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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관전 포인트…뮤지컬 vs 영화 비교

작성일2021.03.26 조회수2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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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주연으로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엑소시즘의 포문을 연 영화 '검은 사제들'이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지난 2월 25일 개막한 이 작품은 '영화 원작에 충실하면서 뮤지컬만의 언어로 새로운 오컬트 장르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화와 뮤지컬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장르다. '검은 사제들' 원작 영화와 뮤지컬을 보고 오루피나 연출, 김효은 작곡가, 강남 작가에게 뮤지컬 '검은 사제들'만의 3가지 관전 포인트에 대해 물었다.
 





'검은 사제들'에는 신에 대한 믿음보다는 동생을 잃은 것에 대한 속죄로 신학교에 들어간 신학생 최부제와 구마 예식을 행하던 중 교단의 눈 밖에 난 김신부의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뮤지컬에서 두 사제의 관계는 어떻게 표현될까?
 
POINT1 이 장면 영화에는 없다!

오루피나 연출
최부제와 김신부의 관계는 한국적인 나이의 차이, 어른과 젊은 사람, 이런 개념이 아닌, 서로의 아픔과 집념을 알아본 두 사람의 동질감, 동료애, 이러한 관계를 더 강조하고자 노력했어요. 이런 관계가 잘 드러나는 장면은 극의 후반부 첫 구마를 실패한 뒤 김신부가 영신이를 죽이려고 하고, 그 순간 최부제가 돌아와서 '아직 닭이 밝습니다' 하는 장면이에요. 원래 영화 원작에서는 김신부가 영신이를 죽여서까지 끝내려는 장면은 없으나, 김신부의 캐릭터를 더 단단하게 구축하고자 영신이에게 ‘너보다 먼저 포기한 이 어른을 미워해라’라고 말하며 죽이려고 하는 장면을 추가했죠.

그리고 다시 돌아와 그 장면을 본 최부제는 그렇게라도 마무리 하려하는 김신부의 의지를 느끼고 함께 구마를 해낼 마음을 먹게 되죠. 김신부의 강단 있는, 하지만 인간적인 성격과, 최부제의 항상 회피하지만 결국 자신의 선택으로 트라우마를 겪어내는 성격을 이 장면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김신부와 최부제는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이상 증세에 시달리는 이영신에게 악귀를 쫓는 구마 예식을 진행한다. 선과 악이 교차하는 이 예식에서 영신의 몸에 씌인 악령은 앙상블 배우의 몸과 목소리를 통해 관객들에게 생생히 전달된다.
 
POINT2 구마 예식

오루피나 연출
무대 예술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들의 연기로 많은 것을 의인화해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품에서 영신이의 몸 속에 있는 크고 작은 마귀를 앙상블 배우들이 함께 움직이면서 표현하고 있어요. 실제 영신이가 마귀가 아니라 영신이의 몸을 마귀가 조종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더 가시적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검은 사제들이 싸우는 상대, 즉 마귀의 부피감을 키우고 싶었죠.

구마씬은 화려한 쇼의 느낌보다는 기괴하게 움직이는 (영신이와 몸이 붙어서 움직이는 마귀, 벽을 타고 움직이는 마귀, 그림자로 이상한 모습으로 표현한 마귀 등) 마귀들과 그에 맞서 싸우는 사제들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이 장면에서 특히 사제들이 마귀에게 밀리지 않고 버티는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연습 중 배우들과 여러 시도를 해보기도 했어요.

김효은 작곡가
뮤지컬 '검은 사제들'은 인간의 감정이나 상황뿐만 아니라 악과 그에 맞서는 ‘선’이라는 보이지 않는 실체를 표현해야 하는 게 큰 과제였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간의 얼굴을 한 존재, 아름다움 뒤에 숨은 존재였기 때문에, 그런 악이 극이 진행됨에 따라 점점 가면을 벗으며 맨 얼굴이 드러나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또 음악으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은 효과음을 사용하여 영화에서 느꼈던 공간감이나 무드를 공연에서도 느끼실 수 있게 작곡하는데 중점을 두었고요. 

구마 예식 첫 장면은 탱고와 클래식을 사용하여 사제들을 조롱하는 악을 기괴하고 표현하고 싶었고, 두 번째 구마 예식 장면은 영화에도 사용된 그레고리안 성가 'Victimae paschali laudes' 멜로디에 편곡을 더해서 도입부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사제들의 합창과 종교적 색채가 강한 선율을 사용했고, 구마 의식에 사용되는 종소리와 마귀의 목소리에 겹쳐지는 효과음, 기도문을 읊는 소리 등도 추가하여 표현해 영화와 는 또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팽팽한 긴장감이 흘러나오는 악귀와 두 사제들의 대결인, 구마 예식이 모두 끝난 후반부 서사는 영화보다 뮤지컬에서 압축적으로 표현된다. 창작진들이 원작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면서 가장 고민한 지점은 무엇이었을까?
 
POINT3 캐릭터의 변화

오루피나 연출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한 것이 캐릭터의 변화였어요. 악귀와 사제들이 싸우는 것이 하나의 큰 사건이긴 하지만 그러한 사건의 앞뒤로 캐릭터의 변화에 대한 것을 더 크게 고민하고 이런 점에 대해서 배우들과도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특히 최부제는 두 번째 구마를 하기 전까지의 태도와 두 번째 구마 예식 후 가장 어려운 마지막 임무까지 해내는 모습을 통해 “인간은 인간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가장 마지막 장면은 결국 함께 하게 된 두 ‘검은 사제들’의 이미지를 통해 구마가 성공했다는 정보와 함께 작품의 주제까지도 함축해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관객들에게도 이런 의도가 잘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강남 작가
원천 컨텐츠가 2차 창작이 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원작이 좋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몫은 좋은 원작을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각색하여 그것이 음악과 안무 등 무대에서만 할 수 있는 표현법으로 구현되도록 하는 것이고요.

'검은 사제들'은 표면적으로는 선과 악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결국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도 몰라주고 아무런 보상도 없는 일에 뛰어드는 인간, 두려움에 도망쳤지만 늦더라도 다시 돌아가는 인간, 자신을 구해줄 것을 믿고 포기하지 않는 인간이요. 그들을 통해 ‘개개인의 인간은 나약할지 모르나 우리가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연대할 때 (마귀도 물리칠 만큼) 강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뮤지컬 '검은 사제들'은 5월 30일까지 유니플렉스 1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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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네이버 영화, 알앤디윅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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