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는 세종시즌의 틀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 2017년에는 그 틀에 좋은 내용을 담는데 주력했다. 오는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1년간 총 57개의 공연 및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다.”
 
작년 1월 처음으로 시즌제를 도입했던 세종문화회관이 지난 9일 ‘2017-18 세종시즌’을 발표했다.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작년에는 세종시즌의 틀을 제대로 잡는 것이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충실하게 계획이 지켜진 것 같다”고 평가하며 “이번에는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세종시즌을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바에 따르면,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3월부터 1년간 작년 시즌보다 9편 늘어난 57편의 공연·전시를 총 430회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극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서울시합창단,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단 등 세종문화회관 산하의 총 9개 예술단체가 전통과 파격, 대작과 소품을 아우르는 다양한 공연을 준비했다.
 

▲ 강화된 클래식 라인업…초연 기대작도 다수
세종문화회관이 강조한 이번 시즌의 첫 번째 특징은 강화된 클래식 라인업이다. 시즌 개막작인 오페라 <사랑의 묘약>(3.22~25, 대극장)을 시작으로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하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5.25, 대극장),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 칼레비 키비니에미가 참여하는 <파이프 오르간 시리즈 X>(4.15, 대극장) 등 대형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이와 함께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상주음악가로 참여하는 <2017 세종 체임버 시리즈>(4.22 외, 체임버홀), 임동혁, 신지아 등 스타 연주자의 무대 <클래식 제너레이션(3.17 외, 체임버홀)>등 실내악 공연도 클래식 애호가들의 발길을 끌 예정.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은 서울시극단이 준비하는 연극 <왕위 주장자들>(3.31~4.23, M씨어터)과 <에틱스vs.모럴스(가제)>(10.13~29, M씨어터)를 포함해 초연작들도 눈에 띈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연극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김광보 서울시극단장은 오는 4월 먼저 선보일 <왕위 주장자들>에 대해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상황과 어울리는 시의적절한 작품이다. 군주·귀족·교회를 대표하는 세 인물이 주인공인데, 권력을 향한 우리 시대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밖에도 서울시무용단의 창작 무용극 <로미오와 줄리엣(가제)>(11.9~10, 대극장)과 동명영화의 내용을 국악으로 풀어낼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의 <귀향>(12.5, M씨어터) 등의 초연작이 눈길을 끈다.
 

▲ 창작뮤지컬 3편과 M씨어터 개관 10주년 기념작도 눈길
세 편의 창작뮤지컬도 예정돼 있다. 작년 초연에서 흥행했던 <마타하리>(6.15~8.6, 대극장)가 다시 한 번 펼쳐지고, 서울시뮤지컬단과 CJ E&M이 공동 기획하는 <광화문 연가>(12.15~2018.1.14, 대극장)와 서울시뮤지컬단의 <밀사>(5.19~6.11, M씨어터)는 첫 무대를 앞두고 있다.  고선웅이 대본을, 이지나가 연출을 맡은 <광화문 연가>는 이전 공연됐던 동명의 뮤지컬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탈바꿈한다.
 
1907년 헤이그에 파견된 밀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밀사>의 오세혁 작가는 “미래가 보장된 유망한 인재들이 어떤 계기로 독립을 위해 싸우게 됐는지 그리고자 한다”며 “가족 관객들이 많이 와서 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외에도 M씨어터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파두·재즈 등 새로운 장르를 소개할 <콜라보 M>(11.9~11, M씨어터)과 서울시오페라단의 희극 오페라 <코지 판 투테>(11.21~25, M씨어터) 등이 열리고, 서울시 무용단의 <더 토핑>(7.6~7, M씨어터),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세종음악기행>(5.15, 대극장), 서울시합창단의 <합창 페스티벌>(5.27, 대극장) 등 인기 레퍼토리도 이어진다. 전시로는 지난해 열렸던 <화화-미인도>에 이은 두 번째 한국 현대미술 시리즈 <화화-반려·교감>(5.16~7.9, 미술관)과 판화가이자 드로잉 작가였던 에셔의 국내 최초 전시 <에셔 특별전 “시간과 공간의 경계”>(7.17~10.15, 미술관)>이 준비돼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관객이 원하는 공연 10개를 골라 한 번에 구입하는 ‘내 맘대로 BIG’ 패키지를 비롯해 총 13종의 패키지도 준비했다. 이승엽 사장은 “작년에는 약 700세트의 패키지가 팔렸는데, 올해는 2천 세트의 패키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패키지티켓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최근 이어지고 있는 촛불집회와 관련해 이승엽 사장은 “촛불집회로 관객 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이례적으로 많은 시민들이 광화문에 모이는 와중에 보이지 않는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분들 중 대부분은 아직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본 적이 없는 분들일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그분들도 세종문화회관이라는 공공극장의 고객에 포함되는 분들이므로 적극적으로 대응하려 한다”고 말했다.
 
2017-18 세종시즌의 패키지 티켓은 오는 12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되며, 자세한 공연 일정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http://www.sejongpa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세종문화회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