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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매력만점 마녀들과 왕자의 유쾌한 '코리아 라이프'

작성일2012.08.31 조회수17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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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매일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뮤지컬 <위키드>의 주역들이 저마다 쏟아내는 ‘어메이징 코리아’의 이야기들로 쉴 틈이 없다. 오늘의 핫 멤버는 2010년부터 <위키드>의 엘파바로 변신, 호주를 비롯 아시아 투어 공연에 나서고 있는 젬마 릭스, 호주 명문 예술학교 WAAPA(Western Australian Academy of Performing Arts)을 졸업함과 동시에 <맘마미아!> 소피로 섰으며, 이후 <위키드> 글린다로 변신한 수지 매더스, 그리고 <토요일 밤의 열기>(토니), <아이다>(라다메스), <렌트>(로저), <헤어스프레이>(링크), <금발이 너무해>(워너) 등 브로드웨이 스타로 맹활약 중이며 최근 <위키드>의 피에로로 한국 땅을 밟은 리처드 H 블레이크다. 이들이 지난 3개월 간 공연과 함께 보고 느낀 한국 이야기판에 기자도 은근슬쩍 껴 봤다.

“흥미진진 한국 생활”

공연 전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들었어.
-일제히 한국말로-
수지 매더스(이하 수지):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름이 뭐예요? 예뻐요.
리처드 H 블레이크(이하 리처드): 안녕하세요? 한국어 못해요. (웃음)
젬마 릭스(이하 젬마): 제 이름은 젬마입니다. 여보세요? 영수증 주세요.

생활 한국어는 문제 없겠는걸? 공연 전 하루 일과가 궁금해.
수지: 공연 전엔 최대한 말을 많이 안 하려고 해. 알다시피 <위키드>는 대형 공연이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공연하잖아. 아주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해서 그 전엔 최대한 조용히 있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쉬지. 주말엔 낮 공연까지 있는데 전날 밤 11시에 공연이 끝나니 그야말로 기진맥진이야.

리처드: 한 살 난 아들이 있어서 아침에 6시나 6시 반에 일어나는 편이야.

수지
: 그럼 전날엔 숙소로 돌아가자마자 자는 거야?

리처드: 아니, 새벽 1시 반이나 2시쯤? 아기가 자고 있다가 한번 깨는 시간이 그때쯤이라 마사지도 해주고. (웃음) 요즘엔 아침 먹고 시내 관광을 많이 다니고 있어. 그리고 돌아와서 공연 준비하고. 갈 곳도, 구경할 것도 많더라고. 주로 미국에서만 지내서 다른 나라에 가 볼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한국은 아주 익사이팅 한 곳이라 많이 돌아다녀보고 싶어.

젬마: 난 일어나서 운동하고, 남편하고 페이스타임으로 이야기 하는데 정말 그 시간이 행복해. 남편은 지금 미국에 있거든.

"전통과 현대, 존중과 배려의 문화, 마음에 쏙~ "

젬마와 수지는 리처드 보다 먼저 한국에 왔잖아. 가 본 곳 중에 추천해 주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수지: 홍대, 특히 합정을 더 좋아해. 월요일 저녁은 외식을 하는데 합정에는 정말 환상적인 커피숍이 많아. 커피도 아주 훌륭하고 많이 붐비지도 않고. 리처드도 좋아할 것 같은데?

리처드: 어머니가 10일간 한국에서 지내셨는데 홍대에 가서 저녁도 먹고 시간을 보냈었지. 아주 재미있는 곳이더라고. 그런데 지금은 진정한 의미의 관광을 좀 더 하고 싶어. 남대문시장, 한국의집, 궁궐 같은데 말이야. 근데 홍대 커피숍에서도 무료 와이파이가 되나? 미국 스타벅스에서는 되는데 여기서는 한국 통신사를 사용하지 않으면 무료 와이파이를 쓸 수 없는 것 같더라고.

젬마: 아냐, 매장 매니저한테 물어보면 돼. 한국에 무료 와이파이 되는 곳이 굉장히 많아.
수지: 코코 브루니! 거기는 와이파이가 팡팡 터져서 너무 좋아. (웃음) 아 맞다! 나 요즘 완전 중독된 거 있는데, 패션5 팥빵!
젬마: 오마이갓, 오마이갓! 너무 맛있어! (일동 폭소) 인사동이 너무 좋아서 벌써 세 번이나 갔었는데 아주 아름다운 곳이야. 아주 평화롭고 전통적인 집이나 가게들도 많고. 예쁘고 특별한 물건들도 많아서 한국 떠나기 전에 가서 내가 쓸 거나 선물들을 많이 살 거야.


수지: 우리 공연팀에 채식주의자가 있는데 같이 인사동에 있는 전통 음식점에 갔었거든? 전통 춤도 볼 수 있고 템플 푸드가 많아서 그 친구가 아주 좋아했지. 정말 훌륭했어.

리처드: 새로운 도시에서 낯선 것들을 경험해 보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 문화, 역사 등을 알 수 있고. 한국의 건축물들도 아주 아름답고 놀라워. 미국은 높은 빌딩들이 많은데, 서울은 빌딩 사이에서 전통적인 건축물들을 발견할 수 있어. 미국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잖아.

예전에 한국에 대해 어떤 인상들이 있었는데?
리처드: 사실 한국에 대한 정보나 이미지들은 많지 않았어. 여기 오기 전에 구글에서 역사나 가 볼 만한 곳을 검색해 봤지.

수지: <캣츠>나 <지킬앤하이드> 투어 팀에 있던 친구들이 조금씩 한국에 대해서 이야기 해줬었는데, 쉴 수 있는 곳도 많지 않고 다들 바쁘게 다니거나 또 영어를 못해서 의사소통이 힘들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와 보니 정반대야. 사람들은 너무나 친절하고 어디든 가기 편해.

젬마: 뉴욕처럼 서울도 바쁘고 인구도 많은 도시인데 사람들은 아주 점잖고 예의가 바르다고 들었지.
수지: 맞아! 그건 정말 인상적인 부분이야. 윗사람에게 예의가 바르고 존경심을 갖는다는 거 너무 좋다고 생각해. 이런 문화가 정말 마음에 들어.

리처드: 지하철이 무척 깨끗해서 놀랐어. 통화할 땐 소근소근 대화하고. 특히 양 옆 두 줄로 나란히 서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사람들이 먼저 내린 후에 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어. 뉴욕은 타는 사람과 내리는 사람이 엉키거든.

"한국 관객, 한국 뮤지컬 어메이징~"

한국 관객들은 어땠어?
젬마: 패뷸러스(fabulous)!
수지: 어메이징(amazing)!
리처드: 판타스틱(fantastic)! (일동 웃음)

수지: 정말 공연을 마음껏 즐기고, 공연 후에도 분장실 문을 열고 나가면 언제나 환영해 줘서 기분이 좋아.
리처드: 한국어 공연이 아니라 얼마나 작품 전달이 잘 될 수 있을까, 했는데 첫 공연 후 그런 걱정이 완전 깨졌지. 아주 놀라웠어.
수지: 맞아! 첫 공연 때 ‘파퓰러’를 부르는데, 관객들이 다들 웃으면서 즐겁게 보더라고. 공연 끝나고 젬마랑 같이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하면서 깜짝 놀랐잖아.


얼마 전 수지는 무대 위에서 넘어지기도 했다던데. (웃음) 실수할 때도 있지?
수지: 2주 전쯤 무대 위에서 달리다 넘어져서 오케스트라 피트 근처까지 미끄러졌었어. 바로 일어나서 다음 장면을 했는데 당시에는 놀라거나 당황할 겨를이 없어. 바로 다음 장면으로 이어가는 거지.

리처드: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실수를 하면 관객들이 한편으로 즐거워하는 것도 같아. 그런 상황은 거의 안 일어나니까 관객들이 볼 기회도 드물잖아. 그들에게 어쩌면 특별한 밤이 될 수도 있는 거지. “나 오늘 어떤 배우가 실수하는 거 봤다”하면서 웃기도 하고. (웃음) 그게 바로 공연이 가진 흥미로운 점 아닐까.

그런데 대부분의 실수는 관객들이 알아차리지 못해. 배우들만 아는 거지. 아! 공연을 몇 번이나 보러 오는 열정적인 관객은 작품의 99%를 아는 것 같아. (웃음) “왜 첫 공연 땐 이렇게 했는데 오늘을 저렇게 하셨나요?” 라고 묻기도 하고. (웃음)

한국에서 공연이 이렇게 잘 될 거라고 예상했었어? 곧 20만 관객을 돌파하잖아.
젬마: 잘 되길 바랬었지. <위키드>는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작품이잖아. 그렇지만 막을 올리기 전까진 그 무엇도 쉽게 예측할 수는 없었고, 첫 공연을 끝낸 후에 수지랑 “아, 잘 될 수 있겠다, 관객들이 정말 좋아하시는구나’하는 걸 느꼈지.

수지: 한국 팬들은 정말 대단해. 그리고 한국의 뮤지컬 시장도 대단한 것 같아. 지하철 안에 텔레비전에서 7, 8편의 뮤지컬 광고들이 번갈아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 젬마랑 나는 호주에서 왔는데, 호주에서는 1년에 몇 편 밖에 뮤지컬을 하지 않거든. 이런 다양한 바탕들이 지금 <위키드>의 성공에 도움이 된 게 아닐까?

리처드: 무엇보다 이야기의 힘이 크다고 생각해. 두 명의 강렬하고 인상적인 여자 캐릭터의 힘이 크지. 난 두 사람보다 늦게 한국에 왔으니 반응을 체감할 수는 없었지만 <위키드>는 전 세계 모든 프로덕션에서 다 신기록을 세우며 잘 되고 있고 그런 모습들도 한국 관객들에게 큰 기대와 만족감을 준거라 생각해.

"궁금해! <위키드>의 비밀 "

몇 가지 공연의 비밀이 궁금한데, 가장 먼저, 녹색 분장은 잘 안 지워져?
젬마: 몸, 팔은 바디스타킹을 신고, 얼굴부터 목까지, 손, 손목은 녹색칠을 해. 땀을 많이 흘리면 상대 배우 얼굴에 녹색 분장이 조금 묻기도 하고.
리처드: 엘파바랑 키스씬을 하고 나면 온 얼굴에 녹색이 묻기도 해.(웃음)
젬마: 그래? 공연 중간에 보니 내 눈썹 분장이 리처드 얼굴에 묻어 있던데?(웃음)

리처드: 정말? 그건 몰랐네.(웃음) 그 장면은 마치 내 얼굴을 먹어버릴 것처럼 키스 장면이 길잖아.(웃음) 내 머리카락에도 녹색 분장이 묻는 걸.(웃음) 미국 공연에서는 그 장면 전에 피에로 얼굴에 파우더를 한 번 더 바르기도 해. 덜 묻으라고.


젬마: 분장을 지우는 건 생각보다 간단해. 샤워실로 직행!(웃음) 15분 정도 걸리는데, 일반 클렌저는 아니고 민감성 피부에 맞는 클렌저를 사용하는데 한국에는 없어서 한 번 살 때 20개씩 사 두고 쓰지.

엘파바가 ‘디파잉 그레비티’를 부르며 하늘로 솟잖아. 플라잉 기술인가? 아니면 무대 장치가 솟는거야?
젬마: 어쩌나, 그건 프로덕션 비밀이라 절대 이야기 해 줄 수 없는데. (웃음)
리처드: 엘파바 역을 캐스팅 할 때 하늘을 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거지. (웃음)

피에로가 처음 등장할 때 타이트한 바지에 놀란 관객들, 많을 걸?(웃음)
리처드: 아~주 타이트하지.(웃음) 그래서 공연 전 큰 치즈버거 같은 건 먹지도 못해.(웃음)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건 아니야!(웃음) 물론 아주 훌륭한 의상이고, 왕자니까 다른 일반인들하고는 좀 다른 옷을 입는 거고. 그런데 색도 크림색이라 살 같잖아. (웃음)

옷을 가장 많이 바꿔 입는 사람은 글린다처럼 보이는데. 특히 ‘원 숏 데이’ 전 의상 체인지는 너무 순식간이라 놀라워.
수지: 맞아, 25초 만에 다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해. 그 전 장면을 끝내고 젬마랑 나랑 무대 뒤로 나가면 의상 체인지를 도와주는 분들이 있어. 젬마는 세 명이나 따라 붙고, 나는 한 명이 도와주는데, 무대 뒤로 나가면서 자켓 단추를 풀고 스커트는 벗으면서 뛰어가는 거지. (웃음)

무엇보다 글린다가 돋보이는 장면은 ‘파퓰러’가 아닐까 해. 너무 사랑스럽고. (웃음) 각자 알고 있는 ‘매력적인, 인기남녀’가 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리처드: 파란 눈의 한 살짜리 아이를 항상 데리고 다니면 돼. (일동 폭소) 한국에 아내, 아들과 함께 왔는데, 아들과 다니면 어딜 가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만지고, 사진 찍고. (웃음) 나보다 훨씬 인기가 많아.

타인을 존중하고 윗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정말 중요한 것 같아. 서양 문화와는 다른 한국의 그런 문화는 정말 존중하고 싶어. 또 항상 웃는 얼굴! 웃는 건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고 마음의 문을 연다는 표시잖아. 미소는 언제나 매력적이지.

수지: 한국어를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아닐까?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면 언제나 환하게 웃으면서 잘 대해 줘.
리처드: 문제는, 그러면 계속 한국어로 대화하려고 한다는 점이야. (웃음) 난 인사말 밖에 못하는데.(웃음)


"한국전 참전한 할아버지의 삶 알고 싶어"

앞으로 공연이 한달 반 남았어. 한국을 떠나기 전 ‘이건 꼭 해보고 싶다’ 하는 게 있다면?
젬마: 아직 서울 타워에 못 가봤어.
수지: 정말? 거기 진짜 좋은데.
리처드: 부산에 꼭 가보고 싶어. 실은 지난 월요일에 KTX타고 다녀오려고 했는데 태풍 때문에 못 갔어. 박물관, 홍대, 합정도 가 보고, 아! 난 골프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골프도 치고 싶네.
수지: 꼭 가보고 싶은데 아직 못 가본 곳, 전쟁기념관이야. 할아버지가 한국전에 참전하셨거든. 건강히 살아계시는데, 60여 년 전에 할아버지가 겪었던 일들을 알고 싶어.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디자인 정혜린(hyelin@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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