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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18]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작성일2017.03.06 조회수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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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4년 우란문화재단 개발 지원작에 선정됐다. 이후 2015년 리딩공연과 프로젝트박스시아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마쳤다. 지난 2016년 12월에는 대명문화공장에서 정식공연과 동시에 영어버저 뉴욕 리딩공연,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또한, 향후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공연으로 오픈 할 예정이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작곡가 윌과 작가 휴의 협업 동지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은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라는 작품으로 이미 국내에서 아름다운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작품의 배경은 2050년대이다. 요즘 화두이기도 한 인공지능이거나 미래 로봇사업으로 인간을 대체할 신 성장 동력으로까지 불리는 일종의 4차산업의 미래산업이 활성화된 9월의 어느 날, 이제는 낡고 세태에 뒤떨어져 지고, 기억의 기력마저 상실해가는 고물로 전락해가는 헬퍼벳의 내용이다. 그들의 만남과 사랑은 봄날의 꽃처럼 아주 잠시 피었다가 금세 흩어져 버리고 마는 사라진 슬픔과 같은 이야기다.

 

미래사회라고 해서, 또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이라고 해서, 미래 최첨단의 한곳의 설정일 것이라 여길 수 있고 변화무쌍한 테크놀로지가 번창한 한곳의 얘기일 거라 생각했겠지만 그렇게 나날이 새롭게 변모해가는 미래세상에서 뒤떨어지고 이제는 사라지거나 외면받을 위기에 처한 초기모델인 두 헬퍼벳 ‘올리버’와 ‘클레어’의 만남과 사랑, 이별에 관한 내용이다.

 

둘이 만나 어느 순간 찾아온, 너무나 순수하게 처음 느끼는 사랑의 감정까지 그리고 어느새 이별을 예감하고 준비하고 사라져갈 때까지 순백의 아날로그적인 정서로 인간 그 이상의 인간 내면의 따뜻한 감성과 아름다운 사랑을 펼쳐 보이며 보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결국 커다란 감동을 끌어 낸 귀하디귀한 작품이 탄생했다.

 

 

 

음악 또한 텍스트와 결을 같이하며 미래적이고 기계적인 사운드가 아닌 어쿠스틱하고 아날로그적인 빛깔로 텍스트의 진행에 따른 정서적인 이입을 돕거나 이끌면서 전체 공간의 에너지를 포근하고 날렵하게 감싸 안았다. 오래된 레코드플레이어 음반에서 들을 수 있는 향수 가득한 소리와 너무나 잘 매치되는 상황과 상태에서 머무르는 이미지들, 여름 들판의 반딧불을 찾아가는 순진무구한 여정에서 느끼게 되는 첫사랑의 풋풋하고 애틋한 설렘과 두근거림, 그러나 각별하고 소중하게 간직하지만 결국은 사라져버리는 메타포의 반딧불처럼 헬퍼봇도 그리고 우리의 인생도 언젠가는 그렇게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다시 자각하는 순간, 세상의 모든 시간이 멈춘 듯이, 한없이 고요해지고 진공상태인 것 같은 누구에게나 잊고 있었거나 다시 만날 수 없는 아련한 기억의 순간들을 떠올 릴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추억의 시간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되어 낡아진 헬퍼벗을 연기한 배우 정욱진과 전미도의 열연은 텍스트의 결을 너무도 완벽하게 방점을 찍으며 재현해냈다. 정욱진 올리버의 충직하면서도 순박한 로봇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초절정 훈남 이미지에 충성심과 매너가 몸에 가득 베인 것 같은 건실한 남자에서 처음 사랑을 느끼는 순진무구한 소년의 순박한 감성까지 마치 그 자체가 올리버인 듯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전미도 클레어 또한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기존의 보았던 전미도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그녀는 분명 외계인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걷는 것 이라든지 비틀어진 몸태라든지 모든 움직임이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 인간형 로봇의 행실과 태도에 입을 벌리고 쳐다보며 일거수일투족에 매료당했다.

 

미래사회가 아무리 휴먼 테크놀로지가 빼어나고 진보한다 해도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따듯한 마음의 순수한 감성의 아놀로그적인 정서만큼은, 그런 마음을 움직이는 감정까지 담아낼 수 있을까? 이러한 따듯한 인간애와 휴머니티를 새삼 기억할 수 있게 해준 창작진에게 감사하고 이러한 작품이 있는 한, 우리 마음도 아직은 예전처럼 더 따듯해질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_네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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