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파우스트에서 확인했던 가장 강력한 점은 인간의 욕망에 있다. 다른 세계에서 사는 인물들은 자기만의 목적을 가지고 삶을 산다. 특히 인간이 만든 사회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목적 이상의 무엇을 추구한다. 우리는 그것이 욕망임을 발견했다. 존재의 수단으로 직업을 갖고 공부를 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며 산다. 신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얻는 것도 나의 욕망을 대신 할 존재에게 얻는 쾌락이다. 파우스트는 신을 알고자 했고, 그래서 악마와 계약을 했다. 알고자 하는 욕망이 자신을 갉아먹기 시작한다. 육체와 정신이 죽어가면서 동시에 타인이 성장한다. 그런..

대구 젊은 연극의 최전선, 연극저항집단 백치들의 2014년 역작 리비도 파우스트는 괴테가 25세에 탈고한 파우스트의 초고본‘우어 파우스트’를 원안으로 재구성했다. 방대한 분량과 철학적인 깊이로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파우스트와 달리 비교적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우어파우스트는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장점을 지닌 텍스트라 할 수 있다. 백치들은 독회부터 시작해 6개월 이상의 극본 재구성 작업을 거쳐 새로운 우어파우스트를 창작해 2014년 한울림골목연극제에 내놓았다. 등장하는 인물을 파우스트, 메피스토펠레스, 그레첸,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