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카리스마 폭발, 장영남 X 서이숙의 연극 ´엘렉트라´

작성일2018.04.20 조회수5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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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이 나를 죽이려 합니다. 저년의 얼굴을 흉하게 일그러트려 주소서” 딸에게 분노가 가득 찬 저주의 말을 쏟아내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에게 “입을 다물라”라고 소리치는 딸. 그녀는 “내 손으로 어머니를 죽일 거예요”라며 포효를 내뿜는다..
 
첫 장면부터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 어머니와 딸은 배우 서이숙과, 장영남에 의해 강렬한 캐릭터로 새롭게 변신했다. 오는 26일 개막하는 연극 '엘렉트라'에서다. 지난 18일, 언론에 일부 공개된 '엘렉트라' 연습실에서는 서이숙과 장영남의 팽팽한 카리스마 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의 작가 소포클레스의 동명 고전이 원작으로, 현대의 벙커를 배경으로 각색됐다. 엘렉트라는 아버지 아가멤논이 어머니의 의해 죽은 다음에 복수를 위해 게릴라 군을 조직한다. 성전을 파괴해서 그 지하를 게릴라 군의 본거지로 삼아,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를 납치한다.
 





그간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를 선보인 한태숙이 연출을 맡아, 이 작품으로 소포클레스 3부작’의 완결을 짓게 됐다. 이와 함께 한 연출과 '단테의 신곡', '1984'를 작업한 고연옥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난해한 고전을 현대 무대 언어로 살려낸다. 여기에 장영남과 서이숙을 비롯해 박완규, 예수정, 백성철 등이 출연한다.
 
18일 공개된 연습실에서는 딸 엘렉트라와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의 논쟁이 펼쳐졌다. 엘렉트라는 자신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를 죽이려 하고, 클리탐네스트라는 자신만의 논리로 딸의 주장에 맞선다. 백성철이 분한 엘렉트라의 동생 오레스테스는 누나 엘렉트라의 반정부 군에 가담하라는 권유에 망설이고, 박수진이 연기하는 엘렉트라의 여동생 크리소테미스는 어머니의 시중을 들며, 엘렉트라의 복수를 말린다. 또한 게릴라 군의 일원으로 나오는 폭탄 제조자 디아나 역의 예수정 등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본 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온 장영남은 “연습하면서 내내 행복했다. 그동안 이 시간을 많이 기다려온 것 같다”라고 서두를 뗐다. 그녀는 “엘렉트라는 어렸을 때 많은 학대를 당했고 애정 결핍 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비뚤어진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사적인 복수가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라고 말했다.
 
서이숙은 “여자 배우가 주인공인 작품이지만 오히려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은 없다. 한태숙 연출님과는 두 번째 함께하고 있는데, 솔직히 이야기하면 고전극은 정말 하기 싫다. 그런데 연출님은 항상 “너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하신다. 거부하고 싶은데, 이 역할을 맡은 것이 운명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의 각색을 맡은 고연옥 작가는 “이 작품은 복수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의의 가치가 가장 중요했다”면서 “개인의 정의가 모두의 정의가 될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질문하고 싶었다”라고 언급했다.

덧붙여 고 작가는 “엘렉트라 안에 있는 여성성을 탐구하고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것 역시 또 다른 목표가 됐다. 기존의 고전에서는 엘렉트라가 클리탐네스트라 집의 하녀처럼 사는 약한 존재였다면, 이번 극에서는 원작을 전복해서 맨 처음부터 엘렉트라가 클리탐네스트라를 가둔 강한 존재로 각색했다. 단지 그 강한 존재가 남성적인 것인지, 정의에 힘입어 강해지는 것인지는 모호하게 했다. 이를 통해 여성성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왼쪽부터 고연옥 작가, 한태숙 연출,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
 



정의와 복수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 작품에 대해 한태숙 연출은 “나는 고전에 빠져들까 봐 경계하는 쪽이다. 원작이 갖고 있는 단단함에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엘렉트라는 아버지의 복수, 클리탐네스트라는 딸에 대한 저주, 오레스테스는 운명을 거부하고 싶은 생각, 아이기스토스는 열등감과 뻔뻔함이 자기 동력이 되는 인물”이라면서 “각자 인물들이 가진 추동력을 현대적 인물로 구현한 점이 이 작품의 미덕”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는 무대에 대해 "빌딩이 무너져서 시멘트 잔해가 널려 있는 모습으로 무대를 디자인을 했다. 9.11 테러 당시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붕괴된 것에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연극 '엘렉트라'는 오는 26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여 5월 5일까지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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