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고전의 재탄생, 비극마저 유쾌하게 그려내는 ‘리어외전’ 연습 현장

작성일2020.04.08 조회수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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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사회 전체적으로 어려운 시국이다. 이 와중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리어외전’의 연습실을 찾았다.

‘리어외전’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을 비튼 작품으로 2012년 처음 관객들과 만났고, 올해 두 번째 공연으로 돌아온다. 이 작품의 셰익스피어의 원작과 비교해 결말과 리어와 막내딸의 캐릭터를 다른 방향으로 틀어 비극 속에 통쾌함과 오락적 요소를 담았다. 8년 만에 돌아오는 이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그간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의 작품에서 독특한 스타일로 주목받았다.
 





고선웅 연출은 "고전을 각색할 때 중요한 것은 현재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를 담고 있는가 하는 거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옛날이야기를 또 재현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리어외전’은 리어왕을 오락비극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처음에는 원전 그대로 올려볼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렇게는 못할 것 같았다. 너무 장엄하고 번잡한 넋두리가 많았다. 원전에서 광대가 쏟아내는 냉소와 계몽적인 멘트도 마음에 걸렸다. 그것을 손보지 않으면 현재의 관객분들에게 욕을 잔뜩 먹겠구나 싶었고, 한편으로는 비극으로 풀지 않아도 비극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오락비극'이라는 형식이 툭 튀어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공연에 대해 "주제는 유지하면서 형식과 대사는 좀 발랄하게 풀었다. 초연의 장황했던 서사를 많이 쳐냈다. 지난 번보다는 한결 더 속도감을 살렸다. 음악을 손 봤고, 영상을 새로 보강했다”고 말했다.
 





작품에는 리어왕과 그의 세 명의 딸을 포함해 11명의 주요 인물과 9명의 코러스 등 총 22명의 배우가 참여한다. 극의 내용은 이렇다. 브리튼의 왕 리어는 왕의 자리에서 물러 나면서 세 딸의 효심을 평가해 영토를 나누어 주려고 결심한다. 첫째와 둘째 딸은 아첨과 아부로 영토를 물려 받으나, 마음으로만 사랑을 표현한 막내 딸은 한 뿐도 받지 못하고 아버지 곁을 떠난다. 이후 리어는 첫째와 둘째 딸의 집에 머무르려고 하지만 두 딸은 아버지를 거부한다.

싸움터로 나가듯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배우들은 모든 장면마다 으싸으싸 서로를 응원하며 극에 몰입했다. 왁자지껄하고 시끌벅적한 ‘리어외전’의 무대를 보니 작품의 비극이 더 비극적으로 다가오는 듯했다.







딸들에게 배신당해 갖은 고난을 겪는 리어 역의 하성광은 “섭외 전화를 받고 내 연륜과 나이에 비해 리어왕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본을 읽고서 리어 캐릭터는 이미 잘 알려진 캐릭터고 공연도 이미 많이 했으니까 이전과는 다른 인물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관객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리어보다 무겁지 않은 새로운 리어의 모습을 보시게 될 것 같다. 새로운 건 낯설기 마련이지만 치러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상대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서 그 인물의 참모습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리어를 찾고 만들어 가고 있다. 새로운 리어의 모습이 기대가 되고 떨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첫째 딸 거너릴 역의 강지원은 “온 국민이 힘든 시기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일매일 연습실의 시간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싶을 만큼 좋다. 그건 팀플레이가 잘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연의 완성도로 연결되리라는 확신이 든다. 거너릴은 악역이다. 욕심이 있다면 악역이지만 순간순간 웃음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둘째 딸 리이건 역의 양서빈은 “리이건은 그냥 나쁜 애가 아니고 그녀만의 이유 있는 나쁨을 보여주려고 한다. 대본 속에 리이건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 꽤 숨어 있다. 관객들도 공연을 보면서 그런 부분을 찾다 보면 더 재미있게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으며, 막내딸 코딜리어 역의 이지현은 “원작에서 다소 착하고 답답했던 인물을 당차고 유쾌한 존재로 보여드리기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재미있게 시도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어외전’은 4월 11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펼쳐진다. 또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리어외전’의 모든 회차는 ‘거리두기 객석제’로 운영된다.

+ '리어외전' 티켓예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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