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벤치가 견뎌야 하는 상실의 무게 (6월 13일 소극장 커튼콜 관람후기) 명퇴사실을 숨겼던 친구의 자살, 공원벤치에 앉아 그가 남긴 일기장을 읽으며 눈물을 훔치는 원일. 잠시 후 벤치 주변을 서성이며 자신에게 자리를 양보해줄 수 없냐고 부탁을 하는 지영, 얼마전에 암에 걸린 엄마를 떠나 보냈다. 혼자만의 슬픔을 간직하고자 찾았던 공원벤치는 어느덧 서로의 슬픔과 상실감을 토해내고 공유하는 공간이 되었다. 비슷한 슬픔을 지닌 그들의 정서적인 교감은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우리의 모습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들의 슬픔과 상실의 무게는 고스란히 공원벤치에 남겨지고, 그들의 슬픔도 조금씩 옅어질 것만 같았다. 배우들의 소박한 연기는 꾸밈이 없었고 상업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 좋았다. 작가의 의도는 슬픔을 함께 나눈다고 반이 되지 않지만 슬픔의 조각들을 서로 나눔으로써 우리 사회를 이어주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너와 내가 아닌 비로소 우리가 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지친 누군가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