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호의 골든레코드에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이 들어갔어야만 했다

롯데콘서트홀 처음인데 자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대도 꽤 가깝고 지휘자님 표정 보는 재미 쏠쏠 ㅋㅋ 음향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어요. 조금 울리는 느낌이었어요. 특히 손정범 님 연주는 부드러워서 더 먹먹하게 울리는 느낌이 들었는데 일리야 님은 음이 더 선명하게 들려서 같은 피아노인데도 다르게 느껴져서 재밌었습니다 :)

젊은 지휘자와 음악가들이 함께 하는 감동의 연주회였습니다.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실황으로 들으니 더 좋았어요.

피아니스트 손정범 님과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님이 함께한 무대였고, 프로그램은 베토벤, 리스트, 라흐마니노프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손정범 님은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와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연주했는데요, 섬세하고 절제된 터치 속에 깊은 낭만성과 품격이 느껴졌고, 특히 ''황제''의 3악장에서는 장엄함과 에너지가 폭발하며 무대를 압도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정명훈 지휘자의 해석과는 또 다른, 자유롭고 따뜻한 베토벤이었습니다. 이어지는 라쉬코프스키 님의 리스트 단테 소나타는 감정의 고저를 극적으로 표현해내며 마치 지옥과 천국을 넘나드는 듯한 서사를 피아노 한 대로 완성해냈고, 마지막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는 러시아적 서정과 폭발적인 에너지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객석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악장에서의 몰입감은 공연장의 공기마저 멈춘 듯한 순간을 만들어냈고, 끝없이 이어지는 박수와 탄성은 감동의 깊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음악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그 여운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정말 아름답고도 진한 밤이었습니다.

저번에 라흐마니노프 공연이 좋았어서 예매했는데, 만족스러웠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