은정, 최민수 세션:최윤혁, 한주형, 임예나 제작:김은정, 올빼미컴퍼니, 코르코르디움 극장:여행자 극장 별점:★★★★★) 제목만 봤을 때는 "사천의 착한 여자" 가 생각난다. 그러나, 세 명의 신이 등장하는 설정만 가져오고, 내용은 중학교 2학년인 오중이의 성장 스토리다. 주인공의 이름 부터 재미있다. 중2병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사춘기의 시작인 중학생 소녀의 얘기를 음악과 더불어 섬세하고 이쁘게 잘 만들었다. 난 중2 때 어땠었지? 1등만 원하는 엄마의 잔소리에도 작하게 살아 가려는 중이, 한 번만 1등이 되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게 되고 그 소원을 들은 신들이 등장하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뻔한 스토리지만 라이브 음악과 영상을 더하면서 감동을 준다. 바닷가 장면과 별밤 장면이 좋았다. 다음으로 배우 얘기를 하자면 주인공인 중이역의 이랑 배우님! 찾아 보니 "사랑을묻다" 에 출연 했었던데 연기도 좋고 노래도 담백하게 잘 불러 주었다. "더 넥스트 페이지" 에서 봤던 홍기주배우님! 화려한 노래 솜씨와 연기로 엄마 캐릭터를 잘 소화 하였다. 두 배우님 때문에 별점 1개 추가한다. 오래만에 보는 이은정 배우님도 반가웠다. 주로 연극 무대 에서만 봐 왔던 배우님들이 노래를 이렇게 잘 부르시다니... 후반부에 약간 늘어지는 것과 음악의 사운드와 마이크를 쓰지 않은 점이 아쉬웠지만 청소년인 자녀와 함께 보면 좋을 음악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