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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드라마] 진짜 사랑이 너무 늦게 찾아온다면…

작성일2007.09.17 조회수1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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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영화 속 유명한 대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정한다. 사랑은 변한다는 걸. 사랑은 변하고 움직이고, 때론 진화하거나 퇴화한다. 설령 ‘사랑의 완성’이라는 결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또 다른 불꽃 같은 사랑은 기습한다.

연극 [멜로드라마]는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게다가 결혼 후 찾아온 각자의 사랑이라는, 드라마와 영화, 문학 등에서 수없이 재생되어왔던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같은 재료로 요리를 해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맛과 향은 천차만별일 것. 연극 [멜로드라마]는 실력 있는 요리사를 만났다고 할만하다. 이 연극은 첫 맛은 달콤하고 끝 맛은 쌉쌀한, 요리로 치면 맛있는 요리다.

[멜로드라마]에 등장하는 5명의 인물들을 보자. 완벽주의자이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과 남편에게 엄격한 워커홀릭 강유경. 능력 없지만 사람 좋고 성격 좋은 유경의 남편 찬일.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심장을 이식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재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정신지체를 안고 있는 재현의 누나 미현. 그리고 자신의 오빠 심장을 이식받은 재현을 사랑하는 소이. 이들은 모두 ‘채워지지 않음’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멜로드라마]에서는 이들이 만들어 가는 엇갈리는 스캔들로 관객의 마음을 아릿하게 만든다.

가슴 아픈 그들의 '스캔들'
드라마 초반은 로맨틱 코미디 같이 유쾌하고 폭신한 내용이 전개된다. 남자들에게 이용당해 두번의 낙태를 해야 했던 미현이 이야기도 심각하지 않고, 건조하지만 나름대로 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유경/찬일 부부도 소소한 재미를 만들며 산다. 심지어 완벽주의자 유경의 결벽주의적인 성격도 유머러스 하게 풀어내며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이들이 운명과 같이 서로를 알아 가기 시작하고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극은 다른 색을 띤다. 어쩔 수 없이 끌리고 두근거리다 외면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그리고 혼란은 그들을 성장시킨다.

이 작품은 말초적이지 않다. 불륜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어느새 객석 군데 군데에서는 관객들이 눈물을 닦아내는 부스럭거림이 들린다. 단순하고 말초적인 불륜이야기를 벗어나 감각적인 작품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등에서 대학로 히트메이커로 자리메김한 장유경 작, 연출의 대사와 연출이 빛을 발했기 때문. 여기에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은 작품의 큰 힘이다.

장영남은 [멜로드라마]의 극의 중심을 잡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지난해 [버자이너모놀로그]로 연기력의 절정에 올라선 그는 이 작품에서 완벽주의자이지만 속은 여리고 여린 유경을 소화한다. 남편의 외도와 자신에게도 찾아온 사랑으로 혼란스러운 그녀가 어떤 길을 선택하지는 직접 확인하자.
유경의 남편역 조한철과 그와 사랑에 빠지는 미현역의 김지성은 환상의 궁합을 보여준다. 둘 다 단순하지만 순수한 성격에 서로를 진정으로 아껴주는 모습에 불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동정표를 얻었다.

[그리스] [폴인러브] [천사의 발톱] 등으로 지난해 뮤지컬계의 샛별로 등장한 이신성은 죽기 전 딱 한번만 사랑을 하고 싶은 젊은 남자 ‘재현’을 맡았다. 아직 정통 연극에선 정돈되진 않은 모습이지만 유경을 향한 애절함을 절절하게 표현해 박수를 받았다.

[멜로드라마]의 결말은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한때 타오르다 사그라들 열정인가. 아님 그 이상의 무엇인가. 그 결론은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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