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는 본적이 없어서 기대반, 걱정반.... 아무래도 본적이 없기에 '내가 발레를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아무래도 되더라구요. 그래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공연의 막이 오르기전에 유니버셜 발래단의 문흥숙 단장님께서 나오셔서 고전발레와 현대 발레의 차이점과 각 작품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발레에 대한 초보인 저에게 작품을 좀더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되었어요.
설명이 있는 발레라.. 저같은 초보에게 있어서 발레를 이해하기에 좋은 기회인것 같아요.
작품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총 1부와 2부로 나눠져있습니다.
1부는 이리 킬리안의 작품 Petite Mort(작은 죽음) 와 Sechs Tanze(여섯개의 춤) 으로 2개의 공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부는 허용순 안무의 This is your life 로 3번째 공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번째 공연은 소품으로 펜싱칼을 들고 나온 남자들이 멋지게 공연을 하면서 후에 여자들이 나와서 함께 남녀간의 사랑을 묘사하였습니다.
꼭 아담과 이브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의상을 처음 봤을 때 놀라면서도 의상과 함께 동작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아름답다고나 할까요.
첫번째 공연 후, 피아니스트 윤철희씨가 모차르트 작품을 연주해주셨답니다. 눈을 감으며 감상을 했지요~
피아노를 옮겼던 옛 프랑스 궁정의 그 머리스타일을 하고 나온 사람들이 얼마나 웃기던지...
두번째 공연은 모차르트의 곡을 사용하였더라구요. 기사를 읽어보니 모차르트의 6개의 독일 무곡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또한 당시의 사회변혁과 전쟁과 혁명등의 시대의 모습을 반영하여 그려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그 시대의 영화에서처럼 느껴지는 풍의 의상과 춤이 발랄하면서도 애매하다고나 할까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느껴지는 그런 풍이였어요.
그리고 공연과 함께 사용되었던 소품인 딱딱해 보이는 드레스의 움직임이 자칫 비슷비슷해 보이는 공연을 독특하고 관객의 집중을 계속해서사로잡게 만들었습니다.
세번째 공연은 허용순씨의 안무였습니다. TV프로그램 쇼처럼 진행되었던 세번째 공연은 남편이 바람난 부부와 여자, 바쁜 일상속의 비지니스맨,
뷰티샵을 운영하는 남자, 여차친구와 갑자기 헤어진 남자, 남자의 너무 완벽함이 걱정이라는 여자. 이렇게 5가지의 사연을 가지고 공연은 진행됩니다.
 처음 인터뷰 형식으로 사회자가 나와서 진행되는데 아무래도 전공이 발레여서 그런지.. 연기가 약간 어색한 감은 없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과 감정을 표현했던 발레는 연기가 무색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발레로 상황을, 감정을, 실으면서 관객들에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걸까요?
단지, 몸짓인데.. 어떻게 언어가 아닌 몸짓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정말 아리송송합니다.
그래서 더욱더 힘들고 어렵지만 그만큼 노력했기에 몸짓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전달을 할 수 있었던 거였겠지요.
비록 발레는 고전발레부터 꾸준히 보아온 사람은 아니기에 이렇다 저렇다 평을 말할수는 없지만....
모던발레를 보고나서 '몸짓만으로도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TV에서나 수업시간에 보고, 들었던 지루하기만한 발레가 아닌 직접 현장에서 보고 느끼면서 보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발레의 즐거움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하여 이번 공연으로 발레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답니다.
멋진 공연을 해준 서울사이버대학과 유니버셜발레단분들께 감사드립니다.
All Shall Be
신 고전발레 작품으로 시크하면서 위트가 넘치며 유니버설 발레단과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듣고 있는 작품
스위스 발레단의 안무감독인 하인츠의 슈페얼리의 작품으로 아룸다운 선이 돋보임
수학적이고 엄숙한 느낌의 바흐로부터 유머러스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이끌어냄
고전 클레식 발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네오 고전 발레로 분류
3인무, 6인무, 군무등 다양한 형태의 변화를 보여줌
수학적인 무대장치는 주차장의 네모반듯한 디자인 + 다양한 조명을 사용해 무용수들의 안무와 음악이 돋보임
고전 발레에서는 한두명이 돋보인다면 현대발레에서는 모든 무용수가 솔로처럼 춤추는 것이 특징
고전무용은 상체를 곧게 세우고 골반을 상체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20세기 들어 몸의 움직임이 자유로워지면서 수직적인 중심에서 벗어나 언발란스가 아닌 오프발란스를 추구
중심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현실적이고 추상적임
-문훈숙 단장님의 공연 설명 중
디스이즈모던은 세개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올쉘비는 그 중 첫번째 작품입니다.
보는 내내 도돌이표가 생각나는 공연이었어요. 일정한 동작을 반복하는데 그 중에서도 변주가 일어납니다.
솔로, 파트쉽, 군무 등 다양한 대형으로 같은 동작이 반복됩니다.
2층에서 보았을 때에는 발레리노들은 맨발인 줄 알았는데, 앞에서 보니 다들 토슈즈를 신고 계셨어요.
(생각해보면 발레니까 당연한 건데, 실제로 세번째 공연에서는 토슈즈를 신지 않았습니다.)
발레리나들은 다들 토슈즈를 신고 있는데 블랙이라기보다는 회색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레드 발레복에 회색모노톤의 토슈즈라니, 굉장히 독특한 느낌이었어요.
중간부터는 조명이 바뀌면서 음악이 커집니다.
구조적인 의상을 입은 발레리나가 등장하고 의상의 레드톤도 좀 더 어두워집니다.
중간에 발레리노들께서 꼭두각시 같은 동작을 보여주시는데 재미있었어요.
발레리노의 동작이 발레리나를 잡아주고 받쳐주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작과 안무를 보여주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In the middle, Somewhat elevated
윌리엄포어사이드가 1987년에 안무한 작품으로 지금의 윌리엄 포어사이드를 있게 한 작품
발레기교를 현대적인 기교로 파고한 고전발레와 현대무용의 퓨전
클레식 발레 동작이 얼마나 늘어날 수 있는지 몸의 한계를 실험
하나의 테마와 나레이션의 조화
발레를 해체하여 21세기로 끌어올림
긴장감을 주는 하체와 유연한 상체 움직임
9명의 무용수가 건조한 조명과 심플한 의상을 입고 춤춤
금속성의 소리가 폭발하듯이 연주됨, 이 공연을 위해 작곡된 곡
"음악의 레벨에 맞추려고 하지 말고 음악을 프레임에 넣어서 거울처럼 비춰라" 라고 조언
파리 오페라발레단이 가르니에 극장에서 초연을 했는데 극장 천장에 달린 체리 장식을 보고 붙여진 공연명
-문훈숙 단장님의 공연 설명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이에요. " 무심하다 " 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더라구요.
조명이 건조하기 때문에 몸의 윤곽과 곡선이 더욱 돋보입니다.
어떤 공연을 하려고 준비된 자세가 아니라 일상적인 걸음을 걷듯이 걸어다니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몸의 중심이 매우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이 역동적입니다.
9명의 무용수가 다 같은 동작을 하지 않고 다양한 방향으로 각자 다른 동작을 취합니다.
문훈숙 단장님의 설명처럼 누가 더 잘하나 무언의 경쟁을 보는듯한 공연이었어요.
발레를 연상하면 생각되는 우아하고 아름답기만 하는 그런 느낌과는 전혀 다른 파워풀함이 느껴집니다.
앞자리에서 보니 무용수들의 근육의 움직임이 다 보이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을지 모르겠어요.
조명의 변화가 없고 위에서 직선으로 내려가는 조명이라 좀 더 음악과 안무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여성무용수들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의상이 돋보였고 서로를 의식하면서도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이었어요.
중간중간 무대옆의 의자에 마치 연습실에서처럼 앉아있는 것도 재미있었구요.
도도한 시선처리와 안무덕분에 초록색이 매우 시크하게 느껴집니다.
MInus 7
이스라엘 작곡가의 작품으로 재치있는 시각, 풍부한 유머, 멋진 구조가 느껴짐
오하드나하린은 이스라엘 문화를 서구적으로 세련되게 표현
예전의 작품을 모아 재편집해서 모은 것
춤의 경계와 춤의 고정관념을 깨는 작품
춤을 추며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가가테크닉
발레동작은 포인트조차 나오지 않은
-문현숙 단장님의 공연 설명 중에서
사실 이 사이에는 잠시 쉬는 시간이 나왔는데, 한 무용수가 나와서 계속 춤을 추시더라구요.
그 댄스가 마이너스 7과 연관되어 있을 줄은 몰랐어요.
마치 핸드폰 벨소리와 같은 음악에 맞추어 재미있는 표정을 지으면서 춤을 추시는데
제 친구는 " 아 어떻게 해" 를 연발하며 즐거워했습니다.
마지막 공연은 다양한 작품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은 현대무용이었어요.
어떠한 기준으로 묶은 것인지, 작품이름은 왜 마이너스 7인지가 궁금했습니다.
맨 처음 중절모과 구두, 의자를 이용한 작품이 나오는데 요 부분이 참 다양한 생각을 하게 했던 것 같아요.
파도타기를 하는데 맨 마지막 사람만 따라가지 못하고, 중간의 한 무용수는 다른 동작을 취합니다.
그러면서 신은 언제나 우리 근처에 계신다고 외치는데,
다 같이 같은 동작과 따라가지 못하고 쓰러져 버리는 마지막 무용수를 보면서
획일화되고 같은 것이 번져나가는, 다른 이들과 똑같이 따라가려고 하는 현대사회가 생각났어요.
음악이 정말 중동의 느낌이 물씬 나더라구요.
중간에는 2인무가 잠시 나오는데 한 무용수가 다른 무용수를 따라가면서도 공격하듯 쓰러지는 모습을 연출합니다.
상처주려다가 상처를 받는 듯한 모습이었어요.
음악이 간단한, 마치 메트로놈이 움직이는 소리만 나서 무용수들이 움직이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습니다.
음악 덕분에 안무에 더 집중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는 관객들도 무대에 올라가서 춤을 춥니다.
잘 어우러지시는 분도 있고 가만히 서 계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마지막 무대를 보면서 느낀 건 무용수들이 정말 춤을 즐기고 있다는 거였어요.
땀을 비오듯이 흘리면서도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에 많이 웃었고 에너지를 한가득 느끼고 왔습니다.
공연 중간 문훈숙 단장님께서 공연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데, 그 때 하신 말씀 중 하나가
관객이 발레를 어떻게 보아야 하냐는 것에 대한 것이었어요.
단장님께서는 이것에 대한 답은 없으며 열린 마음으로 아무 기대없이 그 순간을 느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발레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전문적인 식견도 없지만
무엇보다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고 생각해요.
신고전발레, 현대발레, 현대무용으로 이루어져서 다양한 장르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구요.
이 공연을 위해 한달반동안 연습했다고 하던데 4회만 공연된 것이 아쉽습니다.
취미로 발레를 배우던차에 디스이즈 모던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는데 발레가 클래식하다는 편견을 깨버린 공연이었습니다.
3가지 형태의 공연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첫번째공연인 all shall be가 가장만족스러웠습니다.
빨간 원피스의 발레리나들은 정말 인형같이 보이더군요.
마지막 공연인 minus 7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공연이라 신나는 무대라서 좋았구요.
공영 중간중간에 산만한 느낌이 있긴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웠어요.
언젠가는 발레 공연을 보겠다. 또는 보고싶다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지
직접 발레 공연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왜냐면. 너무 어렵고 생소하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은. 재밌는 설명도 좋았지만.
흥겹게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보고 나서 다음에 또 발레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모던발레로 시작해서 현대무용으로 끝이 난 디스 이즈 모던..
뒤로 갈수록 발레보다는 현대무용답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덕분에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이 정말 춤을 잘 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더미들>은 금속성의 사운드 때문에 머리가 아팠지만
나머지 두 작품은 참 좋았습니다.
특히 <마이너스 7>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아무튼..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주간
: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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