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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찍고, 클럽 가고…뮤지컬 생존전략 불붙었네

작성일2016.02.19 조회수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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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진 뮤지컬시장 홍보방식 진화
'바람사' 일일드라마에 40초가 노출
'위키드' 서울보다 대구서 먼저 공연
'로기수' 뮤비 등 사전마케팅도 후끈
공연작품 크게 늘어 경쟁 치열해져
차별화된 사전 마케팅전 열 올리기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내 친구 봤다던데 엄청 재미있다더라. 보고 싶었던 건데 표 주면 안 돼?” 광고문구가 아니다. 한창 인기리에 방영 중인 공중파 TV 일일드라마 속 대사다. 주인공 ‘서경’(이소연)의 남동생 ‘태우’(공명)가 아침식탁 앞에서 밥을 먹다가 “뮤지컬 티켓 두 장이 생겼다”며 건넨 말이다. 서경은 이날 저녁 동생들과 직접 공연장을 찾아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하 ‘바람사’)를 관람하게 되고, ‘스칼렛’ 역 바다가 고난도의 넘버를 부르는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바로 드라마 속 간접광고(PPL)다.

18일 공연계에 따르면 최근 뮤지컬시장의 홍보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매년 무대에 오르는 작품 수가 크게 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천후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쇼케이스를 포털로 생중계하거나 캐스트별 뮤직비디오와 음원을 미리 공개하는가 하면 지방으로 눈을 돌려 충성관객 확보에 나선다. 급기야 일반적인 공연소개 대신 안방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등장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엿보인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2014년 세월호,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공연시장이 위축된 데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대형공연에 관객이 집중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한계에 부딪쳤다. 척박한 여건 속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일종의 생존전략인 셈”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홍보방식도 진화중이다. 최근 쇼케이스를 관객 반응을 살핀 뮤지컬 ‘로기수’(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와 드라마 PPL에 나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클럽으로 간 ‘마타하리’의 쇼케이스 현장(사진=스토리피·쇼미디어그룹·EMK).
◇드라마 속 PPL…새로운 홍보채널

뮤지컬의 한 장면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PPL은 ‘바람사’가 거의 유일무이하다. 제작자인 박영석 쇼미디어그룹 대표는 작품을 본 작가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고 했다. 박 대표는 “드라마 PPL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작품에 필요한 장면이 있다며 작가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25회차에 방영됐다. 아침식사 장면, 관람·로비 장면과 공연 장면까지 모두 총 40초 정도 노출됐다. 따로 광고비를 지불한 것도 아니었는데 좋은 기회였다”고 귀띔했다.

‘바람사’의 공연장면이 등장한 일일 드라마는 오후 8시 55분 방송, 현재 시청률 12~13%대(닐슨코리아)를 유지하고 있는 ‘아름다운 당신’이다. 이 시간대는 대부분 퇴근 후 즐겨 보는 드라마 있가 포진돼 있는 만큼 공연 홍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쇼미디어그룹 관계자는 “방영 당시 객석점유율이 80%를 웃돌고 있었다. 좋은 객석은 이미 다 팔린 상태여서 사실상 티켓판매로 이어졌는지 확인은 어렵지만 방송 직후 ‘방송 잘봤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스토리 흐름을 깨지 않고 자연스럽게 노출됐다는 점에서도 홍보효과가 컸다”며 “새로운 수요층 확보는 물론 또 다른 홍보채널의 활용 가능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관경쟁 치열…지방 먼저 찍고 서울

‘선 서울, 후 지방’의 공식도 깨지고 있다. 대형뮤지컬의 경우 서울 초연 후 대구·부산·대전·광주 등 지방 공연장을 순회하는 게 일반적인 루트였다면 최근엔 지방관객에 먼저 선보인 뒤 서울로 역진출하는 작품이 많아졌다.

뮤지컬 ‘위키드’의 마녀 엘파바 역을 맡은 차지연(사진=설앤컴퍼니).
전문가들은 테스트마켓으로서 지방 역할의 성장과 지역 공연시장의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올여름 최대작인 ‘위키드’는 대구에서 투어를 시작한다. 5월 대구의 계명아트센터에서 초연한 뒤 7월 서울 예술의전당에 입성한다. ‘아마데우스’는 용인과 대구 공연을 거쳐 3월 서울공연에 나선다. ‘레미제라블’도 용인과 대구에서 먼저 첫선을 보인 뒤 지난해 11월부터 서울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위키드 측 관계자는 “지방을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테스트마켓으로 활용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위키드’는 첫 공연 시작을 대구로 잡았다”며 “뮤지컬의 도시이자 새로운 마켓이고 포화한 서울 대신 스케줄 활용이 높아 대구를 첫 출발지로 삼았다”고 말했다.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서울과 지역의 유기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봤다. 원 교수는 “웨스트엔드나 브로드웨이에서는 지역 투어를 통해 완성도를 높인 뒤 뉴욕이나 런던에 입성하는 건 흔한 사례”라며 “지방에서 개발하거나 첫선을 보인 작품이 다시 지역과 외국으로 가는 유기적 관계를 모색할 시점이다.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청담동 한 클럽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출연진 및 뮤지컬넘버를 인터넷 생중계 공개한 ‘마타하리’의 쇼케이스 현장모습. 넘버 ‘예전의 그 소녀’를 부르는 옥주현(사진=EMK).
◇뮤비·쇼케·생중계 등 사전 마케팅전

작품 뒷이야기부터 배우별 캐릭터와 주요넘버를 소개하는 쇼케이스까지. 개막 전 사전마케팅 경쟁 또한 거세다. 과거 사전 노출을 꺼려 언론과 소수 관객에게 공연 일부 시연을 공개했다면 지금은 콘서트 성격의 쇼케이스로 변형해 ‘개막 전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특히 그 현장을 인터넷에 생중계하는 식으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3월 개막을 앞둔 뮤지컬 ‘마타하리’는 더 나아가 클럽에서 최근 쇼케이스를 열었다. 역시 네이버 생중계로 대중에 공개했다. 당일 ‘마타하리’는 주요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어 4위에 랭킹하는 등 생중계 관람자 수만 1만 7000여명에 달했다. ‘로기수’는 지난해 초연 뒤 많은 보완작업을 거친 만큼 16일 개막 전 쇼케이스를 열고 관객 반응을 살폈다고 귀띔했다.

‘위키드’의 제작사 설앤컴퍼니는 서울 7월 공연을 앞두고 올해 1월 1일부터 단계별 마케팅에 들어갔다고 했다. 일명 ‘위키드 코리아’라는 신문을 제작해 티켓오픈일, 캐스트 소개일 등 주요 홍보날짜에 맞춰 발행, 관객이 많은 공연장을 찾아 배포하고 있다. 신문에는 작품·배우 소개,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담는다.

한 중소 제작사 측은 “관객 반응을 미리 파악하는 선순환 효과도 있지만 리스크가 분명히 있다”면서 “개막 전 연습에 매진해야 할 배우가 쇼케이스 준비로 정신없다. 또 인력비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진행할 경우 티켓값을 지불한 관객은 최적의 조건을 구비하지 않은 미완성의 공연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뮤지컬 ‘위키드’는 작품 개막이 알려진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단계별 홍보를 진행중이다. 사진은 2013년 한국어 초연 장면(사진=설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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