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탭댄스와 군무가 좋았어요

탭댄스를 현장에서 직접 본건 처음이었는데 모두의 노력과 정성이 느껴졌어요. 지민씨의 코믹한 연기가 웃게 만들었고 이종혁씨의 진지하고 근엄한 연기가 감명 깊었어요. 남편과 처음으로 뮤지컬을 관람했는데 모든 배우님들에게 최고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브라보~~♡♡♡

브로드웨이에서 꿈꾸는 많은 젊은이들
그리고 재능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탭댄스를 볼 때마다 탭댄스를 배우고 싶은데, 항상 공연장을 나오면 잊어버리고 만다.
이번에도 역시나.
그렇지만 다음에 또 보면 또 배우고 싶어지겠지.

1. 사실 많은 뮤지컬들은 파멸을 향해 가는 스토리이다. 죽거나, 죽지 않아도 불행해지거나, 이별한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그런 요소가 하나도 없다. 결론적으로 모두가 행복해진다. 갈등이 없지는 않으나 생과 사가 걸린 정도는 아니다. 사실 생계가 달린 일이기 때문에 진지하게 생각해보자면 무거운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연출가는 그런 디렉팅을 하지 않았다. 거대할 수 있는 갈등은 얼핏 사소해보였다. 이는 댄싱 쇼 뮤지컬이라는 본질에 맞는 선택이었다. 극 내내 배우들이 탭댄스를 추는데 극의 분위기가 무겁다면 이질감이 들었을 테니까. 무거운 공연은 자극적이고 그래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좋기는 하다. 하지만 한 번씩 가벼운 공연을 보며 힐링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므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행복한 공연이고, 보는 사람 역시 행복해지겠다.

2. 몹시 화려하다. 실존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배경으로 한 만큼 신경 쓴 티가 났다. 배우들은 의상을 다른 공연보다 자주 갈아입으며, 그 퀄리티도 세세한 데서 신경 쓴 티가 났다. 무대디자인까지 크게 돈을 들인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 외의 안무나 동선에도 신경을 쓴 게 티가 나서 표값이 아깝지는 않았다.

3. 페기와 애니의 합이 좋았다. 몹시. 사실 전형적인 스토리일까봐 (여주인공의 재능을 질투하는 라이벌 여성 캐릭터) 좀 걱정했는데, 오히려 가장 큰 조력자가 되어주어서 아주아주 좋았다. 배우님 연기가 좋기도 했고. 새침한 표정으로 페기를 쳐다보다가 가끔 자기가 더 뿌듯하다는 듯, 기특하다는 듯 웃는 게 좋았다. 하지만 이 공연의 초연이 최근이 아니기 때문인지 현세대에 걸맞지 않은 부분들이 분명 존재했다. 이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비록 초연이 몇 년 지났다고 해도 공연은 시즌이 바뀔 때 얼마든지 자잘한 대사는 쳐낼 수 있었을 텐데.

4. 2막은 1막에 비해 좀 지루했다. 1막은 그럭저럭 노래도 좀 나오고 연기적인 부분이나 스토리 진행 부분도 있어서 재미있었다. 그러나 2막은 ''극 중 극''을 보여주기 위함인지 한참이나 탭댄스만 췄다. 탭댄스는 분명 화려하고 의상도 화려해서 좋았지만 그거도 잠깐이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탭댄스가 길어지자 내가 보러 온 것이 탭댄스 공연인지 뮤지컬 공연인지 혼동될 정도였다.

부산에서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볼 수 있어 행복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