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위키드>와 <겨울왕국>의 디바, 이디나 멘젤

작성일2015.03.23 조회수9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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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효린, 에일리, 손승연 등의 커버영상과 기타 무수한 패러디 영상을 낳으며 큰 사랑을 받았던 노래 '렛잇고'의 원 가수 이디나 멘젤이 내달 말 내한한다. 오는 5월 30일 열리는 그녀의 단독콘서트는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최초로 1000만 명의 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의 주제가를 그녀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는 무대다. 그러나 사실 이디나 멘젤은 <겨울왕국>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인물이다. 그녀는 1996년 뮤지컬 <렌트>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하며 단번에 주목받은 데 이어 2003년 <위키드>로 토니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최고의 뮤지컬 배우이기 때문이다.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겨울왕국>을 통해 브로드웨이를 넘어 마침내 팝 디바의 자리에 올라선 이디나 멘젤과의 인터뷰와 그녀의 활약상을 소개한다.

Q 올해 초 슈퍼볼 경기에서 국가를 불렀습니다. 슈퍼볼 무대는 다른 공연과는 달리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영광스런 순간이었어요.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느꼈죠. 미국 국가는 아름답고 뜻 깊은 노래이고, 전 그 노래를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을 담아 부르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스타디움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집에서 슈퍼볼을 시청하는 사람들과 마음으로 연결되길 바라면서요. 가족들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슈퍼볼 참가가 더욱 특별한 여행이 됐어요. 전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슈퍼볼 게임을 보면서 자랐거든요.

Q 이번 내한공연을 시작으로 월드 투어를 진행하게 됐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배우로서 2014년은 제게 정말 엄청난 한 해였어요. 운 좋게 브로드웨이 뮤지컬 <이프/덴>에 출연했고, <겨울왕국>의 성공으로 예전에는 만나지 못했던 각국의 팬들에게 알려지게 됐으니까요. 공연장 규모가 예전에 제가 올랐던 무대들보다 훨씬 커졌고, 그 공연장에서 여러분들께 제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고 감사해요.

Q 첫 한국 방문을 앞둔 소감도 궁금합니다.
이번 투어를 통해 한국을 비롯해 제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여러 나라를 방문할 수 있게 되어 정말 흥분됩니다. 몇몇 나라에는 아들도 함께 데려가려고 해요. 그 아이에게 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죠. 투어 스케쥴이 언제나 빡빡하긴 하지만, 부디 짬을 내서 한국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볼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어요!

Q 어떤 무대를 만나게 될지 궁금합니다. 이번 공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지금도 계속 어떤 무대를 만들고 싶은지, 세세한 부분을 어떻게 만들어낼지 구상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런데 우선 가장 중요한 건 저를 무대에서 최대한 투명하게 열어 보이는 거에요. 브로드웨이에서 일주일에 여덟 번씩 하는 공연이든 투어 공연이든, 전 공연 전마다 항상 좀 긴장을 해요. 하지만 그런 긴장은 저를 그 순간 살아있게 만들어주기도 하지요. 저는 매 순간 살아있는 무대 위의 주인공이고, 그 순간 진실하게 존재해야 한다고 믿어요. 그래서 공연장을 꼭 우리 집 거실처럼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지요.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난 뒤에 작은 창 너머로 제 영혼을 들여다본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요.


Q '렛잇고' 뿐 아니라 <위키드> 엘파바의 노래들을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선곡은 어떻게 하셨나요.
브로드웨이와 팝을 오가는 가수가 결코 될 수 없을 거라는 말을 들었던 사람으로서, ‘렛잇고’를 부르게 된 건 엄청난 행운이에요. <위키드>의 ‘디파잉 그래비티’와 같은 뮤지컬 넘버를 레파토리로 갖게 된 것도 역시 감사하고요. ‘렛잇고’처럼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게 느끼고 또 듣고 싶어하는 노래들이 있다는 걸 알지만, 제가 부르고 싶은 다른 노래들도 많답니다. 제가 이제까지 좋아했던 콘서트는 가수가 자신의 인생과 음악을 엮어 한 편의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그런 공연이었어요. 저 역시 이번 공연을 통해 제가 부르는 노래들이 제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 인간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저를 관객 분들에게 좀 더 깊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Q 많은 해외 뮤지션들이 내한공연을 할 때마다 한국 관객들의 ‘떼창’을 보며 놀랍니다.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렛잇고'를 떼창으로 부른다면 어떨 것 같나요?
‘렛잇고’는 제게 정말 각별한 곡이에요. 전 제가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넘기면 그들이 다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갖게 되리라고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만약 제 노래와 그 노래에 담긴 메시지가 다른 언어로 불려져 제게 되돌아오는 것을 보게 된다면…그건 정말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 될 거에요.

Q <겨울왕국>이 뮤지컬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뮤지컬 출연에도 관심이 있나요?
물론이죠. <겨울왕국>이 뮤지컬로 만들어진다면 기꺼이 참여하고 싶어요!

Q 천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소 목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공연 전 목을 가다듬는 게 아주 중요해요. 공연장에서 가장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을 찾지요. 설령 그곳이 욕실이나 옷장 안일지라도요! 그리고 스팀도 많이 쬐고요.

Q 배우 데뷔 전 웨딩싱어를 하면서 무대와 가수에 대한 꿈을 키워나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신처럼 배우나 가수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제 꿈을 이루기까지 정말 여러 해 동안 노력을 했어요.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배우로 성공한 후에도 레코드 회사와의 계약이 번번이 이뤄지지 않았고, 팝 가수로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죠. 하지만 전 노래하고 연기하는 것을 사랑했기 때문에, 늘 그것에만 집중했어요. 제가 그 시간들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이거에요. 계획 세우기를 멈추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만 집중한다면, 다음 순간 신기한 일들이 일어나고 사람들은 당신이 이 세상에 무엇을 선사할 수 있는지 알아챈다는 것이지요.

Q 그간 많은 뮤지컬 작품에 출연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과 넘버는 무엇인가요.
한 가지를 고르기는 어렵네요. 운 좋게도 좋은 작품에 참여할 기회가 많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오리지널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요.

Q 곧 만날 한국 관객들에게 한마디.
어서 만나고 싶어요!!!
이디나 멘젤은 24살의 나이에 브로드웨이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데뷔작인 <렌트> 초연(1996)에서 모린 역을 맡은 그녀는 극중 비중이 크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 해 토니어워즈 뮤지컬부문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주목받았다. 이후 뮤지컬 <헤어>, <아이다>에 출연하며 꾸준히 활약한 그녀는 2003년 다시 한번 큰 도약을 하게 된다. <위키드> 초연 무대에서 초록마녀 엘파바를 맡아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디파잉 그래비티’를 열창하며 이듬해 토니어워즈 뮤지컬부문 여우주연상을 당당히 거머쥔 것. 2005년 1월 자신의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갈비뼈 부상으로 <위키드>에서 하차한 그녀는 다음 날 공연에 특별 출연해 5분간 기립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뒤이어 오프 브로드웨이의 <씨 왓 아이 워너 씨> 등에 출연한 이디나 멘젤은 2006년 웨스트엔드의 <위키드>에 엘파바 역으로 출연, 주당 3000달러(약 3400만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받으며 명실공히 뮤지컬계의 최고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체스> 콘서트와 <네로> 등에 출연하며 브로드웨이 밖으로도 영역을 넓힌 그녀는 지난해 새 뮤지컬 <이프/덴>의 주인공 엘리자벳을 맡아 브로드웨이에 복귀했고, 이 작품으로 또 한번 토니어워즈 뮤지컬부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건재를 알렸다.
이디나 멘젤은 뮤지컬 배우로서뿐 아니라 가수, 제작자, 영화배우 등 다방면으로 활동영역을 넓혀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난 인물이다. 1998년 첫 번째 앨범 <스틸 아이 캔트 비 스틸(Still I Can't Be Still)>을 직접 제작한 그녀는 지난해 발표한 <홀리데이 위시(Holiday Wishes)>까지 꾸준히 앨범을 발표했다. 그녀의 노래는 영화 <사랑하고 싶은 그녀>와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등의 OST에 수록되며 인기를 얻었고, 지난해 발표한 <홀리데이 위시>는 빌보드차트 10위에 올랐다. 이로써 이디나 멘젤은 토니어워즈 수상과 빌보드차트 10위 진입을 모두 이뤄낸 최초의 뮤지션이 됐다.

<렌트> Take Me Or Leave Me

<글리> Poker Face

이디나 멘젤은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렌트>, 드라마 <글리><헤라클레스> 등에도 출연했다. 2005년 출연한 영화 <렌트>에서는 ‘테이크 미 오어 리브 미(Take Me Or Leave Me)’를 부른 장면으로 대중에게 다시금 그녀의 존재를 각인시켰고, 2010년 인기드라마 <글리>에서는 여주인공 레이첼 역의 리아 미첼과 함께 레이디 가가의 ‘포커 페이스(poker face)’와 <레미제라블> 넘버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 등의 노래를 부르며 화제에 올랐다. <겨울왕국>으로 세계적 스타로 부상한 뒤 <겨울왕국>의 뒷이야기를 담은 단편 <프로즌 피버>에서 다시 한번 엘사를 연기한 이디나 멘젤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총 30여명의 오케스트라 및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라 '렛잇고'를 비롯해 <위키드><아이다><렌트> 등의 넘버를 노래할 예정이다.

모든 스타가 그렇듯, 이디나 멘젤에게도 시련의 기간이 있었다. 이디나 멘젤은 15살때부터 웨딩싱어로 돈을 벌며 수 차례 오디션을 봤고,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후에는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음반 제작사의 문을 두드릴 때마다 번번이 퇴짜를 맞아야 했다. 가정사도 평탄치 않았다. 이디나 멘젤의 부모님은 그녀가 15살이었을 때 이혼했고, 이디나 멘젤 역시 전남편 타이 딕스와 1년여의 별거 끝에 올해 초 이혼했다. 현재 혼자 아들을 키우고 있는 그녀는 그러나 늘 밝고 쾌활한 모습을 보이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존 트라볼타가 그녀를 ‘아델 다짐’이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소개하자, 이디나 멘젤이 화를 내기는커녕 이를 유머의 소재로 활용한 일화도 유명하다. 또한 이디나 멘젤은 2010년 브로더웨이재단을 설립해 브로드웨이를 꿈꾸는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쳐왔으며, 에이즈 환자나 성소수자들을 위한 여러 자선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이디나 멘젤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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