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봤습니다

일베.독재정권.신자유주의 계급사회.예술계 블랙리스트.위안부.세월호. 심지어 최순실게이트까지.
사회풍자극인줄알고 봤다면 이정도까진 아니었을텐데.
너무 많은내용을 한 솥에 담으려고했다.
지난달 세종문화회관에서 본 함익이라는 연극의 후반부에, 교수의 권위주의적 태도에 대한 반항으로
연극과 학생들이 학기말공연인 햄릿을 싸구려 학교실태풍자극으로 비틀어서 발표하는 장면이 있다.
연극 햄릿아비는 그것을 늘려놓은것 같다.
사회풍자극을 해선 안된다거나 그 내용에 제한이 있어야한다는 말이 아니다.
어쨌든 연극이라는 틀 속에서 예술성을 담았어야했다.
차라리 학내 대자보를 보거나 아고라의 장문의 게시글을 읽겠다.

햄릿아비라는 제목이 들어간 이유도 알겠고, 극 전체의 일관된 흐름을 주인공 배우의 움직임으로
보여주려고 한 노력도 알겠지만 너무 직설화법이다. 다보고나서 아! 하고 느껴지는게 아니라
무슨말인지 알겠으니 이제 그만... 이라는 생각만 든다.
중간에 삽입된 배우다섯명의 멘트는 -이또한 의도된 연출이었겠지만- 심각하게 흐름을깼다고 본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은 대단하다.
대상과 연출상을 받은 이유는 모르겠고 연기상 받을만했다는 생각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