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참 잘 컸다! 첫 연극 도전하는 <엘리펀트 송> 곽동연

작성일2017.09.26 조회수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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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연극 <엘리펀트 송>의 캐스팅을 보면 기존 배우들 사이로 낯선 이가 있다. 드라마에서 활동하던 배우 곽동연이다. 그는 2012년 KBS 주말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장군 역으로 처음 드라마에 출연했다. 순수하면서 엉뚱했던 소년이 5년 사이에 당당히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그 계기에는 지난해 큰 사랑을 받은 KBS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세자 이영(박보검 분)의 죽마고우이자 호위무사 김병연 역으로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안방극장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22일, 곽동연을 만났다. 그는 이제 만 스무 살이다. 나이에 비해 성숙한 외모도 한 몫 하지만 생각하는 바를 말로 전달하는 자세와 내용 또한 진지하고 신중하다. 여름 동안 매진했던 드라마의 모든 촬영이 끝이 났고, 첫 공연을 올리기까지 보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연극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레임과 긴장감이 공존한 그와 나눈 이야기를 여기 전한다.

Q “애어른 같다”라는 소리를 종종 듣지 않나?
어제(21일) 끝난 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에서 (여)진구를 만나고 나니까 이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구가 극 중에서 친형으로 나왔는데, 실제 나이는 나랑 동갑이다. 서로 동갑 친구가 생겨 현장에서 무척 좋아했다. 진구는 어떤 경지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 정도는 되야 애어른이지 않을까? (웃음)
 
Q 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에서 극중 역할이 싱글대디였다.
가장 고민했던 것이 자식에 대한 감정이다. 아직 겪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표현해야 시청자들에게, 특히 부모님들이 보신다면, 진정성 있게 보일 수 있을까’라는 점이 힘들었다. 또 하나는 극 중 제 딸로 나온 친구가 일곱 살이다. 친동생도 없고, 주변에 친하게 지내는 어린 친구들이 없다 보니, 어린이를 대하는 법이 어려웠다. 저도 아직 어리다면 어리고. (웃음)
 
Q 맞다. 동연 씨는 아직 어리다. 아역 출신 배우들은 성인으로 넘어갈 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초등학생이나 그 보다 어릴 때 연기를 시작한 다른 아역 출신 연기자들에 비하면 열다섯 살에 시작했으니, 아주 어린 나이에 시작한 것도 아니다. 대중들에게 큰 인사를 드리게 된 건 KBS 드라마<넝쿨째 굴러온 당신>이었지만 그 외에도 어리게만 보이지 않은 인물을 연기한 적도 많다. 차근차근, 순리대로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연기자가 되지 않을까?
 
 



Q 벌써 몇 년 전이긴 하지만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고등학생임에도 혼자 살며, 교복을 다려 입고 학교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010년에 가수 연습생을 시작하면서 서울에 올라왔다. 내가 생각해도 그 당시의 나는 대단한 것 같다. (웃음)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용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일에 항상 꽂히는 포인트가 있다. 연습생으로 들어가기 전에 합기도 선수 생활을 6년 정도 했다. 시합 때 선수들이 경기장에 올라가면 틀어주는 테마곡이 있다. 그 곡들은 대부분 강렬한 느낌을 가진 밴드 음악들이다. 은연중에 ‘밴드 음악은 멋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동경심이 생겼다. 음악에 꽂혀 열심히 듣고 있던 중에 싸이월드를 통해서 지금의 소속사로부터 쪽지가 왔다. 그렇게 인연이 닿아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단번에 연습생 생활을 하기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건, 합기도 선수 생활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합기도 종목이 야구나 축구 같은 스포츠처럼 대중화가 되어 있지도 않고, 올림픽 종목도 아니다. '길이 한정되어 있다'라는 점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와서 운동을 그만 두면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됐다. 그럴 때 나를 새롭게 자극시킨 것이 밴드를 만들고 싶다는 회사의 제안이었다.
 
Q 연습생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은?
프로로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정말 열심히 연습을 했다. 힘든 점은 없었다. 데뷔하기 전에 빨리 완성 시켜놔야 한다는 생각뿐이라 시간에 대한 초조함은 있었다. 주변에 씨엔블루나 FT아일랜드 형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데뷔하고 나면 연습할 시간이 정말 없다. 지금 열심히 해야한다."는 조언을 많이 해줬다. 하고 싶었던 음악이 밴드 음악이었기 때문에 배워야 할 것들이 정말 많았다. 노래, 연주, 곡도 써야 하고. 학교 수업도 빠질 수 없었다.
 
Q 그렇게 열심히 가수 연습생 시절을 보냈는데, 배우가 됐다.
회사에서 가수 연습생들에게 연기 수업을 시켰다. 당시 연습생 중에서 내가 제일 오래 됐지만, 나이는 제일 어렸다. 데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나오지 않은 때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과 회사가 하고 싶은 것이 다르다'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괴로워하기도 했다,  마침 오디션이라는 좋은 기회를 만났고,  다행히 합격하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처음 드라마를 찍으면서 그동안 연습생 생활로 억눌려 있던 것이 해소가 되고, 자유로워지니까 좋았다. 그리고 점점 연기에 대한 호감도가 쌓여갔다.
 
Q 연기를 해보니 어떤 점이 좋던가.
작품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같이 만들어내는 작업 방식이 좋았다. 대본을 받아서 인물에 대해 생각하고 대사를 분석하는 것이 재미있고 자유롭게 느껴졌다. 정답이 없는 일이기도 하고.
 
Q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구르미 그린 달빛>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갑작스럽게 하차한 배우 대신 들어갔다고.
정말 운이 좋았다. 어느 날 갑자기 전에 작품을 같이 한 감독님으로부터 "호위무사 역할이 있는데 준비 시간을 많이 못 준다. 그래도 할 수 있겠냐"고 연락이 왔다. 꿈꿔오던 배역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했다. 하기로 결정하고 일주일 뒤에 포스터를 찍고 일주일 뒤에 첫 촬영에 들어갔다.

내가 연기한 김병연뿐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있고, 그들의 아픔과 사연을 시청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박보검, 김유정, 진영이 있었기 때문에 정말 든든했다. (웃음) 나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정말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Q 연극 <엘리펀트 송> 캐스팅에 이름을 올렸다.
이것도 정말 우연한 일이다. (웃음) <구르미 그린 달빛>이 끝나고 함께 연기한 채수빈 누나가 했던 연극 <블랙버드>를 보러 갔다가 조재현 선배님이 식사 자리에 부르셨다. "연극을 해볼 생각 있냐"고 물으셔서,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선배님이 내년에 연락할게 그러셨는데, 진짜 1년 뒤에 연락이 왔다. (인터뷰 후 제작사가 뒷 이야기를 전했다. 이런 사정이 있는 줄도 모른 채, 제작사 내부에서도 이번 시즌 뉴 페이스 마이클을 찾기 위해 논의하던 중 거론됐던 배우라고 했다.)
 
Q 첫 연극 도전인데, 대본을 읽고 어땠나.
일단 대본을 읽고 마이클이 하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사랑을 바탕으로 해야하는 부모-자식간의 관계이지만 요즘에는 정상적이지 않는 사례도 많다. 이 연극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연극이란 판에 발을 들였지만 큰 맥락은 연기를 한다는 것은 같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였든, 영화였든 주저없이 선택했을 작품이다.

대본을 볼 때마다 마이클 안에는 슬픔도 슬픔이지만 ‘화가 엄청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연습하면서 어떤 선배랑 맞춰보느냐, 지금 내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마이클의 정서가 달라진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툭 튀어 나온 감정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Q 기존 드라마나 영화 현장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이다.  
연습하기 전 제일 걱정됐던 건 90분 동안 퇴장이 없는데,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어쩌지, 목이 마르면 어쩌지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웃음) 연습하면서 여러가지 경우의 수로 실험을 했는데 다행히도 생각보다 큰 문제는 안되더라.

“내일 런스루를 한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뜻인지 몰라 포털에서 검색해 보기도 했다. (웃음) (전)성우 형이 무대 용어나 동선을 짤 때도 설명해주고, 조명 받는 것도 처음이라 조언을 많이 해줬다.
이 작품을 하기 전에 주변에 공연하는 형들을 보면 밤새워서 연습하고, 술도 마시고 작품에 대해 토론도 하는 그런 모습을 봤었다. 나에게도 연극을 하면 연습 기간과 공연 기간 동안 작품에만 몰두해서 오로지 한 가지에 집중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 연습 현장은 나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있다.

 



Q 연기 외에 관심사는 무엇이 있나.
클럽팀에서 아이스하키 선수로 뛰고 있다. <퍽>이라는 드라마에서 아이스하키 선수 역을 맡게 되서 처음  배우게 됐는데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남들이 잘 안 하는 운동이라 멋이 있다. 플레이 자체도 재미있고, 역동적이면서도 섬세한 매력이 있다. 일단 한번 꽂히면 끝을 봐야하는 성격이라, 지금 지금 아이스하키에 대한 열의가 아주 절정에 이르렀다. (웃음) 실력을 한껏 더 끌어 올리고 싶다. 2020년 안에 대한민국 아마추어 아이스하키킹이 되고 싶다. (웃음)
 
Q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캐릭터와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내 나이에 어울리는 청량한 느낌의 청춘물을 하고 싶다.. 어떻게 보면 뻔할 수 있지만 힘든 상황에도 어둡지 않고 밝게 헤쳐나가는 그런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좌우명이 좋은 사람, 좋은 배우다. 그 말을 했을 때 '네가?'라고 반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랬구나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면 좋겠다. 배우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배우로서 퇴색되거나 다른 거에 물들지 않고 본질적인 거에 계속 집중해서 좋은 연기할 수 있게 열정을 잃지 않고 싶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촬영 장소: 투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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