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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걸려 타지마할 완공한 날, 인부 2만명의 운명은…

작성일2017.08.22 조회수1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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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원작자 라지프 조셉
어릴 적 고모로부터 들은 타지마할 전설 모티브
권력과 폭력 앞에서 망가져가는 우정 그려
"피보다 더 많은 걸 이야기하는 동화 같은 연극"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의 한 장면(사진=달컴퍼니).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타지마할은 17세기 중반에 세워진 인도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무굴 제국의 황제였던 샤 자한이 부인 뭄타즈 마할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완공까지 걸린 기간만 무려 22년. 동원된 인부도 무려 2만명에 달한다.

그런데 타지마할에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건물 완공 이후 샤 자한이 인부 2만명의 손목을 자르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타지마할보다 더 아름다운 궁전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타지마할에 얽힌 참혹한 전설…연극으로 풀어내

지난 1일 개막한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10월 15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은 바로 이 비화를 다루고 있다. 타지마할의 근위병인 둘도 없는 두 친구가 인부들의 손목을 자르는 일을 맡으면서 겪는 이야기다. 미국 작가 라지프 조셉(43)이 쓴 극본으로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최근 서울 중구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조셉 작가를 만나 이 비화를 연극으로 옮긴 이유를 물었다.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원작자 라지프 조셉(사진=달컴퍼니).
인도계인 조셉 작가는 10세 때 처음 타지마할을 방문했다. 그때 고모로부터 들은 타지마할에 얽힌 많은 전설과 신화가 이번 연극의 바탕이 됐다. 고모가 들려준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인부들의 손목을 잘랐다는 비화였다. 조셉 작가는 “어릴 때 들은 끔찍한 이야기라 더욱 인상이 깊었다”면서 “세계적으로 위대한 건축물마다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 걸 보면 현실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타지마할을 소재로 처음 쓴 연극은 4막에 걸쳐 10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방대한 작품이었다. 조셉 작가는 “길고 지루해서 이야기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대신 그중에서 가장 작은 역할이지만 흥미로웠던 두 명의 근위병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그렇게 완성한 작품이 ‘타지마할의 근위병’이다.

주인공은 둘도 없는 친구지만 성격은 서로 다른 바불(김종구·이상이 분)과 휴마윤(조성윤·최재림 분)이다. 바불이 상상력과 호기심이 많은 감성적인 인물이라면 휴마윤은 현실을 중시하는 이성적인 인물이다. 이들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주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으로 티격태격 다투기도 한다. 조셉 작가는 “우정을 다루기 위해 두 사람의 성격을 서로 다르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막을 올린다. 그러나 2장부터 관객을 충격에 빠트리기 시작한다. 바불과 휴마윤이 피가 흥건한 무대 위에 쓰러진 모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2만명의 손목이 잘린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도 이때부터다.

조셉 작가는 “미국에서 공연할 때도 2장부터 충격을 받은 관객이 많았다”고 밝혔다. 관객이 극장 밖으로 나가는 경우도 매회 있었다. 그러나 조셉 작가는 “이 장면은 공포를 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표현하려고 한 것으로 일종의 블랙 코미디라고 생각한다”면서 “창작자 입장에서는 관객들이 예상대로의 반응을 보여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조셉 작가는 ‘타지마할의 근위병’을 우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비극적인 사건을 함께 겪은 바불과 휴마윤의 우정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영원할 것 같았던 우정도 권력과 폭력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조셉 작가는 “두 사람의 우정이 특정한 상황과 사건 속에서 어떻게 시험당하고 망가져 가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의 한 장면(사진=달컴퍼니).


△2013년엔 퓰리처상 후보 오른 최고의 극작가

여운을 남기는 모호한 결말도 인상적이다. 조셉 작가는 “이 작품처럼 판타지를 다루는 연극이라면 결말은 모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관객이 극장을 떠나면서 결말을 생각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대학 시절 소설가를 꿈꿨던 조셉 작가는 단편소설을 쓰다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거쳐 극작가가 된 케이스다.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드래프트 데이’의 각본을 쓰기도 했다. 2013년에는 연극 ‘바그다드 동물원의 뱅갈 호랑이’로 퓰리처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미국에서는 영화 대본 작가보다 극작가가 보다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 한국을 찾은 조셉 작가는 한국 공연시장에 대해 “한국 관객의 열정이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많은 극장이 모여 있는 대학로의 풍경도 인상적이었고 브로드웨이와 달리 젊은 여성 관객이 많은 점도 놀라웠다”면서 ““같은 공연을 여러 차례 보는 한국 관객의 열정을 미국 관객도 배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불과 휴마윤 중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로는 바불을 꼽았다. “작가이기 때문에 상상을 많이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조셉 작가는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중간에 피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피보다 더 많은 걸 이야기하는 연극”이라면서 “동화 같은 연극이라는 생각으로 마음 편히 극장을 찾아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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