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오케스트라 공연을 다녀왔어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로 갔는데요. 오랜만에 간 예술의 전당.. 역시나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음악분수대의 음악과 함께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201회 정기연주회였어요. 정기연주회를 자주 하는 편이더라구요.

부제는 'Mit 17 hat man noch Träume : 열일곱엔 아직 꿈이 있다네' 였어요.

공연에 앞서 지휘자와 곡들을 검새해봤는데요 지휘자님께서 유명하신 분이시더라구요.

지휘자 구자범이 올 3월 군산시향 공연에 이어 거의 4년 만에 교향곡작품을 가지고 관객들을 찾아오는 자리로 악보 안보고 지휘하시는 분으로 카리스마로 유명하시더라구요.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지휘자께서 나오시니 관객들 함성이 어마어마하더라구요.

정말 악보를 보지 않고 연주하시더라구요. 노란 리본도 달고오시구요.

[고레츠키 교향곡 3번 '슬픔의 노래' 3악장 (메조소프라노 : 김선정)]​

세상에서 가장 슬픈 클래식 중 하나로 꼽히는 고레츠키 교향곡 3번은 2차 세계대전 중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당한 폴란드 국민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곡으로 상처받은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손길이 될 것 같았어요. 알고보니 세월호추모곡으로 개사하여 불렀다고 하더라구요.

김선정씨는 1층 오케스트라석 쪽으로 나오시지 않고 2층 합창석에서 나오셔서 노래를 부르시더라구요. 사실 한글로 불렀는지 폴란드어로 불렀는지 가사가 들리지 않았어요. 그냥 목소리와 전반적인 악기들의 어울릶을 들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게 느슨하게 풀어진듯 애절함을 표현했던 것 같아요. 신랑이 자꾸 눈을 손으로 비비는 것 같아서 슬퍼서 우나 쳐다보니 눈에 *기름이 낀 것 같다고.. 신랑은 살짝 졸려하더라구요ㅠㅠ

[랑고르 교향곡 1번 '벼랑의 목가' (아시아초연)]

아시아 초연으로 연주될 랑고르 교향곡 1번은 랑고르가 14세에 작곡을 시작해 17세에 완성 한 작품이예요. 젊은 작곡가의 넘치는 에너지와 크나큰 야망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산자락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길고 긴 고난의 여정을 묘사하고 있어요.

돌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와 거센 파도를 넘어 천국을 꿈꾸는 인간의 영혼, 17세 젊은 천재 작곡가가 세상을 향해 부르짖는 그 처연한 꿈이 작품에 그대로 묻어 있었는데요. 1악장은 정말 격정적인 멜로디가 장난아니더라구요.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하게 계속해서 질주해나가는데요. 너무 어린 나이에 곡을 만들어서 그런가 강약이 없이 강강강강 하다보니 살짝 지루한 면도 있더라구요. 지휘자님, 오케스트라 단원분들 진짜 힘들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지휘자님 열정은 정말 두말할 것도 없구요. 열정이 넘치셨어요. 너무 멋지시더라구요!! 다른 악장들에서 다시 조금씩 잔잔해지다가 마지막 악장에서는 1악장에서 썻던 멜로디가 또 나오더라구요. 마지막에는 합창성쪽에서 금관악기까지 더해져서 웅장함이 더해졌어요. 소름이 확 돋더라구요.

곡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신랑은 기대보단 조금 별로였다고 하더라구요. 반대로 저는 별 생각없이 갔는데 지휘자님께 완전 반하구요. 피곤하긴 했지만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열정과 감동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너무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