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아쉽기도 하고 ㅎㅎ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를 최근에 재밌게 봤는데, 약 3주간 <맥베스> 뮤지컬 공연을 한다고 해서 바로 예매했다. 일찍 예매해서 5열 중앙에서 관람했고, 배우들의 표정 연기와 디테일이 다 보이면서도 전체적인 무대가 한눈에 보이는 좋은 자리였다. 입장 전 맥베스 책갈피를 증정해줘서 좋았다.

원작과는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특히 결말이 많이 달랐는데 이 뮤지컬의 결말이 더 마음에 들었고, 더 현실성 있었다. 현 상황에서 보아야할 시기적절한 주제이다. 악은 반복되며 그에 휘둘리지 않아야한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원작에서 비중이 크지 않았던 맥베스 부인 (맥버니) 이 맥베스와 같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욕망에 사로잡힌 두 주인공의 연기가 매우 매력적이었다.

노래도 좋고 연기도 잘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맥베스는 욕망에 사로잡히기 전에는 매우 평범한 인물이었다. 기대가 좌절되고, 맥버니가 바람을 불어넣으니 같이 욕망에 휩쓸려버렸고 불안에 떨다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누구나 맥베스와 같은 상황에 처하면 욕망에 사로잡힐 수 있다. 이 뮤지컬의 결말도 그것을 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도 자신의 양심을 따르며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옳은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몽입력 최고

맥베스 부인의 심리를 묘사할때 핏빛으로 물드는게 상당히 인상깊더군요. 이펙트를 너무 훌륭하게 쓰신거 같았습니다. 결말 부분은 허망하게 여기실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삶의 유희 속에서 춤추는 광대 같았다고 해야할까요. 결국 똑같은 비극이 멈추지않고 이어지는 것이고, 삶의 허무함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왈츠와 이 연극의 고유한 연출을 통해서, 이를 더욱 부각시키는 것도 훌륭했고요. 맥베스를 안보신 분들도 재밌게 볼만한 접근성 높은 연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쉬운건 대사들이 잘 안들리기기도 했고, 이런 이유에서 맥베스의 아버지나 자식들의 의상이 일반 병사와 똑같으니 처음엔 뭐하는 인물인지 도저히 모르겠더군요. 이런식으로 맥락적으로 파악해야하는 부분이 좀 있었어서 아쉬웠습니다.

너무 좋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