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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무비컬 춘추전국시대 "친숙함 VS 식상함"

작성일2011.06.27 조회수1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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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등을 원작으로 한 무대들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연극 <내 이름은 김삼순>을 시작으로 뮤지컬 <환상의 커플>이 상반기에 개막했고, 하반기엔 뮤지컬 <늑대의 유혹>을 비롯해 <막돼먹은 영애씨> <파리의 연인> <코요테 어글리> 등이 첫 선을 준비하고 있다. 뮤지컬 <궁> <미녀는 괴로워> <라디오 스타> 등도 앵콜 공연을 확정하며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쯤에 이르면 원작 없는 순수 창작 작품이 희귀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9년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시작 2005년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빨래> <뮤직 인 마이 하트> 그리고 2006년 <김종욱 찾기> 2008년 <형제는 용감했다> 등 걸출한(?)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들이 배출된 것에 비해 최근엔 <피맛골 연가>(2010년) <광화문 연가>(2011년) 이외엔 대부분 드라마와 영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 그거~!”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요

드라마, 영화, 소설 등 원작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드는 이유는 이미 잘 알려진 친숙한 내용으로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크다. 한 공연 관계자는 “유명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은 이미 영화와 드라마에서 검증된 컨텐츠로 접근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여기에 따른 마케팅, 홍보비용의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곧 하반기에 소개될 <막돼먹은 영애씨> <늑대의 유혹> <파리의 여인> <코요테 어글리>은 제목만 보아도 어떤 내용일지 감이 온다. 가장 최근 선보인 뮤지컬 <환상의 커플>의 메인 문구 역시, 주인공 나상실이 입버릇처럼 하던 “꼬라지 하고는”이다. 보지 않아도 미리 장르와 주인공 캐릭터를 미리 상상을 할 수 있고, 기대감을 높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

관객뿐 아니다. 작품을 만들어가는 스태프 사이에서 작품 컨셉트, 주제, 캐릭터에 대한 공유가 이미 돼 있어 제작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창작 뮤지컬은 2~3년, 길어지면 4~5년 정도 제작기간이 소요되지만 원작이 있는 작품은 이보단 빨리 제작할 수 있어 제작비 경감 차원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2007년 만화로 잘 알려진 영심이를 내세운 <젊음의 행진>이 캐릭터만 빌려와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로 주크박스 뮤지컬로 접근했다면 그 다음해 소개된 <라디오 스타> <내 마음의 풍금>은 원작의 줄거리, 캐릭터 등을 활용하면서도 뮤지컬만의 재미를 덧붙여 호평을 받았다. <미녀는 괴로워>는 2008년 연말 가장 흥행한 작품으로 기록되며 원작 뮤지컬의 불을 당겨놓기도 했다.

줄거리 요약정리, 그 이상을 원해

하지만 원작에만 의지하고 새로운 접근을 하지 않는다면 관객들의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키기란 불가능하다.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는 작품 컨셉트, 친숙한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 등, 원작 기반의 작품들이 취할 수 있는 강점은 꽤나 매력적이지만 이 좋은 재료를 잘 버무리지 못하면 뮤지컬만의 매력을 잃어버리기 쉽다.



 

2007년 동명의 드라마를 뮤지컬화 한 <대장금>은 장대한 드라마를 2시간 무대에 무리하게 옮겼단 혹평을 들으며 다음 시즌에선 캐릭터 빼곤 모두 바꿔야했다. 줄거리 역시 드라마에서 탈피해 장금이의 요리보단 정치적 대립에 초점을 맞추고, 여주인공의 꿈과 사랑이라는 컨셉트만 그대로 유지했다.

이처럼 드라마나 영화를 무대에 옮기면서 ‘새로운 창작’이라는 개념에 충실하지 않는 한, 돌아오는 건 ‘원작보다 못하네’밖에 없다. 영화와 드라마와는 다른 재미를 원하는 관객들 역시, 줄거리 따라잡기에 급급한 숨가쁜 전개에 실망하며 돌아선다. 공연 관계자들은 “새롭게 창작한다는 의지 없이 원작에만 기대면 작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안일하게 접근하면 오히려 실패 확률이 높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1년 하반기, 드라마와 영화, 책(만화책 포함)을 원작으로 선보이고 있거나, 예정인 뮤지컬은 대략 10여 개. 연극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이 중 작품성으로 호평을 받거나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많지 않음을 생각하면 기대감은 높고, 만들기는 쉽지 않은 게 원작 기반 작품이란 걸 알 수 있다. 자체만으로도 이미  화려한 원석에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군더더기처럼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선 창작열과 아이디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언젠가 한국의 <빌리 엘리어트> 같은 작품이 나오기 위해선 더욱.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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