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후기를 어떻게 써내려가야할지 고민이다.
서툰 글솜씨로 이 순수한 작품을 가리게될까 걱정이 되서 말이다.

생각보다 공연장은 작았고, 그 작은 공연장 맨앞에 앉아서인지
배우들의 땀방울 하나, 떨리는 호흡, 일그러진 얼굴, 눈에 가득찬 눈물들..
너무 자세하게 보여서 순간, 실제상황으로 착각할뻔했다^^;
그래서인지, 시작한지 10분만에 울컥 감정이 복받쳤고..

그 울컥을 시작으로 얼마나 울고 웃었는지 모른다.

한참을 울고 웃다보니 어느새 커튼콜.

무대에서 배우들이 모든걸 쏟아내었었는지.
연극을통해 느꼈던 감정들을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함께 연극 본 언니는 내내 두통을 호소하다, 결국 그날 밤에 두통약을 먹고 잠들었다고한다.. ㅎㅎ)

우리는 밥먹는 내내 말도 안된다며. 어떻게 이런 연극을 만들고 연기할 수 있는지.
느낀것은 많지만,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집가기 직전까지
서로 쳐다보며 "와~.." 감탄사만 반복하다가 헤어졌다.

특히, 이 무대를 기획하신 이국호배우님..
대본, 연출, 연기까지..
정말 열정이 대단하시다고 느껴진다. 존경스러울정도로..!
그리고 연기뿐만아니라, 왠지 실제 성격도 유쾌하실 것 같다.
다른 작품들도 보고싶어진다 :)

다른 배우분들도 한명한명 개성있는 캐릭터로 연기해주셔서

일상 속 웃음처럼 자연스럽고 소소하게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7월 들어, 총 7번의 연극/뮤지컬을 관람했습니다.
그 중 단연 최고의 작품이 바로 오늘 본 [깨끗하고 연약한] 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작품이 정말 큰 무대에서,
더 많은 후원을 받고, 계속적으로 올려져야 맞는 것 아닌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게,
더 오랫동안 공연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솔직히 좀 화가 났습니다.

최근 큰 홀에서 보았던...
유명한 배우분들이 나오시는...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보았던,
어느 뮤지컬과도 비교할 수 없는!
너무 귀한 작품이었고!

배우 분들의 땀과 여유와, 노련함, 노력의 흔적들이...
곳곳에 숨겨진 유머와 재치의 포인트들이...
정말 감동! 이고 또 감동! 이었습니다.

모든 배우분들, 그리고 특히 극을 쓰고 연출하신 이국호배우님!
정말이지, 응원합니다!
출연하셨던 모든 배우님들의 다음 작품도 꼭 찾아보고 싶어졌어요!
한분 한분 모두 정말 애쓰셨고, 너무 매력이 넘치셨기도 했고!
이렇게 좋은 작품을 선택하고, 수개월 애쓰며 극을 올리신 분들의
안목을 믿게 됐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암전이 될 때마다, 정말 많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암전이 있는 공연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특별했고, 앞에 제시된 문구를 통해, 내용을 예상하고
시간의 이동에 함께 참여하면서, 같이 설레었습니다.

정말 완벽한 제목. [깨끗하고 연약한] 꼭 다시, 보고 싶습니다!
오픈런으로!


극이 마치고 무대 인사 시간에
눈물을 훔치며 진심으로 박수 치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내일 막공도 화이팅입니다!
애쓰셨습니다!

세상의 단면적인 부분에서 시작해 남은 부분을 채워나가는 공연인 것 같다. 극의 흐름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기 때문에 흐름을 놓치면 안 될것 같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고 보기지루하게 느껴지기전에 중간중간 웃음포인트가 들어가 있어 전혀지루하지 않았다. 추가로 공연이 올라간다면 다시 한 번 보고싶은 공연.

역동적이면서도 애틋한 분위기가 극 전체에 잘 녹아 있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으면서 어딘지 모르게 짠한 느낌을 주느 묵직한 작품이었습니다.

연극의 포스터와 제목을 처음 접하고 궁금했다. 사각의 링에서 함께 모여 활짝 웃고 있는 사람들의 약간은 과장되고 거친 웃음이 묘한 끌림을 가져왔다. 많은 운동이 그러하듯이 권투도 매우 정직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흘린 땀과 노력에 정비례하여 실력이 나타나기에 우리는 과거에 수 많은 권투 경기를 보며 열광했고, 선수의 숨은 노력과 열정, 훈련 이야기를 들으며 숙연해지곤 했다. 권투와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연극이 끝나고 알게 되었다.

''깨끗하고 연약한'' 연극은 파이팅 넘치는 동작들과 코믹한 상황들을 적절히 배합하여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리고 캐릭터마다 각자의 사연을 담고 있다. 이는 연극의 집중도를 높여주고 내용 전개에 있어서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고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선수시절 챔피언 밸트를 따지 못하고 부상으로 현역에서 멀어져 길거리 복서로 연명하고 있는 권투 선수, 어머니의 사채 빛 때문에 건달들로부터 자신의 다리를 부상 당하고 댄서의 꿈을 접고, 우연히 권투를 시작한 용국, 격투기 선수도 겸하고 있는 스포츠 잡지 여기자 연희, 체육관을 운영하는 관장, 권투를 배우는 복싱 관원들...

연극의 작, 연출 그리고 주인공은 이국호 작가, 연출가, 배우가 맡아서 했다. 이는 영화로 설명하면 시나리오, 감독, 주인공을 1인 3역으로 만든것과 같다. 연극의 중간중간 세부적인 부분이지만 애정을 가지고 표현한 것들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극의 다양한 재미를 위해 격투기를 하는 여기자 연희를 조금 더 부각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격투기와 권투 시합 또는 난이도가 낮더라도 격투기 연습 장면을 넣어주면 관객들에게 보다 재미와 공감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운동을 소재로하는 공연은 운동 동작과 근육이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기에 준비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깨끗하고 연약한'' 연극은 관객들에게 많은 부분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모습들이 보인다. 지금은 예전처럼 권투가 많은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정직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아내와 아이를 잊지 못하고 빨리 만나기 위해 발버둥 치며 ''깨끗하고 연약하게'' 자신의 마음과 몸을 혹사시킨 권투 선수의 사랑과 의지가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