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내내 공연과 페스티벌로 늘 볼거리가 풍성한 뉴욕. 특히, 학생들의 여름방학이면서, 브로드웨이 시즌의 비수기이기도 한 6-8월에는 다양한 페스티벌이 신선한 공연에 목말라하는 관객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뉴욕의 페스티벌은 다소 정형화 되어있는 브로드웨이 공연에 지친 관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기도 하지만, 젊은 창작자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평가 받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그 의미가 깊다.

신예 창작자들의 등용문, 써머 플레이 페스티벌

매년 여름 펼쳐지는 써머 플레이 페스티벌(Summer Play Festival, 이하 SPF)은 신예 작가들의 작품을 뉴욕 공연계에 선보인다는 취지 아래 2004년 처음 개최되었다. 현재까지 약 65여명의 신예 작가가 SPF를 통해 자신들의 작품을 알렸으며, 경험이 충분치 않은 연출자와 디자이너, 배우들은 물론 프로듀서와 무대감독에 이르기까지 공연예술을 이끌어갈 새로운 인력들이 페스티벌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SPF는 신예 창작자들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작품을 출품하는 창작자들에게 일체의 참가비를 요구하지 않는 것은 물론, 선정작의 공연됨에 있어 모든 제반 비용을 지원하고, 브로드웨이 공연 전문가들의 지원을 연계하는 등 새로운 공연예술 인재를 발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SPF를 통해 공연된 작품이 차후 보다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으로 발전되는 경우에도 SPF는 일체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야말로 재능 있는 신예 창작자들이 공연관계자와 관객들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한걸음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가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SPF의 모든 공연은 약 1만원($10)로,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공연 관람에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관객층을 개발하는 데에도 크게 한 몫을 하고 있다. 젊은 관객층의 계발이 화두인 최근의 뉴욕 공연계에서, 공연관람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SPF와 같은 페스티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2008년 SPF는 7월 1일부터 27일까지 <퓨쳐 미>(Future Me), <그린 걸>(Green Girl)총 8개의 작품이 뉴욕 비영리 공연장 중 하나인 퍼블릭 씨어터(Public Theater)에서 공연되고 있다.

뉴욕의 에딘버러, 뉴욕 인터네셔널 프린지 페스티벌

뉴욕 인터네셔널 프린지 페스티벌(이하, 뉴욕 프린지 페스티벌)은 1997년을 처음 개최, 올해로 12년간 이어온 북미 최대의 공연 페스티벌로 매년 전세계 약 200여 개의 공연단체가 참여해 뉴욕 시내 20여 개의 공연장에서 16일간에 걸쳐 펼쳐진다. 해마다 신선한 작품들이 대거 참여해 뉴욕 공연 관계자들과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뉴욕 프린지 페스티벌이기에, 이 곳에서 공연된 작품들이 프로듀서나 투자자의 눈에 띄어 오프-브로드웨이나 브로드웨이 무대, 혹은 투어 공연이나 지역 공연장의 공연으로 진출하는데 기틀을 마련하는 좋은 기회가 되어왔다.

2001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된 바 있는 뮤지컬 <유린타운>(Urinetown)도 바로 뉴욕 프린지 페스티벌 를 통해 처음 소개된 작품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던 <월마토피아>(Walmartopia), 2007 페스티벌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여세를 몰아 지난 달 오프-브로드웨이 지퍼 팩토리(Zipper Factory)에서 오픈한 <배쉬드>( BASH'd) 등이 있다.



뉴욕 프린지 페스티벌은 스코트랜드의 에딘버러 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이 건재한데 반해, 미국 공연계의 중심인 뉴욕에 프린지 페스티벌이 없음을 안타까워했던 오프-오프-브로드웨이의 작은 공연단체인 더 프레젠트 컴퍼니(The Present Company)에 의해 시작되었다. 이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프린지 페스티벌은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5-12세 어린이를 둔 가족 관객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FringeJR)은 물론, 10대를 위한 프로그램(FringeHIGH) 등 폭넓은 관객층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2008년 뉴욕 프린지 페스티벌은 오는 8월 8일부터 24일까지 뉴욕 맨하탄 다운타운의 공연장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