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과연 인간이 어떻게 하면 끝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추정화 연출 신작 ‘블루레인’

작성일2019.08.14 조회수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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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오 역 이창희, 루크 역 임병근 (왼쪽부터)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재해석한 뮤지컬 ‘블루레인’이 지난 9일 개막했다. 이 작품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 13일 공연의 주요 장면과 넘버를 공개하는 프레스콜을 열었다. 2018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이며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한 ‘블루레인’은 1년여 동안 작품의 수정을 거쳐 이번에 본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뮤지컬 ‘스모크’, ‘인터뷰’의 추정화 연출이 '블루레인'의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블루레인’의 원작인 ‘카라마조프카의 형제들’은 친부 살인이라는 소재로 극중 인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대립을 통해 인간의 선과 악을 그리고 있다. ‘블루레인’은 원작을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원작의 소재를 차용해 현대로 가져왔다.

추정화 연출은 “사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 작품으로 뮤지컬을 하고 싶었다. 그러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었는데 ‘죄와 벌’에서 작가가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꼈고 오히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죄와 벌’보다 사건이 좀 더 명료해서 뮤지컬로 만들기에 적합했다. 그래서 작업을 시작했고, 글로 완성이 됐을 때 이미 같은 원작으로 한 다른 작품들이 나왔다. 그 작품들과 일부러 차이를 두려고 한 건 아니었다"라고 작업 배경을 설명했다.

덧붙여 추 연출은"‘블루레인’을 통해 고전을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현대로 가져오고 싶었다. 우리는 여러 사건과 범죄들을 실시간 뉴스로 접하는데, 끝 갈 데 없는 범죄들을 보면서 과연 인간이 어떻게 하면 이렇게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 그것에 관한 물음과 이야기를 작품에 담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성경(신)말고 사람들을 주무를 수 있는 건 돈과 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본주의 한복판에 있는 미국의 한 가정을 작품의 배경으로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이날 총 5곡의 장면과 해당 넘버가 펼쳐졌다. 특히 극중 인물이 모두 등장하는 오프닝 곡 ‘게임’은 살해당한 존 루키페르의 강렬한 독백으로 시작한다. 이 장면은 무대 네 면을 채운 라이트 박스를 활용해 강렬하게 시선을 잡아끌며 의자를 이용한 안무와 조명이 인상적이다. 존 루키페르를 살해한 유력 용의자로 체포된 테오와 그를 변호하려는 루크의 진실 공방이 펼쳐지는 이 장면은 누가 진짜 범인인지, 앞으로 어떻게 사건이 전개될지를 예고했다.

30여 분 동안 펼쳐진 시연 장면에서는 아버지를 살해한 용의자로 붙잡히는 테오 역에 이창희와 이주광이, 그를 변호하는 뉴욕 최고의 변호사 루크 역에는 임병근과 박유덕, 테오와 루크의 친부인 존 루키페르 역에 김주호와 박송권이 번갈아 무대에 올랐다. 이외에도 김려원, 최미소, 한지연, 한유란, 임강성, 조환지가 무대를 채웠다.
 





'블루레인' 공연장에 들어서면 라이트 박스와 의자만 놓여 있는 무대가 보인다. 이 점에 대해 제작사 씨워너원의 최수명 프로듀서는 “창작진에게 요청한 것 딱 하나다. 관객들이 우리 공연을 보러 왔을 때 ‘관객들이 무대에 왜 아무것도 없지’라는 의구심을 갖길 원했다. 그래서 무대도 설치미술처럼 표현이 됐다. 관객들이 실제 공연을 보고 나와서는 ‘이래서 이렇게 무대가 비어 있었고, 사실 이 공연은 에너지로 꽉 차 있구나’라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프리뷰 공연을 올리고 로비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들었을 때 이런 의도가 전해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추정화 연출도 "우리 무대는 어항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이 극중 어항을 내려다보고, 어항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이 무대도 결국에는 어항이다. 인간이 어항을 내려다보듯이 신도 우리를 내려다본다고 생각했다. 우리 모두는 어항 속 파란 물(블루레인)에서 노닐고 있는 두 마리의 물고기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도 그렇게 이 세상에서 노닐고 있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해 이런 무대가 만들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안무와 곡의 특징에 대해서도 각 창작진의 설명이 이어졌다. 김병진 안무가는 “연출님이 6개의 의자로 안무를 표현하면 어떨까 제안을 하셨다. 처음에는 난감했지만 작품을 공부하면서 신이 났다. 의자를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이 많이 됐는데, 의자는 어항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 캐릭터 그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의자는 매 장면마다 다른 위치에 놓이고, 서로 마주 보기도 하고 얽히고 넘어지기도 한다. 각 캐릭터의 감정을 의자를 통해 드러내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허수현 작곡가는 “원작이 워낙에 방대해서 음악은 서사들이 서로 잘 연결될 수 있도록 리플라이즈를 많이 활용했고, 락 발라드, 팝 발라드, 펑키, 클래식 등 다채로운 장르로 곡을 편성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시연을 통해 각자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배우들은 저마다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뮤지컬 '바넘: 위대한 탄생' 이후 1년여 만에 무대에 돌아온 이창희는 “계속 대극장 공연만 했는데, 소극장 무대는 오랜만이다. 그동안 휴식기를 가졌는데 '블루레인' 대본을 읽고 한 번에 승낙을 했다. 대본이 재미있었고, 추정화 연출과 함께 작업해서 영광이다”라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이창희와 함께 살해용의자 테오를 연기하는 이주광은 “이 작품은 감정의 소용돌이가 파도가 치는 것처럼 눈앞에서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테오와 대립하는 변호사 루크 역의 임병근은 “추정화 연출의 작품을 몇 번 했지만 안 힘든 작품이 없다. 어렵지만 그만큼 매력 있다”라고 말했고, 최미소는 “그동안 밝은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 캐릭터 헤이든은 새로운 도전이 된다. 또한 작품 곳곳에 숨어있는 상징성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라고 작품의 매력을 설명했다.

뮤지컬 ‘블루레인'은 9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 뮤지컬 '블루레인' 티켓예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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