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거장 연출가 레프 도진 “<세 자매>는 삶의 가치 찾는 여정”

작성일2013.04.09 조회수7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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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부터 3일간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예정인 연극 <세 자매>의 연출가 레프 도진(69)이 9일 내한했다.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이며 <가우데아무스>(2001), <형제자매들>(2006), <바냐 아저씨>(2010)에 이어 네 번째로 자신의 연출작을 선보이는 그는, 신선하고 깊이 있는 해석으로 올리비에상, 유럽연극상 등 세계 최고 권위의 연극상을 수상하며 러시아 거장 연출가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예술감독으로 있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말리 극장과 2010년 선보인 <세 자매>를 “체홉의 작품 중 가장 복잡한 희곡”이라 말한 레프 도진은, “여러 등장 인물들이 저마다의 운명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이들의 대화를 심도 깊게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체홉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나태하고 무지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단지 자신들이 더욱 가치있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부족한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부진 체격에 유머러스한 모습의 레프 도진이지만 연극 작업을 위해 오랜 시간 방대한 조사와 체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체홉 작품의 연출을 위해 배우들과 배경 지역에 한 달 여간 머물며 자신과 배우들이 그곳의 습성을 연구하고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해 오기도 했다.

하지만 <세 자매>에 대해서는 “특정 장소가 큰 영향을 미치는 작품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인간의 내면과 정신적인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자매>는 비극적이고 인물들은 상처받고 실망한다. 하지만 비극은 깊은 의미에서 낙관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들은 어떤 가치를 찾으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작품 마지막에 “내가 무언가를 알았더라면”이라는 대사가 세 번이나 나온다. 그 무언가를 알기 위해서,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는 “나쁘지 않은 연극이 좋은 연극”이라고 웃으며 말하면서도 “연극의 본질, 핵심은 관객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지적 경험을 해 보도록 기회와 가능성을 주고 때론 강요까지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람들은 점점 자신의 내적 문제를 직시하거나 타인에 귀 기울이는 것이 어려워 진다. 연극이야 말로 사람의 내면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용히 정해진 공간에서 희로애락을 겪는 진정한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연극은 살아 있는 현재의 이야기로, 사람의 목소리만큼 감동적인 건 없을 것이다.”

2010년 <바냐 아저씨>에 찬사를 보냈던 관객들과 입소문으로 4월 10일부터 3일 간 공연하는 <세 자매>의 티켓은 일찌감치 전석 매진된 상태다. 교육자이기도 한 레프 도진의 다수의 제자들로 구성된 말리 극단은 뛰어난 앙상블로도 유명하다. 또한 이번 무대 세트는 단순하면서도 섬세해 때론 잔혹한 느낌이 들 것이라고 한다. 세 자매의 희망의 상징인 집이 무대 뒤에서 객석 방향으로 이동하며 결국 무대와 인물을 삼켜 버릴 예정이다. 나의 희망이 남의 것이 되고야 마는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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