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두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다면 어떻게 마무리하면 좋을지 생각케 하는 연극

전시상황의 비극을 블랙코미디로 잘 풀어낸 극

얼마나 좋을까요
아파서 누워있더라도 자신의 지난 날들을 돌아보며 ''아 그래 내 인생도 나쁘지 않았어'' 하고
웃으면서 죽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이런 한가하고 평온한 상황이 아닙니다
어떤 전쟁의 포로로 잡힌 사람들이 한 명씩 순서대로 처형당하게 되어있는 상황으로 시작합니다
6명의 사람이 10분마다 끌려나가게 되는데 한 사람이 남아있는 시간을 의미있게(?)
사용하자 그렇게 툭 던진 말로 초조하게 기다리는게 아니라 농담을 하게 됩니다
( 확실하진 않지만 제 기억대로는 그렇습니다 ㅠㅠ)
첫번째 사람은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이라 웃기도 잘 웃고 또 농담도 잘해요
그래서 초반 조금 가벼운 분위기지만 바로 끌려나가 총살당하게 되고
남아있는 사람들이 조금씩 죽음의 무게에 압박당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무거워지고
이기적인 모습으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형수의 모습으로 묘사됐지만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삶앞에 긍정적인 사람 ,열심히 살지만 잘 안풀려도 나름대로 웃을줄 아는 사람
위기가 닥쳐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는 사람
그리고 내가 남보다 위인줄 알았는데 상황이 역전되는 인생의 아이러니등등

가장 끝까지 살아남았던 그리고 극을 보는 내내 가장 오래봤던 할아버지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붙여가며 비겁한 방법으로 끝까지 살아남지만
마지막엔 오히려 빨리 다가오지 않는 죽음의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이
저 또한 길고 외롭고 초조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살아온 시간 또 살아가야 할 시간 그리고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바라보게 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첫번째 사형수 이 방에서 가장 멋진 사람이 처음 나가게 될거라며 호탕하게 웃으시던
구도균 배우님 정말 멋졌습니다!!

재미도 있지만 생각해볼거리도 많은 연극이었는데
아쉽게 막공이네요

재밌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