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이들에겐 이러한 논제는 더욱 가슴에 와닿는 것이리라.
작품 속의 등장인물들은 이주를 했거나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그들은 왜 삶의 터전을 옮겨야만 했을까.
현실에 만족할 수 없었거나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긴 현실에 만족하고 안주하는 삶을 누리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굳이 거처를 옮길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고난과 시련, 좌절과 불안이 함께했던 어제까지의 과거를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모든 것을 버리고 삶의 터전조차 옮길 수 있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무대를 중앙에 놓고 네 면을 모두 객석으로 활용하는 구조라서 개인적으론 아쉬웠다.
맞은편 객석이 앵글에 들어올 수밖에 없어서 커튼콜 찍기에 불편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 러시아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했다.
세르게이와 연화의 대사 장면은 러시아어로 진행되고 벽면에 한글 자막을 송출하는 방식이었다.
객석의 관객들은 러시아어를 모르는 이상 자막 없이는 두 배우의 대사를 이해할 수 없었으므로
외국인 노동자와 해외입양아가 타국에서 낯선 언어로 인하여 겪게 되는 이질감을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연극이 끝난 후 무대 가운에의 테이블 위에는 여섯 배우의 신발이 놓여 있었다.
앞으로 주인공들이 걸어가야 할 머나먼 여정을 의미하는 미장센일 수도 있겠고
신발이라는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진 주인공들의 영혼을 암시하는 연출일 수도 있겠다.

연극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어져 간다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각자의 인생은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무엇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영향을 주고 있는지 그리고 저 멀리에만 있어보이는 자신의 미래에 어떤 모습을 가지고 다가갈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아마도 지금까지 관람한 연극중에서 가장 제목이 긴 연극인것 같다. 제목을 곱씹을수록 묘한 맛이난다.

무대는 심플하게 전체 공연장 중간 가운데 길고 튼튼한 테이블 모양의 목조 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관객들을 이를 가운데 놓고 마주보며 둘러 앉아있다. 배우들은 수시로 출입문을 통해 이동하고 때로는 객석 바로 앞에 밀착되기도하며 동선을 크게 활용한다. 공연장의 구조가 가변적이어서 다양한 무대환경을 만들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한다.

사고로 남편을 잃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고려인 ''연화''.
캐나다로의 이민을 꿈꾸며 연화와 같이 환경미화 근무를 하는 ''형선''.
연화와 같이 지내는 해외입양아 ''순주(스티브)''.
27년전 자신의 아이를 해외입양 보낸 ''한나''

이들은 자신의 삶을 버티어내기 위하여 각자의 꿈을 가지고 힘겨운 나날을 생활하고 있다. 때로는 힘들고 괴롭게, 때로는 시원한 한 줄기 바람을 맞이하는것처럼 상쾌하고 유쾌하게. 각자의 방식대로 느끼고 또다른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단단하고 견고하게 이들의 앞을 가로막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각자의 목표는 명확해지게 되는데...

평상시 의지하며 잘 지내던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상처는 너무나 고통스럽고 아프게만 다가온다. 각자의 삶을 살기위해 펼치는 또다른 모습들을 보며 안타깝지만 이또한 엄현한 현실이고 각자의 삶이기에 받아들일수 밖에 없다. 연극의 제목에서처럼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어져 간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관계를 맺고, 또는 관계를 끊고, 또다시 관계를 이어가는...반복되는 삶의 고리에서 겪게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배우들은 치열하고 덤덤하게 펼쳐 놓고, 관객들은 이를 가슴속에 담아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섞어 또다른 무언가를 만들어 가게 된다. 공연장을 나오며 다시금 제목을 꼽씹어 본다.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여져 간다는 것은....^^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어져 간다는 것은" (작,연출:김지나 음악:옴브레 사운드:목소 출연:이주영, 이은주, 정연주, 강병구, 최귀웅, 박채린 제작:이언시 스튜디오 극장: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별점:★★★☆☆) 2018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지원 NEWStage 첫번째 작품이다. "레일을 따라 붉은 칸나의 바다로" 를 봤었던 김지나 연출님 공연이다. 전작에 비해서 이번 공연은 이해 하기가 좀 더 쉬웠다. 자막이 너무 흐려서 읽지 못한 점만 빼고는 다 좋았다. 남편을 잃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고려인 연화, 캐나다로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형선, 27년 전 미국으로 입양 보낸 아이와의 만남을 거부하는 한나의 얘기이다. 자신이 태어난 곳을 찾아 오는 사람과 더 행복한 삶을 살려고 떠나는 사람이 있다. 이들 모두 행복하게 살아갈 곳은 없는 것일까? 쉽지 않은 사투리 연기를 자연스헙게 소화한게 좋았다.

우선 자유석이라 일찍 갈 필요는 없네요 좌석이 한방향 이 아니라 사방이 모두 관객석이라 시야에 제한이 있을수 있어 불편 하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도 있는듯 해요 러시아 에서 건너 온 연화와 캐나다 이민을 꿈꾸는 형선의 조촐한 점심 시간으로 무대가 열리네요 팍팍 하지만 서로 위안이 되는 사이로 일상을 공유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해외입양아 인 승주도 연화에게 살가운 친구 이다 그리고 해외입양된 아들이 찾는 친모 한나 는 아들을 만나는걸 주저한다 그런그녀를 설득하는 승주는 잘 자란 아들 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번 만나볼것을 권유한다 그리고 연화와 한나는 아이를 잉태해서 선물같은 아이를 만나 세상에 거친 풍랑같은 삶을 마주하는 엄마로서의 감정 을 공유한다 어린이집 에서 오줌을 못가리는 어린딸 때문에 갈등 하는 연화의 상황이 현실에 회의 를 느끼게 하기도 하며 절망하는 모습이 아이러니 하게 다가오고 해외입양된 아들을 만나기를 거부하지만 아들의 행복을 바란 엄마의 뒤늦은 심정 이 또 다른 상처 로 남아있는 한나의 이야기 가 안타까이 드러난다 다소 극의흐름 이 독백과 춤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어렵기도 하고 감정 선을 따라잡기 위해 집중해야 해서 조금 어려운 극이었다 마지막 몸짓 으로 추는 춤 이 자유로운 일탈을 보여주는 듯해 인상적 이었다

제목이 무척이나 길었지만 제목이 무지 끌렸던 작품 드뎌 어제 보고 왔습니다.

입장하자 펼쳐진 무대는 특별함이 없이 긴 테이블 하나가 전부이고 객석이 무척이나 가깝네요. 대부분 소품들은 배우와 함께 나오는데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도시락이나 샐러드등 실제 배우들이 먹으면서 연기를 펼친다는 것.

좀 색다른 연출과 대사들이 신선함을 주더라구요.

희곡의 대사를 그대로 읽는다든지. 이 작품이 연극이라는 것을 주인공들이 그냥 드러내놓고 말한다든지. 현실과 연극사이의 모호함을 오가는 장면이나 대사들이 많은데 이는 경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함인 것 같더라구요.

누군가는 정착을 위해 한국에 살면서 생존을 위해 버티고 또 누군가는 한국을 떠나기위해 악착같이 영어를 배웁니다. 아울러 또 누군가는 한국에서 버려져 외국으로 입양을 갔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이들 모두의 삶은 불안하고 애매한 경계속에 새로운 삶을 찾아가고자합니다.

러시아 대사가 제법 많았고 고려인의 억양를 소화해내야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배우들의 베테랑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 극에 몰입할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의 경우 김지나 연출의 전작 두편을 보았더라면 더욱 이해가 쉬울 것 같더라구요.

삶은 한국인이에게나 이주인에게나 입양자에게 모두 똑같이 힘든 것 같습니다. 희망과 행복을 위해 떠나거나 떠남을 당한 사람들. 그러나 제대로 숨을 쉰다는 것 자체가 버거울정도로 힘듭니다.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러 멀어져 간다는 것. 그걸 지켜보는 나는 그대와 함께 했던 과거의 시간들을 그리워하고 또 다시 어디론가 떠나가야하나 봅니다.

마지막 장면엔 주인공들의 신발이 덩그러니 함께 놓여져 있습니다. 그들이 떠난 자리, 우린 자연스레 그들은 이제 다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해지게 만듭니다.








정형화된 스토리에 근거한 작품이 아니고 러시아 자막을 읽어내야하고 연극과 현실의 경계를 오고가는 작품이라 다소 어렵긴 작품이었지만 제게 신선한 연출과 현실적인 삶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장면이나 대사를 잘 옮겨낸 작품이라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