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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모정 판타지, 어떻게 울지 않을 수 있을까..

작성일2007.04.18 조회수1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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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식 사랑은 변치 않는 판타지인가.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엄마 앞에 ‘친정’이란 단어가 들어가면 ‘희생’과 맞물리며 더 애절하고 각별해진다. 연극 [친정엄마]는 이런 판타지적 모성과 희생, 애절한 내리사랑에 대해 내내 되뇌인다. 그것도 상당히 고전적이라, 어쩌면 이렇게 직선적일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어느새 눈물이 떨어지고 만다. 그만큼 이 작품은 자식으로서, 부모로서 가진 저 밑바닥의 감정을 건드린다. 게다가 배우 고두심의 노련한 연기 앞에서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극 속에 빠져들고 만다.

엄마는 이렇다. 딸이 사준 핸드폰을 보물단지처럼 수건으로 싸서 보관하고, 핸드폰이 울리면 “어이구, 우리 아가네”하며 반갑게 맞는다. 한편으론 시집가서 시집살이 하는 딸이 원통하고 애잔하다. 어떻게 키운 아이인데…내가 못나서 남들처럼 유학을 보내진 못했지만 누구보다 능력있고 똑똑한 딸이다. 그런 딸의 부름을 받으면 몸이 아파도 서울로 올라가 뒤치닥꺼리를 해준다.

엄마는 항상 딸을 감싸고 받아준다. ‘네가 나 아니면 누구한테 신경질을 부리고 그 까맣게 탄 속을 드러낼까’ 싶어 오히려 안타까워한다. 필요할 때만 전화하는 딸을 무한한 애정으로 감싼다.

이 작품은 모정의 정석대로 흘러간다. 딸이 결혼하는 남자 부모와의 상견례에서 무시 받는딸의 모습에 가슴이 무너지고, 아이를 낳고 고생스러운 딸을 위해 헌신적으로 뒷바라지 하는 엄마의 모습들. 누구나 엄마가 있기에 이런 모습들에 동화되고 가슴 아프다. 나의 모나고 못난 모습을 그래도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은 ‘엄마’라는 존재 이외에는 없다는 것을 새삼 떠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딸은 엄마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야 그 사랑과 헌신을 깨닫는다. 엄마만큼 자신을 위해주고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준 사람이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런 엄마의 빈자리는 크고, 생전에 잘해드리지 못한 한에 통곡한다. 그리고 말한다. “엄마는 나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했는데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가 아니라 미안해…”

[친정엄마]는 엄마의 일방적인 사랑과 그런 엄마를 약간은 귀찮아 하는 딸의 모습이, 일상에서 소소한 사건에서 조목조목 드러난다. 고두심은 때론 억척스럽게, 때론 딸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으로 순수하게, 때론 한스럽고 원통하게 엄마를 형상화해 눈물샘을 자극한다. 올해 [강철]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했던 서은경이 고두심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더블캐스팅으로 [늙은 부부 이야기] 등의 베테랑 배우 성병숙과 [버자이너 모놀로그] 장영남이 열연한다.

이 작품은 모녀가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연극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6월 3일까지 한 달 더 연장공연 한다. 가정의 달에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자리잡겠다는 연출과 기획사의 포부에 한발 더 가깝게 다가간 것이다. 따뜻한 봄, 손잡고 연극 나들이를 하는 모녀들이 대학로에서 심심치 않게 보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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