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악동들이 브로드웨이에 뭉쳤다. 많은 논란을 일으킨 성인 만화 영화 '사우스 파크'(South Park)를 만든 트레이 파커(Trey Parker)와 맷 스톤(Matt Stone), 그리고 성인 인형극 <애비뉴 큐>(Avenue Q)의 작가 로버트 로페즈(Robert Lopez). 이들의 '사우스 파크'와 <애비뉴 큐>의 감성이 만나 입이 떡 벌어지는 음란한 욕설, 머리카락이 쭈뼛 설 정도의 신성 모독 등으로 막 나가는(?) 뮤지컬로 공연 전부터 소음을 일으킨, <더 북 오브 몰몬>(The Book of Mormon)을 탄생시켰다.


가장 더럽고 모욕적이면서 가장 웃긴 뮤지컬?
프리뷰 기간 중 보그(Vogue)지는 "가장 더럽고, 가장 모욕적이며 가장 웃긴 뮤지컬"이라고 했고, 스테이지 리딩(Staged Reading) 중 손드 하임(Stephen Sondheim)이 몇 차례나 요절복통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투자자들은 리딩이 끝날 무렵 그들의 수표를 손에 미리 준비해두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개막 전부터 종교, 인종과 같은 매우 예민한 소재와 수위를 넘는 언어들로, 오프(off)도 아닌 온(on) 브로드웨이에서 무리다, 아니다, 신선하다 등의 의견으로 흑백이 완전히 갈린 쇼, <더 북 오브 몰몬>이 생동감 넘치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흥겨운 음악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을지, 잠깐의 화제 후 빨리 소멸해 버릴 지 막이 올라봐야 알 수 있을 거란 논란 속에 지난 3월 24일 공식 오프닝을 맞았다.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미 전역의 거의 모든 메이저 비평가들은 <더 프로듀서스> 이후 수 년 만에 만나는, 배꼽 빠질 정도로 재미있고 잘 다듬어진 음악에 매우 똑똑하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뮤지컬이라고 극찬을 했다. 비평가들은 '사우스 파크'의 두 악동들이 이렇게 큰일을 해낼지는 상상도 못했다며 욕쟁이 철부지들이 다 컸다고 흐뭇해하는 풍경이다.

<몰몬>이 뭐야?
<더 북 오브 몰몬>은 선교 활동을 위해 질병과 전쟁으로 산산조각난 우간다로 보내진 상반된 성격의 두 몰몬교 선교사들과 멈추지 않는 재앙으로 신에 대한 배신감을 갖고 있는 우간다인과의 에피소드를 표현하고 있다. 1막의 'Hello'를 비롯, 이어지는 'Spooky Mormon Hell Dream', 'Joseph Smith American Moses' 등의 넘버는 2시간 반 동안의 러닝타임 동안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매번 수위를 넘는 유머가 끝날 때마다 '더 이상은 없겠지' 하는 예상을 깨는 순간이 몇 십 번은 더 이어진다.


로버트 로페즈, 트레이 파커, 맷 스톤(왼쪽부터)
트레이 파커와 맷 스톤은 <몰몬>을 "무신론자들이 종교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묘사한다. 오프 브로드웨이나 아웃 오브 타운(Out -of -town) 트라이아웃(tryout) 무대 없이 용감하게 아주 민감한 소재를 가지고 브로드웨이 시즌에 도전한 이 두 남자는 말한다. "우린 두렵지 않아요. 좀 무모할 뿐이죠."

<더 북 오브 몰몬>을 가지고 라이브 액션으로 제작하느냐 만화 영화로 제작하느냐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고심하던 중, 3년 전 맨하탄의 빈야드 극장(Vineyard Theater)에서의 워크숍을 계기로 작품을 라이브 무대로 만들 것을 결심한다. 캐스팅 과정에서 배우들은 비공개 합의서에 사인을 하고 대본도 개인적으로 보관하지 않도록 요구 받았다고 한다.



선교사 역의 조쉬 가드(Josh Gad)는 처음 데모 노래 레코딩을 듣고 "오 마이 갓! 이건 도저히 못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는데. 가드는 '사우스 파크'의 팬이긴 하지만 애니메이션이 말하는 것과 무대 위 실제 인물이 바로 눈앞에서 내 뱉는 건 천지차이라며 매우 곤란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 뮤지컬에 등장하는 정치적으로 부적절한 언어들 속에서도 인간의 따뜻한 휴머니즘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주인공의 말처럼 뉴욕 포스트지 또한 "작품이 한 종교를 놀리고 있긴 하지만 분명 하트(Heart)가 있다"고 전했다.

몰몬인들 사이에서도 쇼에 대한 반응이 현저히 나누어지고 있다. 몰몬에 대한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공연을 보기 원하는 긍정파들과 그들의 믿음을 박해하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로 간주하는 보수파가 바로 그들이다. 오프닝 전에 만난 유타주에 사는 몰몬인 관객 쟌 데린은 프리뷰 전부터 티켓을 예매했고 다른 열 명의 지인들과 함께 뉴욕으로 날라왔다고 말했다. 매우 즐거움에 흥분해 있었던 그는 "이건 분명 브로드웨이에서 일어나는 '몰몬의 순간' "이라고 말했다. "유태인들은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 가톨릭인들은 <사운드 오브 뮤직>이 있었잖아요. 오늘날에 와서 드디어 우리의 것이 생겼네요."

세 명의 악동들, 어떻게 만들었나?
2003년 <애비뉴 큐>를 보기 위해 극장에 간 스톤(39세)과 파커(41)는 그곳에서 로페즈(35)를 만난다. 바로 마음이 통해 술집으로 향한 이들은, 대화 중에 몰몬과 그 창시자, 죠셉 스미스(Joseph Smith)에 대해 큰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의 가르침에 대한 뮤지컬을 만들고 싶어하는 욕구 또한 같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후 자연스럽게 함께 작업을 시작, 지금까지 총 8년간 이야기와 음악을 갈고 닦아 왔으며, 특히 스톤과 파커는 <몰몬>으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하게 된다.


이 둘은 몰몬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콜로라도주에 자라면서 자주 그들과 접할 수 있었으며, 그들이 좋은 이웃이었고 지역 사회의 좋은 멤버들이었다고 회상한다. 종교가 있냐는 질문에 어떤 종교도 믿진 않지만 자라면서 '스타 워즈'나 '스파이더맨'은 종교와 같은 존재였으며 성경보다 자신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엉뚱한 대답을 한다.

예일대학 재학시절부터 문학으로서의 성경을 좋아했던 로페즈는, 자신의 지도교수가 몰몬 경전이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의 스토리와 매우 유사하단 말에 더욱 관심을 갖고 경전을 읽어보게 되었다고 한다. 경전에 나와있는 얘기들은 다 만들어낸 것들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맹신하고 그로 인해 자신들의 삶이 명백히 바뀌게 된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다고 한다. 그 계기로 성경 파트 III를 만들어 볼까도 생각했었다고 하나, 차후에 몰몬 경전이 바로 성경 파트 III이고 성경 픽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 빨리 보세요~
오프닝전 이 악동들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파커와 스톤은 브로드웨이에 결코 돌아오지 못할 작정으로 스캔들을 일으키려고 이 쇼를 만든 건 아니라고 밝혔다. "우리는 <저지 보이즈>와 <위키드>의 팬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몰몬>을 만들 때 몰몬 종교를 비난하고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에만 포커스를 두지 않고 희망과 행복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왜냐면 그게 바로 뮤지컬이니까요."

공연의 롱런에 대해서 파커는 말한다.
"롱런을 하면 좋겠지만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언제 막 내릴지 모르니 서둘러 와서 보라고 말해두었죠. 우리는 뮤지컬을 사랑해요. 몰몬인들도 사랑해요. 만약 몰몬인들이 와서 끝날 때까지 본다면 이 작품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요. 쇼에서 그들을 엄청 갈구는 건 사실이지만 결국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어하는 그들의 정신이 결국 승리하거든요."

스톤 또한 긍정한다. "물론이죠. 쇼에서 모든 사람들이 "Fuck you God"을 부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우린 신의 비용으로 단지 재미있게 노는 거라고 생각해요. 신이 그 정도는 포용해 주실거라 믿어요."

오프닝을 통해 <몰몬>의 영향력이 검증된 이상 토니 노미네이트는 불가피한데 앞으로 있을 CBS를 통해 방영될 가족들이 함께 보는 토니어워드에서 이 작품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수위를 어느 정도로 조절할지 지금부터 브로드웨이 관계자들은 궁금해한다.

사진: 브로드웨이닷컴(www.broadw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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