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아내의 내면 속에 자리한 또 다른 자아와의 이야기를 줄거리로 표현하고 있다.전통적 개념의 부부와 현실 속 부부 사이의 커다란 간극이 어떤 결말에 이를 수도 있는지를 섬세한 심리 묘사와 탄탄한 구성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우리시대에 결혼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출근길에 아내가 현관이 아닌 엘레베이터 앞까지 배웅을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자. 그는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아내가 머리를 단정하게 빗고 나와 엘레베이터 앞에 서서 손을 흔들기를 원한다. 그녀는 그의 요구대로 아침마다 엘레베이터 앞에서 그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웃에 사는 사람들은 그 모습을 한 편의 그림처럼 바라본다. 할 수만 있다면 남편이 탄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기 전에 줄을 끊고 싶어 하는 아내를 보면서 그들은 부러움을 느끼는 것이다.결국... 방치된 감정이 파국으로 치달아 가는데...