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남녀의 만남 - 헤어짐 - 재회. 한 시간짜리 깔끔한 2인극을 기대했는데 둘이 나누는 대화가
썩 공감이 가지는 않더라구요. 실제 남녀의 대화라기 보단 연극을 위한 대화 같다는 느낌이었달까요?
막공이라 그런지 배우분들 지인들이 많이 온 것 같던데 무대에서 연기 중인데 태연히 핸드폰 꺼내서
찰칵찰칵 소리내며 촬영하고 객석 분위기가 몰입하기 어려웠던지라 당황스러웠습니다.
공연 시작 전에 특히나 노인들이나 어린이들이 많이 온 날은 핸드폰 끄고 공연 도중 촬영이나
잡담은 삼가해 달라는 멘트는 꼭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배우나 연출의 정보도 부족하고 그냥 4-5일 하는 연극이라 실험적이거나 파일럿일거라 생각하고 봤는데...이 연극을 본건 너무나도 행운이었습니다.
너무나도 홍보가 안된 탓에 열명 남짓의 관객만 있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극의 완성도나 배우들의 연기 수준이 높아 깜짝 놀라며 본 연극이었습니다.
2인극으로 서현역으로는 류이수 배우님 단독공연이고,
동구역으로는 김태완, 허진 배우님입니다. 전 다들 생소한 배우분들이었습니다.
류이수 배우는 다리에 깁스를 하고 계셨는데 처음엔 설정이었나 했는데 극 흐름에 필요한 설정은 아니었으니 대체할 수 없는 배우였기에 부상투혼이 아니었나 싶네요.
왜 제목이 미사여구 없이 일까 궁금했는데 너무나도 명쾌하게 풀어주셨네요.
남녀간의 사이도 본질을 흐리는 미사여구를 빼면 정말 진심이 보이지 않을까요?
너무나도 멋진 공연...장기공연으로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꼭 한번 더 보고 싶은 연극이었어요

대학로 예술공간 혜화에서 연극 <미사여구 없이>를 봤다.

‘제18회 오프 대학로 페스티벌’에 출품한 작품 중 세 번째 작품이다.

허진원 작에 정일균 연출이다.



“사랑에 빠지면 판단력과 두려움 등을 관할하는 뇌의 한 부분이 비활성화 된다!”

영국의 한 인지신경학 연구소에서 얻은 실험 결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상대하고 있을 땐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미사여구없이>는 사랑인지 아닌지 모를 두 남녀의 지극히 개인적인 연애담을 그린다.



한 번의 즉흥적인 섹스를 벌인 남녀가 치열한 설전을 벌이게 되면서 결국 헤어지고 만다.

십년 후 각자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다시 만난 이 둘이 결국 다시 사랑의 밀어를 나누게 된다는 얘기를 담는다.



중요한건 서로가 서로에게서 위안을 바라고 있는 건지, 단지 섹스만을 원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십년의 세월. 미묘한 입장 차이가 생긴 동구와 서현의 대화, 그 둘만의 말은 그렇기 때문에 파도처럼 잘게 부서져 사

라지기도 하고, 어느새 다시 회오리처럼 공격적으로 돌진한다.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 대도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사여구없이>는 본질을 잊은 채 서로의 욕망을 두고 설전을 벌이는 남녀를 통해, 아무리 이성적으로 이해하려

들어도 비합리적인 관습적 지배, 관념적 지배를 벗어날 수 없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린다.



2인극으로 작품성과 연기력이 좋았던 연극이다.

극을 두 배우만 이끌어 간다는 것은 왠만한 내공으론 힘든 일이다.



여주인공은 발을 다쳐 반깁스를 한 채로 열연을 보여 주었다.

70분 공연으로 시간은 짧은 편이다.









[시놉시스]







섹스 후 주섬주섬 옷을 걸치는 男女가 있다.

상처를 줄 수도 있는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결국 서로 헤어지게 되는데 그리고

둘은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다.



시간이 흐르고 우연찮게 男女는 다시 만난다다.

이번에는 그 수많은 말들이 어느새 사랑의 밀어로 둔갑한다.



결국 섹스를 위해 둘은 하나 둘 서로의 옷을 벗기며, 연극이 끝난다.

사랑 비스무리 한 어떤 감정을 가지고, 불안하고 음울한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