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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발톱] 느와르 뮤지컬 포문 연다

작성일2007.02.26 조회수1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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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도시를 배경으로 한 느와르풍 창작뮤지컬 [천사의 발톱]이 호평 속에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천사의 발톱]은 배우 유준상이 3년만에 컴백하는 뮤지컬 무대라는 것 이외에도,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인간의 악한 본성과 조폭이라는 가볍지 않은 소재에 도전해 개막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천사의 발톱]은 밀수조직원인 동생 이두가 바보같이 착하기만 한 형 일두를 우발적으로 죽인 후 그 죄책감에 형 일두로 살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두로 변신한 이두는 버려진 아기 태풍을 키우는 동시에 자신의 거친 본성을 숨기고 선량하게 20년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 앞에 가출소녀 희진이 나타나고 그녀에게 빠져들면서 이두는 숨겨두었던 야수 같은 본성을 터트리고 만다. 그 와중에 조폭인 짝귀와 그의 여인 마담이 개입되면서 이야기는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는다.



야수 같은 본능을 다시 찾는 남자, 냉혈한 조폭 짝귀, 마담,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천사의 발톱]은 어느 영화에서, 혹은 TV에서 한번쯤 본 듯한 스토리를 지닌다. 하지만 뮤지컬, 그것도 창작 뮤지컬에서는 흔한 소재가 아니기에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맨틱하고 아기자기 하거나, 단선적인 스토리에서 벗어나 복잡한 인물 설정과 인간의 본성이라는 배우의 기량을 드러내기에 최적의 소재로 관객들은 이 작품에 주목하고 있다. 배우들의 고른 기량도 박수를 쳐 줄만 하다. 오랜만에 무대에 복귀한 유준상뿐만 아니라, 더블 캐스팅된 신예 김도현의 활약이 눈에 띄는데, 인간의 본성으로 괴로워 하는 모습이 [지킬 앤 하이드]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마담역의 맡은 구원영의 연기가 돋보인다. 그는 일두를 짝사랑하는 아줌마 역할로도 깜짝 등장해 능청스러운 연기를 해내 감탄을 자아낸다. 앙상블간의 호흡이 척척 잘 맞는 점도 만족도를 높인다.

또한 조명과 무대세트에 세밀함을 넣은 점도 눈에 띤다. 일두의 이층 작업장은 투박하지만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고 적절한 세트 변화로 시각적인 변화를 충족시킨다.



아쉬운 점도 있다. 2시간여 동안 무대 위에서 풀기에는 복잡한 인물간의 관계가 어수선하게 느껴진다. 마담과 이두, 이두와 희진, 희진과 태풍, 태풍과 짝귀, 짝귀와 마담 등이 서로 얽혀 초점이 흐려지는 감이 있다. 또한 마지막에 주요 인물들이 서로 죽이고 죽어 나가 항구도시, 조폭이라는 소재는 결국 대부분 죽음 이외에는 해결방안이 없는지에 대해서는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천사의 발톱]은 소극장을 벗어나 중대형 무대에서 초연되는 창작뮤지컬이라는 점과 새로운 소재, 배우들의 노련함으로 새로운 창작뮤지컬을 갈망해온 관객들에게 단비 같은 작품이 된 것은 확실하니 향후 이 작품의 행보는 주목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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