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너무나 훌륭한 연기를 감상했습니다.
대극장 무대인데도 세배우들의 발성과 호흡은 마이크를 사용한것보다도 잘들렸습니다.
전쟁....이연극을 보면서 절대로 이땅에 그리고 우리 인생에 이단어는 없어야함을 느꼈습니다.
전쟁이 오랜세월 계속됨으로 가치관과 판단이 흐려지고 마음엔 모두들 엄청난 무게의 짐을 지니고 살아가는 모습들...
이무거운 주제를 세배우는 아주 잘 표현해내고 있었습니다.
옆에 포탄이 떨어지고 몇천구의 시신이 있는데도 그속에서 부부는 사랑을 하고 시체를 처리하면서 생계를 이어가죠.
국방경비대원을 오래전 집을 나가 생사를 모르는 자신들의 아들로 믿어버리는 부부.
전쟁을 겪으며 자아를 상실하고 오직 명령만 주입되어버린 국방경비대원.
자신의 정체성. 기억, 사물을 보는 가치관 까지도 모두 변하게 하는 전쟁을 이연극은 잘 표현했습니다. 보고나서 많이 생각하게 하는 그런 연극이었구요.
연출력, 연기력, 무대 , 어느것 하나 나무랄대가 없었습니다.
세배우 모두 너무나훌륭한 연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오랜만에 제대로 된 연극을 보았습니다.
가벼운 주제, 코믹극 일색인 최근 공연의 동향과 달리,
깊이가 느껴지는 공연을 만났습니다.
역시, 거장은 거장이라는 진리를 다시 느끼면서...

아리엘도프만에 대해 아는 것은 아르헨티나출신의 미국작가라는 것,
<죽음과소녀> 같은 공연들이 국내에서 올려진바 있다는 것 정도.

그러나 국내 연극의 거장 '손진책' 연출에, '권성덕' '김성녀' 출연이라니..
공연에 대한 큰 기대를 가지고 공연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과는 기대이상!!!!

정말, 오랜만에 본 잘 숙성된 연극의 느낌.
'아~ 연극이라는게 그런 거였지.'를 되새기게 만드는 공연이었다.
작품 자체가 지닌 사회성, 시대성은 현대 한국인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줌은 물론이며,
그것을 무대에서 풀어간 방식 또한 뛰어났다.

세명의 등장인물이 무대를 꽉채워야 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다수의 군중으로 흡사 인해전술과 같은 공연을 만들어왔던
'미추'의 공연과는 분명 다른 공연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인물 대신, 변경의 어느 집안을 옮겨놓은 듯한 무대장치가 있었고, 30년 동안 내공을 다져온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루할 틈 없이 곳곳에 장치를 마련해 놓은 연출의 훌륭한 솜씨.. (그리고 그것들을 찾아가면서 보는 재미란!)

오랜만에 느껴지는 명작의 깊이.
제대로 된 연극 한편 보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