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이 ‘장-크리스토프 마이요’(이하 마이요)의 안무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6월 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작품은 지난해 10월 국립발레단의 공연으로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제2회 대한민국발레축제의 김혜식 조직위원장은 “이 작품은 몬테카를로발레단을 이끄는 마이요의 안무작이다. 클래식에서 벗어난 현대적인 작품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무대 장치와 조명, 의상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공연을 볼 때는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무용수의 신체와 다양한 무대의 조화를 본다면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해석으로 재탄생한 ‘로미오와 줄리엣’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1996년 몬테카를로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됐다. 프랑스의 ‘피가로’지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 “등장인물의 강한 개성과 놀라운 연기력이 주는 지적 충격”이라고 평했다.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은 프로코피예프의 음악과 아드리안 포트로프스키의 대본으로 1935년 초연됐다. 이후 케네스 맥밀란, 루돌프 누레예프, 유리 그리가로비치 등의 안무가들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소재로 안무를 선보였다. 마이요는 몬테카를로발레단에 상임안무가로 재임 중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안무로 재탄생시켰다.

제2회 대한민국발레축제의 김경애 운영위원장은 마이요에 대해 “몬테카를로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현대 발레를 통해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 안무가다”고 말했다. ‘파우스트’, ‘신데렐라’ 등이 대표작이다. 마이요는 ‘신데렐라’,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전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틀에 얽매이지 않은 현대적인 안무를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국 공연은 2000년에 국립발레단이 처음 선보였다. 국립발레단은 동시대 유럽 안무가의 작품을 공연해 국내 관객들에게 다양한 발레 장르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작품은 당시 호평을 이끌어 내며 2002년과 2011년에 재공연 됐다.

수많은 ‘로미오와 줄리엣’ 중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특별한 이유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기존의 발레와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마이요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등장인물을 새롭게 구성했다. 이 작품에는 ‘로미오’와 ‘줄리엣’ 뿐 아니라 ‘로렌스 사제’와 ‘캐플릿 부인’도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마이요가 공연명을 ‘줄리엣과 로미오’로 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줄리엣의 비중이 크다. ‘줄리엣’은 이번 공연에서 주도적인 여성으로 표현된다. 로렌스 사제는 작품의 내용과 감정을 이끌어 가는 역할이다. 캐플릿 부인은 부성과 모성을 동시에 지닌 매력적인 여성으로 등장한다.

이번 작품은 기존 발레에서 벗어난 다양한 기법을 선보인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를 만든 ‘에른스트 피뇽-에른스트’는 고전 발레의 사실적인 무대 세트에서 벗어나 심플하고 상징적인 무대를 보여준다. 여기에 ‘도미니크 드리요’의 신비로운 조명과 ‘제롬 카플랑’의 의상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특히, 로미오가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를 죽이게 되는 장면은 빠른 음악에 슬로우 모션 기법이 더해져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이요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포스트 클래식 발레’라고 표현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클래식 발레 동작을 현대화했다. 연속되는 춤사위 속에서 드러나는 무용수들의 연기를 강조한다.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에 맞춘 안무는 에로틱하면서도 역동적이다.

김경애 운영위원장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로테스크하다. 우리나라 관객들은 고전 발레를 좋아한다. 이 작품은 ‘새로움’으로 환영받고 있다. 일탈적인 안무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은 제2회 대한민국발레축제의 일환으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줄리엣 역에 김지영, 로미오 역에 이동훈, 로렌스 신부 역에는 이영철이 출연한다. 모나코 몬테카를로발레단으로 이적이 확정된 윤혜진은 캐플릿 부인으로 열연을 펼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