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까지 이어지는 여성들의 이야기로 각색된 부분이 좋았습니다. 엔딩의 뛰어넘는 순간이 특히 좋았고요.
빛, 그림자, 바람, 안무를 조합해 낸 벽지 연출도 좋았습니다.

"휴식하는 무늬" (원작:샬롯 퍼킨스 길먼 <누런 벽지> 각색,연출:연지아 조명:윤혜린 음악:김활빈 안무:임영규 출연:김예별, 김양희, 한상욱, 윤혁진, 윤소연, 이혜린, 임영규, 이석도, 편다솜 제작:창작집단 혜윰 극장:소극장 산울림 별점:★★★☆☆) 2013년도 부터 매년 고전을 주제로 연극을 만들어 온 "2021 산울림 고전극장" 세번째 작품이다. 올해는 우리가 사랑한 영미문학 이라는 주제로 다섯 편의 공연이 올려진다. 그 세번째로 저번 달에 "지하비행사" 를 봤었던 창작집단 혜윰 공연이다. 샬롯 퍼킨스 길먼 (Charlotte Perkins Gilman,1860-1935)은 미국의 페미니스트, 비평가, 사회개혁가, 연설가, 시인 이다. 『누런 벽지(The Yellow Pape,1892)』 작품으로 남성 중심적인 미국 사회에서의 억압된 여성의 삶을 드러내면서 여성주의 작가로 잘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극은 현재의 청미와 19세기 로즈의 두 가지 스토리로 전개 된다. 왜 청미와 로즈는 벽지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을까? ''벽지'' 하면 생각나는 영화 "장화, 홍련" 이 떠오른다. 결말을 좀 더 보강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연출이 진짜 인상에 남아요 진정한 휴식이란 무엇일까요 너무재밌게 잘봤어요 극장에 감싸인 약간의 오싹한 분위기와 결말이진짜 소름이었어요

고전을 각색해 극중극으로 현재와 과거를 동시에 보여주는 같은 주제와 메세지를 전달하는 멋지고 의미깊은 공연을 소극장에서 보다니... 연극속 남편들은 가정을 위하고 아내를 사랑하는 결점없는 남자로 보이지만 혼자만 노력하고 아내의 고통은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는 강압과 고압의 말을 하며 부인은 전혀 존중하지 않는 대사에 관객은 분노를 느꼈으리라... 무늬는 때론 커튼뒤 이미지로 나중엔 앞으로 돌아다니며 퍼포먼스와 여성의 마음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말을 하며 숨겨지고 억압된 여성의 마음을 분출하는데... 마침내, 폭발한 여성의 마음 응어리의 결말은~? 현대의 여성주인공과 소통하고 그 뒤의 결과는 어땠을까~? 현대는 많이 달라져 여성들이 더 자기표현을 하고 여성이 원하는 인생을 살기를 간절히 바라고 무늬속 여성으로 억압받지 않고 여성의 생각이 존중받아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길 응원하며... 멋진 공연 감사드린다.

산울림고전극장 <휴식하는무늬> 8월 6일(금) 소극장 산울림


누런벽지라는 소설이 여성주의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에서 예전부터 관심이 있어왔다. 여성주의 작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더 맑아진 정신과 적극적인 행동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 최근 여성주의를 관련 키워드로 검색을 하고 있던 와중에 누런벽지를 기반으로하는 휴식하는 무늬라는 연극 작품을 알게되었다. 가장 좋아하는 극장중 하나인 산울림극장에서 하는 작품이다 보니 더 눈길이 갔다. 산울림 극장은 문학작품으로도 작품성을 인정받는 연극을 주로 올리기 때문에 관람전부터 당연히 믿음부터 먼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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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시작 30분전에 일찍가서 선착순으로 가장 좋은 자리를 배정받았고 홍대부근이라는 지역적 장점때문에 예쁜 카페와 산책거리도 있어서 주변을 둘려보며 작품관람전에 파트너와 여성주의 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산울림극장앞에 책거리가 있고 산울림 극장에는 1층에 깔끔한 카페가 있으며 여성화장실이 같이있어 극장 화장실이 부족할때에는 이용할 수 있어 여러모로 쾌적하였다. 극장 관계자들은 공연전부터 집중할 수있도록 방역과 시간안내를 꼼꼼히 해주셔서 편리했다.코로나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보유한 좌석은 꽉 찼고 작은 극장이었기때문에 배우들을 가까이 만날 수있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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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메리

메리와 무늬를 함께 역할한 배우가 몸을 참 유연하고 감각적이게 잘쓰셔서 유독 눈길이 갔다. 그 배우님의 우아하면서도 힘있는 손짓이 좋아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또한 메리역의 대사중에 "저는 그런것을 잘몰라서..." 라고 말하는 대사가 인상깊게 다가왔다. 여자주인공인 로즈의 아이를 대신 키우는 유모역으로 로즈가 공상하고 글을 쓰는지 감시하는 역할도 도맡았다. 같은 여자이면서 지지를 해주는 역할을 할 수없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에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메리또한 그 시대에 억압받는 여성상을 대변하는 인물 중 하나였다. 자신의 일을 성실히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의사 존이 다그치며 묻는 질문에는 자신없어하고 자신을 낮추는 듯한 말을 함으로써 여자들을 그당시에 자신의 의견을 주체적으로 피력할 수 없었던 시대상황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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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로즈역을 맡은 여주인공은 참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미지가 강했는데 남자주인공 존이 애착을 가지고 돌봄을 하고싶어할만한 이미지를 자아내는 인물이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미지의 캐스팅과는 반대적으로 이 역할은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그러나 우울증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연극속에서는 자기 객관화를 하며 스스로 치유를 하려고 하는 노력이 돗보였다. 로즈는 글을쓰며 자신의 힘듦을 해소할 돌파구를 찾고자 하였고 남편 존의 사랑을 알고있지만 억압으로 인해 힘겨워하는 것도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토로하듯히 밝혔다. 결국 로즈는 누런 벽지속에서 현대적 인물인 청미를 만나게 되고 로즈를 괴롭혔던 두려움의 정체 ''누런 벽지''는 결국 연극의 제목처럼 ''휴식하는 무늬''로 재해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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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미

이시대를 살고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볼만한 이슈를 대변한 인물이다. 직업을 가질지 가사노동을 할 것인지, 출산과 육아를 할 것인지 딩크족으로 살 것인지, 자신이 살고싶은 곳에서 살것인지 남편의 직장을 위해 남편이 원하는 곳에서 살것인지 등 남성에게는 고민할 필요가 현저히 낮은 질문들을 20~40대 여성들은 주로 하게된다. 그리고 그 선택으로 인해 여성의 삶은 크게 변화한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여성상이 고수하던 역할모델을 수행하지 않을 경우, 같은 여성들로부터 비난이나 비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로즈가 살던 시대나 청미가 살고있는 현 시대나 여전히 성역할을 수행하지 않으면 가차없는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안타깝다. 또한 그 가해자가 우리주변에 친구, 부모, 직장동료등으로 아주 가까이에서 우리와 함께 숨쉬는 사람들이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 또한 이 문제점을 지속시킨다는 것이다.

청미는 딩크족으로 아이를 갖지 않기로 약속하고 남편과 결혼하였는데 남편이 몰래 청미의 방에 들어와 피임약을 바꿔치기하여 청미는 강제로 임신을 당하게된다. 합의되지 않는 임신으로 인해 청미는 분노가 폭발하고 자신이 아이를 낳지않는 이유는 자신이 낳은 아이가 자기처럼 키워지게될까봐 두렵고 싫다고 하였다. 이 대사에서 한때 나도 딩크족으로 살면어떨까? 라는 고민을 하였던 시절이 떠올랐다. 현재 나는 무언가 미래를 어떻게 하겠다 라는 구체적인 결정이나 결론을 짓지 않는다. 인생이란, 미래란 우리가 알 수없는 것으로 어느정도 내가 성실히 노력하여 살 필요는 있지만 내가 마음먹은 것들과 멀어지는 일들도 발생함으로 그것으로 인해 내가 낙담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또한 적지않은 나이기때문에 결혼과 육아, 출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는 있지만 그 바람대로 실현이 되지않는다면 그것또한 내가 어쩔 수없는 일이다. 그러나 주변의 많은 이들이 내게 결혼, 육아, 출산등에 대해 묻는다. 나는 비혼주의자거나 딩크족은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결혼을 아직 하지않았고 아직 아이를 낳고 기를만한 여건이 되지않는다. 그리고 준비되지 않는 나와 남편이 무리하게 다음 스텝을 준비한다면 서로에게 부담과 상처가 될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있다. 그래서 결혼전 청미의 약속처럼 우리는 현재 우리가 즐겁고 행복하고 안정적인 삶이 우선순위다. 그리고 또 다른 미래가 펼쳐진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려 하고있다. 아마 청미도 우리와 같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청미가 아이를 가지지 않는 것이 연극배우인 남편의 수입이 불안정하여 벌어진 것이라고 오해한 남편, 시부모님은 며느리인 청미에게 아이를 기대하고 청미의 친구는 아이를 낳지않는 청미를 미완성의 행복을 지니거나 불완전한 삶을 사는 사람처럼 생각하며 모두 자신들의 기대와 역할 규범에만 갖혀 상대방의 삶의 가치와 방향의 속도를 이해해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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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파트너와 결론 내린 이 연극은... 여성주의만 입각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모든 인물들이 자신들의 억압에 갇혀 살고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연극은 우리의 삶을 투영하듯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자신이 원하는 내면의 진실한 삶을 살지 못하고 어디서부터 만들어진지도 모를 주입받은 역할의 모습으로 살기위해 끊임없이 고군분투한다는 것이다. 제목 휴식하는 무늬처럼 오늘 나를 휴식하게 할 수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밤을 보낼 것이다. 여성은 여성다움, 남성은 남성다움을 아내는 아내다움을 남편은 남편다움을 강요받는 사회속에서 다양성은 무시당하고 개인은 억압받은 체 살아갈 것이다. 나또한 굴레를 벗어나 나를 숨쉬게 해주는 것을 찾아서 하루라도 편안하고 휴식같은 삶을 누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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