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이 좀 낡은 감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훌륭했고

무엇보다 엔딩이 매력 있었습니다.

자칫하면 식상해 보일 스토리가 개연성있게 흘러갔구요..

앙코르 공연 했음 좋겠다~~

금요일 저녁 공연을 친구와 관람했습니다.
미리 예매를 하고 가서 어렵지 않게 티켓도 구했습니다.
자리는 자유석이라 많은 분들이 빨리 도착하신 상태였습니다.

극은 네평 반 정도의 작은 공간에서 계속 됩니다.
바닥은 검은 돌과 두 개의 문, 그리고 분필로 그려진 사각의 금 안에서 다섯명의 등장인물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B사감과 비슷할 정도로 고지식하고, 인간관계가 삭막하고, 말 한마디에 독이 오른 학원선생 수현입니다.

그녀는 과거의 사랑을 잊지 못해 여전히 그 과거를 끌어안고 있어 무거운 기억을 등에 달고, 현실에서 한 발 정도 떠 있는 어느곳에서 섞이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그녀의 주위의 인물들은 현실에서 있을 법한 개량된 한복을 입고 건강에 좋은 약재차들만 권하는 남선생, 화려하고 얄밉지만 어찌보면 그 속은 착한 것도 같은 젊은 여선생, 연애와 담 쌓은 여자의 가슴을 흔들 정도로 수려한 외모를 가진 새로운 남선생, 마지막으로는 수현의 현실에 금을 그리고 또 지울 수 있게 도와준 과거의 남자, 이렇게 네 명입니다.

수현은 이들과 생활하면서 화내고, 울고, 설레고, 또 후회하며 자신의 과거를 서서히 놓아줍니다.
고백조차 하지 못했던 자신, 미련만 끌어안고 있는 자신,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자신, 이런 못난 모습 대신에 그 언젠가 선물 받았던 작은 손거울을 바라보며 미인처럼 활짝 웃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녀가 언제까지고 웃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상처받고, 스스로 견고한 벽을 만들어 거부하게 되는 것은 비롯 수현 뿐이 아니겠지요.
약했지만 강했고, 겁쟁이였으나 용기 있던 그녀처럼 제 자신도 변화되길.
좋은 연극이었습니다.
사랑하고 또 사랑받고 싶어지게 만드네요.

공연 당첨 사실을 연극 시작 시간 1시간 전에 알게 되어서..
땀을 줄줄 흘리며 부랴부랴 달려갔는데도 정말 안타깝게
10-15분 정도 앞부분을 보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쉬운 부분인데.. 그래도 연극을 보러 가기 전에
대충 전반적인 시놉시스를 읽고 간 터라 후에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데에는 큰 무리가 없더군요. 다행이라면 참 다행인 일이었어요.

B사감..
정말 이 시대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인물이었습니다.
여자로써 예뻐지고 싶고, 사랑 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고...
누구나 꿈꾸는 그런 평범한 사실이잖아요.
그래서 더욱 공감가고 이해되고 즐겁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줄거리가 너무 지루하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고..
웃기도 많이 웃고 중간 중간 배우분들과 관객이 함께 어울릴 수도 있었고..
이게 바로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불어 여성들 뿐만 아니라 남성분들도 충분히 공감하실 수 있는 연극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 이란 모든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감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모든 분들이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실 수 있으실거라 생각되요.
결말 부분도 각자의 상상에 맡기는 열린 결말이라...
친구와 함께 극장을 나오면서 곰곰히 다시 생각해보고 이야길 나누고 할 수 있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보는데서 그치는게 아니라 다시 생각하면서 공연의 여운을
좀더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제대로 보고 싶은 연극이었습니다.
친구, 연인과 함께 보시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B사감은 러브레터를 읽지 않는다>는 재밌고 딱 관심가는 제목만큼

실제 공연도 정말 재밌어요 ~

말 그대로 'B사감의, B사감에 의한, B사감을 위한' 연극이에요 .

연극 중간 중간 관객들의 참여도 조금씩 가미되어서 , 배우들과 소통을 하고 있는 느낌도 들어요.

소극장 연극 공연의 진정한 매력인 것 같아요 ^__^*


다른 배우분들의 연기도 참 좋지만 역시 주인공인 B사감 역의 배우분의 연기가 돋보여요 ^^

결말은 열린 결말이라 각자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은데..

그래서 오히려 더 여운도 남고 한번쯤 다시 생각도 해보게해서 좋았어요. !!

전체적인 내용이 어둡지 않고 흥미롭고 딱 좋아서 연극 보면서 많이 웃었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