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연극을 자주 보러 가는데
요즘은 그 내용들이...... 식상해졌다.
다들 사랑, 억지 개그 등으로 구성이나 내용보다는 재미 위주의 연극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오랜만에
감동을 주는 연극을 찾았다. 무거운 감동이 아니라 깨발랄한 극 중 감초 같은 역할의 배우부터 감동을 선사하는 배우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았다고 해야 하겠다.

학생들이 많이 왔는데
개그 장면에서 다들 웃는 것을 보니 눈높이까지 맞췄다는 점에서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모두 함께 보기에 참 좋다고 생각했다.

또한
나이드신 부모님 모시고 본다면
100% 감동 확실하다.
내 옆에 앉으셨던 어르신은 울면서 보시더라.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좋은 연극을 오랜만에 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배우분이 나오셔서 공연의 에티켓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장르가 코미디이기 때문에 마음껏 즐기시면서 웃으시길 바란다고 하셨다. 웃을 준비를 하고 시작된 공연. 박수 치면서 웃다가 훅 들어온 먹먹함의 눈물에 깊은 생각이 들었던 공연이였다.

어느시골의 미용실. 중년의 미용사는 동네 사랑방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동네할머니들만 오는 오래된 미용실은 시에서 무료로 해주는 모델링도 하지 않고 오늘도 할머니들의 사연을 들으며 커피를 타주고 있다. 도시의 대기업에 다니는 딸이 내려온다. 미용실을 리모델링 하자는 딸의 성화에도 반대하는 엄마의 속깊은 뜻은 따로 있는데.....
그 딸은 엄마의 마음도 모르고 엄마는 꿈도 없이 살아간다며 무료해 보이는 삶을 비난하지만..
누구를 위해 내 꿈을 버렸는지. 왜 꿈을 버릴수 밖에 없었는지 위로해주는 공연이였다.

공연이 끝난 후 언니들과 나오면서 언니가 "꿈이 뭐였어요?"라고 말하자 나는 "나도 계속 그 생각했어요. 나는 동화작가였는데...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고 싶었어요. "라고 말했다. 다른 언니는 "나는 모르겠더라구. 내 꿈이 뭐였는지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헤어지고 난 후 막내오빠한테 문자를 보냈다. "오빠 언니와 공연을 봤는데 공연 내용에서 내 꿈에 대한 말이 나왔어요. 언니가 꿈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데 목소리가 조금은 서글퍼 보였어요. 오빠가 언니와 공연이야기도 하면서 언니의 이야기와 나누어봐요"라고 보냈다.

특히 허리 굽은 어르신 역은 배우 4인 외 고스트 한 명 왔다 갔다는 느낌이 있다.

시작이 좋았다. 우울한 시기에 웃게하는 무대 시작~... 요즘 우울해하는 부인과 오랫만에 웃음을 함께 해서 좋았다. 연극이 진행 되면서 어머니 생각에 울컥하고 가슴에 뜨거운 먹먹함이 있었지만 연극을 통하여 오랫만에 효자가 된 느낌은 무엇 일까요?
자식을 위하여 희생하시는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님들을 응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연극을 꼭 보시길 바라는 마음 입니다. 롱런하는 별이네 허어살롱이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 엄마 이야기 지금 나의 이야기 그리고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많이 웃고 많이 웁니다 티슈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