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여백의 미가 매력” 가을 맞춰 돌아오는 멜로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작성일2019.10.08 조회수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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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멜로 감성을 담은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가 9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만희 작가의 대표작이자 박신양·전도연이 출연한 영화 ‘약속’으로도 잘 알려진 이 희곡은 지난해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1년 만의 재공연을 앞두고 한창 마무리 작업 중인 이 작품의 연습실을 지난 2일 플레이디비가 방문했다.

‘돌아서서 떠나라’는 이별을 앞둔 두 남녀 주인공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2인극이다. 살인을 저지른 후 자수를 결심한 남자 공상두가 연인 채희주를 만나러 가서 벌어지는 하룻밤 이야기를 통해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아픔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전한다.
 



▲ 채희주 역 임강희

지난 2일 연습실에 모인 배우들은 극의 2장 전체 장면을 시연했다. 연락을 끊고 사라졌던 공상두가 돌연 채희주 앞에 나타나 그간의 일을 털어놓는 장면이다. 오랜만의 재회가 반갑고 애틋하면서도 그만큼 서운하고 쑥스런 마음에 툭툭 던지듯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두 사람의 풋풋했던 첫 만남이, 긴 시간 속에서 다져진 깊은 정이 배어난다. 채희주 역 임강희와 이진희, 공상두 역 정성일과 김주헌이 저마다 다른 결로 그려내는 인물들의 모습도 본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 공상두 역 정성일

이 연극은 1996년 초연된 작품이지만, 두 주인공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과 이들의 관계는 요즘의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 지난해 공연에서 주인공들이 살아낸 세월의 무게와 감정을 세심히 살려낸 무대로 호평을 이끌어냈던 김지호 연출은 1년 만에 다시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 대해 “지난 공연의 감성을 잘 재현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전했다. 또 새롭게 캐스팅된 배우들이 그 감성과 잘 조화를 이루는데 신경을 썼다고.
 



▲ 채희주 역 이진희, 공상두 역 김주헌

김주헌과 이진희는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공상두, 채희주로 분하고, 정성일과 임강희는 올해 공연에 새롭게 합류했다. 이날 연습실에서 만난 배우들은 이 작품에 대해 “여백의 미가 많은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간 ‘에브리바디 원츠 힘 데드’, ‘언체인’ 등 범죄 소재의 강렬한 연극에 출연했던 정성일은 이번 작품에 대해 “내가 굳이 표현하지 않고 말없이 속으로 갖고만 있어도 표현되는 것들이 많은 작품이다. 그런 여백의 미가 있어서 너무 좋다”면서도 “그만큼 어려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조직폭력배 공상두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채희주에 대한 죄책감을 많이 느낀다는 그는 “그런 죄책감 안에서도 사랑을 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고 그간의 연습 과정을 전했다.
 



연극 ‘킬 미 나우’, 뮤지컬 ‘광화문연가’, ‘번지점프를 하다’ 등에 출연해온 임강희도 이번 작품에서 다른 멜로물과는 사뭇 다른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른 멜로물은 뭔가 꽉꽉 채워진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침묵이 주는 여백의 미가 굉장히 크고, 그 여백 속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잘 보여지는 작품”이라고.

“멜로극이지만 사랑보다 오히려 인생을 이야기하는 어른스러운 작품이라 지금의 나이에 하게 되어 너무 좋다”는 임강희는 채희주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극이 예전에 쓰인 작품인데도 희주라는 캐릭터는 매우 주체적이다. 공상두를 사랑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진 멋있는 여성”이라며 애정을 표했다.
 



김주헌은 1년 만에 다시 만난 ‘돌아서서 떠나라’에 대해 “재연이라 쉬울 거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결코 재미있기만한 작업은 아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내게 다가오는 것이 설레기도 하지만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전의 연기에 새로운 것을 더해 표현하는 작업이, 그리고 진한 멜로 감성에 다시 빠져드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그러면서도 그는 “새로 합류한 정성일, 임강희 배우가 새로운 공상두와 채희주를 보여주니까 거기 맞춰 나도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있다”며 본공연에서 완성해낼 무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는 오는 9일부터 11월 17일까지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임준형(카탈로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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