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문 리뷰를 보고 왠지 끌려서 예매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이 다가오자 임종을 지키기 위해 자식들이 고향으로 오면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로 두시간 남짓의 공연을 채우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자라서 결혼하고 나가게 되면 형제들은 아무래도 멀어지죠. 명절때나 서로 만나서 안부를 묻게 되는 사이가 되고 말죠. 집안의 경조사때나 보는 형제들은 만나면 다투기 마련이구요.

3일만에 죽는다던 아버지가 석달을 넘기자 기다리던 자식들은 각자의 상황을 내세우며 다투기도 하고, 과거의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그러면서 갈등하면서 다시 화합합니다. 어느 가정에서나 있을법한 이야기는 튀는 흐름 없이 잔잔히 흘러갑니다.
장의사 지씨 아저씨는 이런 잔잔한 흐름에 톡 튀는 탄산음료처럼 활기를 부여합니다. 고향마을 어느곳에나 꼭 있을법한 지씨는 죽어가는 아버지를 언니라 부르며, 전쟁때 고생담을 부풀려 이야기하고, 취한김에 부모를 대변해서 자식들의 행동에 서운함을 드러내보이기도 합니다. 지씨가 없었다면 다소 밋밋한 극이 됐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 역할의 배우 연기는 다소 형식적이어서 아쉬웠습니다. 어머니 연기가 사실적이었다면 조금더 슬픈 감정을 끌어낼 수 있었을 텐데요.

자극적인 소재는 없지만 잔잔히 흘러가던 이야기는 십년후로 점프하여 마무리 됩니다. 담백하고 따듯한 국 한그릇을 든든히 먹은듯한 연극 이었습니다.

잘봤습니다 ^^

근래본공연중에 최고였습니다 강신일씨와 김민재씨의 호흡이 인상적이네요 믿고보는 차이무!!

참 따뜻하고 좋은 공연 이었어요!

내가족이야기고 또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